지금 ‘반일 국뽕’에 취한 이들은 ‘과거 일본 역사에 대한 책임을 현 세대에게 전가시키는 게 과연 합당한 일인가’에 대해서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기 바란다. 대한민국에 ‘반일(反日) 국뽕‘이라는 마약이 치사량 수준으로 주입되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이순신 장군은 열두 척의 배로 나라를 지켰다”며 준엄한 태도로 국민들에게 ’반일 국뽕‘을 고취시키고 나섰다.

좌익 언론들은 한술 더 떴다. 지난 17일 한겨레 선임기자는 칼럼에서 “강자에게 힘이 있다면 약자에게는 깡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깡도 보통은 넘는다. 당분간 문재인 대통령에게 힘을 몰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시민들도 ‘반일 국뽕’에 고취된 모습이다. 특정 단체들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나섰고, 이에 동조하고 나선 연예인들은 ‘불매운동 동참한다’는 글을 SNS에 자랑스럽게 남기고 있다.

작금의 세태는 연좌제를 연상시킨다. 조선시대에는 반역자의 자녀는 물론, 친족·외족·처족 등 3족을 벌했다. 무고한 사람들에게까지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물었던 것이다.

마이클 브린 전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은 지난 15일 조선일보 칼럼에서 “일본을 가장 격렬하게 비판하는 이들이 식민 통치를 겪은 적 없는 이들이라는 데 나는 놀랐다”며 “현대 한국 사회의 반일 감정이 경험이 아니라 교육에 기초하고 있다는 뜻이다”라고 했다.

실제 ‘반일 국뽕’ 주입에 앞장서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1953년생으로 일제시대(1945년 해방됨)를 경험해 본적이 없는 사람이다. 불매운동을 한다는 단체, 불매운동에 동참한다는 연예인, ‘약자에게 깡이 있다’고 칼럼을 쓴 기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일제시대 역사는 70년이 훌쩍 지났다. 그 사이 일본과 우리나라의 세대(世代)는 대부분 교체됐다. 지금 ‘반일 국뽕’에 취한 이들은 ‘과거 일본 역사에 대한 책임을 현 세대에게 전가시키는 게 과연 합당한 일인가’에 대해서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기 바란다.

또 하나 이들이 자문해봐야 할 문제는 일본과 교류하는 우리 기업, 일본 기업에 소속된 우리 국민, 또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교포들의 입장이다. 이들이 입게 될 경제적, 정신적 피해는 불보듯 뻔한다. 혹여나 유니클로, 무인양품, 아사히에서 일하는 우리나라의 수많은 직원들, 60만 명의 재일교포들이 실직이라도 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 또한 일본 탓으로 돌릴 건가?

이미 한일 동맹은 ‘반일 국뽕’으로 최악의 파국을 맞고 있다. 앞으로 경제‧외교 분야에서 닥칠 위기는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다. 스스로를 자멸로 이끄는 ‘반일 국뽕’을 더 이상 들이켜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