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이 끝나자 그는 일본과의 화친을 주장하였다. 일본과 제일 열심히 싸웠기 때문에 일본의 실력을 알아본 것이었다. = 선비정신과 사무라이 정신의 차이=
= 문재인, 조국은 경거망동 하지 말라! =

지금 문재인 정권이 자신의 실정을 감추기 위해 항일 경제전쟁에서 전면전을 선포하고, 이순신의 12척, 죽창, 심지어 북한과 손잡으면 단숨에 일본경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허황한 설을 유포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필자는 제대로 된 항일 또는 극일(克日)을 하겠다면 홍의 장군 곽재우를 본받으라 권하고 싶다.

곽재우 장군은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완전히 망가진 조선의 육군이 거의 절멸되었을 때, 분연히 고향에서 사재를 통틀어 2000명의 의병을 일으켜 이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의병의 효시가 되었다. 지금 6월 1일이 의병의 날이 된 것도 그가 거병한 날을 양력으로 쳐 기념하게 된 것이다.

그는 현대식 개념인 게릴라전을 이미 그 당시에 응용하여 무수한 전과를 올렸고, 사실상 왜군이 겁낸 것도 해전에선 충무공이었지만 육전에서는 곽재우 장군이 유일했다. 다른 의병들은 뜻만 좋았지 사실상 전과가 없었다.

그러나 난이 끝나자 제일 먼저(선조 33년, 1600년 2월) 일본과의 화친을 주장하였다. 일본과 제일 열심히 싸웠기 때문에 일본의 실력을 알아본 것이었다. 당연히 속 좁은 무리들은 사간원을 통해 탄핵, 추국하였고 그는 전남 영암에 2년간 유배되었다. 그는 또 전공을 내세워 벼슬을 요구하지도 않았고 표연히 고향으로 돌아가 솔잎으로 연명하며 살았다. 2000여 명을 일시에 무장시킬 정도로 그가 임란 전에는 상당한 재력가였지만 그 보상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가 왜와 화친을 주장한 것은 원한에 사무치지 말고 먼 장래를 보자는 선견지명이었지만 당시는 누구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조선을 지배한 선비정신은 초야에 묻힌 선비들에게만 통했고, 출세 길에 나선 선비들은 이를 이용하기에 급급했다.

1659년 현종 때에는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시시껄렁한 상복(喪服) 문제를 두고 서인과 남인이 대립하더니(기해예송) 이것이 기화가 되어 계속 1674년 갑인예송, 1680년 경신환국, 1694년 갑술환국, 1689년 기사환국 등 귀양갔던 파들이 정권을 잡으면 과거사를 들먹여 반대파를 숙청하고, 또 이게 뒤집어지면 거꾸로 반대파를 귀양 보내는 정변이 수십 년 되풀이되었다.

오늘날 적폐청산 명목으로 반대파를 제거하는 작업은 400년 전부터 되풀이되는 악습의 판박이임을 알 수 있다. 선비정신의 좋은 덕목은 사라지고 그저 자기 파의 득세를 위해 사상을 악용하였다.

대체로 선비정신의 폐단은 상대를 인정하고 상대에게 승복하는 자세가 결여된 것이다. 무인이 칼로 승부하는데 비해 문(文)은 붓으로 승부하는데 문(文)의 실력은 뚜렷하지 않다. 글의 내용은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것이 옳지만 저런 관점에서 보면 저것이 옳다. 그래서 승부가 나지 않고 승복을 하지 않는다. 반면에 무(武)는 진검 승부로 목숨이 걸렸기에 진 자는 깨끗이 승복하여야 한다. 이것이 선비정신과 사무라이 정신의 차이이다. 곽재우 장군은 이것을 꿰뚫어 보았고, 그래서 제일 먼저 일본과의 화친을 주장한 것이었다.

필자는 모스크바에서 다국적의 국민들이 모인 하이킹 동호회를 10년 이상 이끌어 보았고, 이때 각국 사람들의 특성을 관심 있게 살펴보았다.

독일인들은 단체정신이 강하다. 다른 사람들이 힘들거나 궂은 일이라고 하지 않는 일들을 솔선하여 한다. 프랑스인들은 개성이 강하다. 영국인들은 이해심이 강하다. 네덜란드인들은 과감하다. 여성이 큰 배의 선장인 경우도 있다. 러시아인들은 감성이 강하다. 노르웨이, 스웨덴인들은 적응력이 뛰어나다. 일본인들은 깔끔하고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 한다. 다른 말로 하면 경우가 바르다. 미국인들은 실용적이다. 한국인들은 억지를 잘 부린다. 한때 세계를 지배하고 경영한 민족은 뭔가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요번에 아베가 발끈한 것도 문재인이 이미 다 끝난 합의 사항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억지를 부리는 바람에 생긴 일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앞으로의 세계에서는 일본이 미국, 러시아, 중국 같은 극 슈퍼파워로 행세하는 위치는 불가능하다. 최소한 100년간은…그러면 한국 입장에서는 같은 친구로서, 슈퍼파워에 대항하는 동맹의 길을 다지는 게 최상책이다. 상호 보완의 관계이다.

그런데 75년이 지난 지금, 과거의 콤플렉스에서 헤어나지 못해 죽창가를 부르고 전면, 정면 대립으로 나서는 건 지극히 우매한 행동이다. 일반 국민이 그렇게 했을 때 말려야 할 지도자가 거꾸로 죽창을 들라, 12척으로 돌진하자고 부르짖는 건 정말로 바보 같은 행동이다. 국민들의 수준을 얕보는 경거망동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