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이를 따져보면 계산 간단…많아야 10만 명? 필자는 1987년6월 하순에서 1988년 7월 중순까지 13개월 동안 朝鮮日報 光州 주재기자로 일했다. 6 ‧ 29선언을 전후하여, 光州는 전국 최고의 핫 플에이스였다. 李韓烈군 사망사건과 시신의 光州 운구, 金大中씨의 光州 방문 등 굵직굵직한 기사거리가 넘쳐났다. 당시 전남도청 앞 錦南路에서는 거의 매일 각종 시위가 잇달아 일어났다.
필자는 당시 광주지역 판매책임자였던 朴來明 朝鮮日報 광주지사장과 시위에 참여한 人波의 숫자를 둘러싸고 큰 異見이 있었다. 그의 주장은 필자가 시위 人波의 수효를 너무 보수적으로 보도하는 바람에 신문을 판매하는데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경쟁지인 D일보와 J일보의 예를 들었다. D, J일보는 보통 20만 명, 많으면 50만 명이 錦南路를 가득 메웠다는 기사를 사회면에 싣곤 했다. 그러나 필자는 많아야 5만 명, 적게는 수천 명으로 보도를 했다.
이 때문에 朴 지사장과 필자는 얼굴을 붉히는 일이 종종 벌어졌다. 당시 錦南路의 도로를 살펴보자. 폭 30m, 길이 최장 1.3km였다. 실제 사람이 모이는 거리는 1km도 되지 않았다. 그러면 3만 평방m, 약 1만평 정도 되는 넓이다. 1평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의 수는 앉을 경우, 보통 2~3명이며, 설 경우, 4~5명이다. 그렇다면 최대치로 잡아도 5만 명이 넘을 수 없다. 이렇게 숫자로 제시해도 朴 지사장은 수긍하지 않았다. 당시 光州 인구가 80만 명 정도였는데, 영 ‧ 유아와 거동이 불편한 노인 빼고 전 광주시민이 생업을 접고 다 참석했다고 해도 50만 명은 될 수 없는 수치였다.
朴 지사장과 필자는 1980년 5월 光州事態때 생사고락을 같이한 戰友같은 사이였다. 아무리 戰友같은 사이라고 해도 팩트는 결코 양보할 수 없었다.
오늘(9월30일) 아침, 朝鮮日報를 보며 30여 년 전, 光州가 떠올랐다. 주최 측이 검찰을 비판하는 사람 200만 명이 모였다고 주장한다는 기사를 읽어보고 나서다. 시위가 벌어졌다는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찰청의 길은 폭 40m, 길이 1.2km로 錦南路와 비슷하거나 조금 넓다, 경찰은 앉으면 5명, 서면 9명이라고 사람 숫자를 후하게 추산했다. 그렇다면 8만~14만 명이다. 1평은 사방 1.8m다. 강제로 가둘 때라면 몰라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야외에서 9명이 어떻게 1평에 설 수 있나.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백보를 양보해서 경찰 추산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10만 명 내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