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主戰場을 청문회장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옮길 때- 청문회는 많은 심증 갖게 만들었다. 조국은 사노맹식 사회주의 혁명론에서 전향했는지를 묻는 질문과 관련해 "전향이라는 권위주의적 질문에 대해선 답을 드리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 오, 그래? 알것다, 어떤 위인인지를···오래 오래 그렇게 잘 살거라, 불법 마사지 종종 즐기며.

청문회는 의회민주주의를 ‘아직은’ 유지하고 있는 한에는 한 번쯤은 거쳐야 할 과정인진 모른다. 그러나 형식논리상 그렇다는 것뿐이지, 저런 꽉 막힘을 앞에 두고 토론이니 논쟁이니 하는 건 한참 부질없는 짓거리로 보인다.

주전장(主戰場)은 이미 청문회장 아닌 수사과정, 광화문 광장, 대학 캠퍼스로 옮겨져 있다. 광화문 광장에선 헌법상의 국민 저항권이 발동할 기세다. 수사과정에선 공권력(검찰)과 피조사자 조국 패밀리의 긴박한 공방이 전개되고 있다. 대학 캠퍼스에선 반세기 전 4·19 봉기가 재현될 정황이다.

오늘의 조국 사태는 우리 의식(意識)계에 한 가지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좌익은 무오류(無誤謬)다” “좌익은 도덕적이다” “좌익은 진보다” “좌익은 항상 공세적 우위(優位)에 있다”는 미신이 깨어졌다는 점이 그것이다.

그 미신에 잠겨 있던 20대 대학생들이 홀연 깨어나기 시작했다. 그 미신은 중세 가톨릭 교회의 천동설만큼이나 허황되고 완강한 집착이었다. 조국, 민주당, 586 혁명꾼들, 그리고 문재인 정권이야말로 이 깨어남을 발단시킨 1등 공로자들이다. 눈물이 찌꺽 나올 정도로 고마운 노릇이다. 땡큐.

586 혁명꾼들과 그 선참자들은 20대 때부터 일종의 사이비 종교적 맹신과 확증편향 속에서 마음이 굳어진 사람들이다. 그들은 진선진미한 동방의 조선이 서양 제국주의 악마의 침탈로 망했다는 설정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런 그들은 근대문명을 극도로 경계한 완고한 조선 주자학 지배층이 선택한 망국의 길은 별로 주목하지 않는다.

일제가 끝난 지 벌써 70년이 지났는데도, 자유-민주-공화-시장-산업화-정보화를 거친 선진 대한민국임에도 저들은 대한민국을 ‘해방돼야 할’ 제국주의 식민지 후진국이라고 바라본다. 자신들은 그 제국주의 식민지 체제에 저항하는 유일무이한 정의의 사도라고 자임한다. 한-미-일 협력관계보다, 김정은 야만집단-시진핑 깡패집단 밑으로 들어가는 게 더 좋다고 망상한다.

그래서 저들은 무식하니까 용감하다. 오만방자하고, 안하무인이고, 무례하기 짝이 없고, 선민(先民)의식과 갑(甲)질 행패를 부린다. 막돼먹고, 버릇없고, 무교양하고, 우물안 개구리다.

저런 상대방과는 누가 살고 누가 죽느냐의 결전이 있을 뿐이다. 오늘 고려대 3차 촛불 집회에 나선 학생들은 반세기 전 3·15 부정선거에 저항해서 일어난 고려대 4·18 시위를 상기시키며 투쟁의 깃발을 들었다. 전진하자, 20대여, 586 기득권 무리를 역사의 무대에서 거세하자. 조국 청문회를 보고난 극한적 울분에서 던지는 호소문이다.

참을 수가 없고 견딜 수가 없다. 피를 토할 분노와 격앙으로 이 밤을 지새운다. 오, 내 청춘의 그날이어, 23살 꽃다운 나이의 그 찬란했던 아침이여, 다시 한 번 오라, 마지막 한 뼘 햇살이 꺼지기 전에!!

윤석렬 검찰이 조국 부인을 기소했다는 속보가 지금 막 들어왔다. 그렇다면 조국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지명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 윤석렬 검찰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말고 끝까지 법의 칼날을 법대로 휘두르기 바란다. 윤석렬 총장은 취임식 때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공정’을 역설했다. 그 정신으로 이번 사태의 끝장을 봐야 한다. 대한민국 검찰, 파이팅!

류근일 2019/6/6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