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를 추동하여 새로운 시대를 열었으나 지나치게 편협한 역사관과 세계관에 사로잡혀 국가발전을 가로막았던 시대의 퇴장이 절실합니다. 건국과 산업화를 거쳐 민주화까지…각 시대마다 국가의 목표와 시대정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그 목표를 선도하는 리더가 있었지요.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이나 집권세력은 대한민국의 건국이나 산업화를 폄훼하고 부정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건 우리 역사상 유례없는 국가 발전이었습니다. 한번 생각해 봅시다. 전근대 봉건국가였던 조선이 국권을 상실한 후 식민지를 거쳐 일본의 항복으로 주권은 되찾았을 때 우리의 국가비전은 근대국가의 수립이었을 겁니다. 당시 여러 혼란과 갈등을 거쳤지만 어쨌든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건국했고 근대국가의 형태를 갖추는 데 성공했습니다. 당시 냉전체제에서의 전략적 가치로 인해 미국 등 서구 자유국가들의 전폭적 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시대적 흐름은 자유민주주의국가를 중심으로 자본주의의 풍요와 번영이 넘치던 세계 속에서 우리의 국가발전 전략은 과거 전근대적 국민의식을 근대 국민국가로 근대화하고 국가발전을 위한 기초로서 물적 토대를 형성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도 우리는 경제발전을 국가비전으로 삼고 산업화를 위한 주변여건 즉 미국 일본 등 우방국의 전폭적 지원과 양질의 노동력(해방 후 소학교 설립 등 문맹퇴치와 국민교육에 주력한 덕분)도 성숙되어 산업화라는 시대적 과제를 성공시킬 수 있었습니다. 역시 여러 혼란과 갈등, 부작용도 있었지만 산업화라는 시대적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였음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 이후 물적 토대의 성장에 따라 도시노동자의 성장, 국민의식의 성장으로 민주화욕구가 높아졌고 권위주의적 군사정권이 종료되고 형식적으로 자유민주주의체제가 정착되는가 했지만 정작 민주화세력은 정치권력의 획득에만 집중했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개인'의 자율성 존중과 시민으로서의 책임, 국가의 역할과 소통 등에 대한 고민은 거의 없었고 그 결과 그들은 자유민주주의를 성숙시키는데에는 실패했습니다. 도리어 그들의 상당수는 겉으로는 민주화를 외쳤지만 정작 사회주의 독재 혹은 맹목적 종북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 사회를 극심한 혼란에 빠지게 하는 퇴행적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87년 이후 마치 국가발전이라는 과제를 다 끝내기라도 한 것처럼 과거를 부정하고 청산하는 데에만 집중했고, 그렇게 벌써 30년을 허비하면서 우리는 시대의 흐름을 놓치고 국가 성장동력을 잃고 말았다고 봅니다. 교육은 국제경쟁력을 잃고 하향평준화되었고, 90년대 이후 IT산업과 지식산업을 중심으로 한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지는가 했지만 경직된 노동시장과 공공부문, 시대적 흐름에 뒤떨어진 정치권과 관치경제의 습성 등으로 인해 규제는 오히려 강화되어 왔고 결국 패러다임 전환과 새로운 국가적 목표 수립에 실패했습니다. 가끔 그러한 과제가 대두되었지만 대부분 미시적 전술적 차원의 얘기거나 세계전략의 차원으로 논의가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70-80년대 정치적 반대편이었던 운동권 정치세력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건국과 산업화 등 과거 우리가 각 시대적 여건에 적합한 국가목표를 비교적 잘 완수했던 것을 정적의 업적으로만 보고 부정하였는데, 이러한 흐름은 각 시대마다 현실여건 속의 국가발전 전략과 단계가 다를 수밖에 �榴募� 역사의식의 부재와 특정 정치세력(운동권세대)의 역사관이나 세계관의 한계에서 비롯되었다고 봅니다. 즉 반미반제 반외세 반시장의 케케묵은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꿈을 꾸고 그 관점이 지배하는 문화 속에 30년을 허비하면서 어느덧 정신차려보니 어느 외신기사처럼 '아시아의 dragon'이 아닌 'doghouse'로 전락한 것입니다.

심지어 그 운동권 세대들이 새로운 패러다임이랍시고 추구하고 있는 보편적 복지국가나 노동인권 문제는 한국이 처한 대외적 여건과 특성, 해당 정책이 발달된 국가의 소프트웨어 즉 노동시장이나 공공부문의 유연과 그 사회의 개방성, 자유와 책임 등 사회문화적 인프라와 현실적 경쟁력 등 소프트웨어적 측면은 도외시한 채 무분별하게 급진적으로 도입되어 복지포퓰리즘 내지 폭력적 노조독재라는 사실상 기형적 형태로 정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성소수자나 난민 등의 문제도, 문제의식은 귀기울일만하더라도 정작 본고장인 서구에서는 이미 30년도 지난 패러다임에 그 부작용으로 인해 정책의 방향이 전환되고 있음에도 무분별하게 추종하는 점, 역시 한국이 처한 현실적 여건과 문화를 무시한 채 소수의 집권세력이 이상에만 치우쳐 억지로 추진하다보니 사실상 독재의 형태로 강행되고 있는 어이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해당 이슈들이 국가적 목표나 전략 측면에서는 사실상 하위 개념인데도 그 상위개념의 국가전략의 목표와 실천과제가 부재하다보니 우리는 하위개념의 시행 여부로 씨름하며 시간을 낭비해 온 겁니다.

이제 우리는 눈을 크게 뜨고 우선 세계정세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세계사 속에 우리는 어디에 와 있는지, 87년 이후 우왕좌왕하고 있는 우리의 국가목표와 전략은 어때야 하는지부터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그때마다 닥치는 선거에 매몰되어 정치세력들은 국가발전의 사명을 잃고 헤매고 있는데 이렇게 가서는 정말 국운이 다하고 말 겁니다. 시대흐름에 맞지 않는 위정척사적 세계관, 역사를 각 시대발전의 흐름 속에서 보지 않고 권력투쟁의 관점에서 보면서 과거를 부정하는 자학적 역사관을 버리고 국가발전 전략에 따라 그동안 무분별하고 무책임하게 모방되고 도입되었던 정책들을 조정하고, 대대적인 국가혁신에 착수해야 합니다.

민주화를 추동하여 새로운 시대를 열었으나 지나치게 편협한 역사관과 세계관에 사로잡혀 국가발전을 가로막았던 시대의 퇴장이 절실합니다. 또한 늦었지만 대한민국의 발전전략을 제대로 수립하고 혁신을 해내겠다는 각오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는 70년 대한민국의 빛나는 역사를 죽여버린 세대가 될 것입니다.

참고기사.
1. http://naver.me/5dnnzCrL
2. 블룸버그 One of the World’s Most Stubborn Central Banks Gives In
https://www.bloomberg.com/…/one-of-the-world-s-most-stubb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