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가 당을 위해 한 것보다 당이 홍준표에게 준 것이 더 많다. 누가 누구보고 자중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자중해야 할 것은 홍준표씨 당신이 아니던가. 민주당과 좌파정당에서는 자기가 공천 못받을까봐 불안한 마음에 SNS에다가 분란 조장하는 독설을 쏟아내는 소인배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유독 자유한국당에서는 홍준표처럼 자기 당의 동지들을 상대로 '탄핵 잔당'이라고 말을 함부로 내뱉는 사람이 나온다. 자유한국당에서 탄핵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어디 친박뿐인가.

박근혜 정부 때 한국당 당적을 가졌던 정치인이며 당원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의 퇴진에 책임이 없는 사람이 있을 수 있나. 탄핵 때 국회의원 아니었다고 자기는 탄핵 책임이 없다는 논리는 정말 뻔뻔하기 이를데 없는 소리다. 직접 책임이 없어도 나도 책임이 있으니 나눠지겠다고 하는 사람, 나는 한사코 책임이 없고 잘못은 내 반대편 사람들에게 다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 어느 쪽이 바른 태도를 가진 사람인가. 막 퍼붓는 말이 말 그대로 막말이라고 한다면 홍준표씨가 지금 자기 SNS에서 하는 말들이 대개 그와 같은 막말이다.

홍씨가 지금까지 4선을 험지에서 해온 것은 맞다고 치자. 그 대가로 당원들은 홍씨를 원내대표, 당대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에 선출하였고, 비록 낙선하였으나 역사에 기록될 대통령선거 후보자리까지 지명하였다. 홍준표가 당을 위해 한 것보다 당이 홍준표에게 준 것이 더 많다. 본인이 험지에 나간 게 그저 자신의 손해요 희생이기만 했던가.

편한 데 나가서 당선되고 싶으면 지금이라도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된다. 왜 탈당은 안하고 한국당 간판 달고 나가려고 하나. 나가려는 곳이 한국당 배지 없으면 당선되기 힘든 지역이니까 그러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한국당의 이름이 필요하다면 당이 요구하는대로 헌신을 해야 마땅할 것이다. 비단 홍준표나 김태호같은 사람뿐만 아니라 그동안 편한 데서 다선을 누린 중진들도 해당되는 것이다. 당이 총선에서 이기든 지든 대선에서 이기든 지든 나는 여의도 복귀해서 정치생명 이어가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에 빠진 자들은 공천을 주지 말고 무소속으로 나간다면 영구히 퇴출시켜야 한다.

지난 대선 때 홍준표의 일관된 우파적 설법에 감동하여 그를 지지했던 사람으로서 최근 홍준표의 아집은 너무나 우려스럽다. 자기에 대해 한소리 하면 눈살 찌푸려지는 감정적 언사로 같은 당원동지를 비난한다. "내가 네 상대냐"라는 말에는 사람을 차별하는 오만함까지 느껴진다. 홍준표는 SNS에서의 이러한 언행이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