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구속시키고 압박하여 공범에 대한 자백을 받으려 하는 것은 올바른 수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권을 잃고 힘이 없는 우파 인사들한테는 영장을 남발하면서 살아있는 권력을 쥔 좌파 핵심 인물은 구속영장을 기각시키는 내로남불 판사는 지탄받아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이번에 조국 영장을 기각한 권덕진 판사는 유재수 구속영장은 발부한 판사이므로 이 사람에 대한 지나친 비난은 자제되어야 합니다.

검찰은 그동안 조국 씨에 대해 제기된 웅동학원 등의 비리문제에 대해서는 여지껏 하나도 기소하지 않으면서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을 가지고 처음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은 그 책임소재에 있어 조국이 최고 윗선이 아닙니다. 감찰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실에서야 조국이 탑이었겠지만, 조국도 유재수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윗선의 뜻'을 전해온 청와대 실세의 전화를 받고 감찰을 무마시켜준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그 윗선이 문재인 대통령이고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이 청탁을 했다고 짐작하는데, 검찰은 백원우든 누구든 조국에게 감찰무마 청탁을 한 그 '청와대 실세'를 색출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하지는 않고, 조국한테 먼저 영장을 청구했단 말이죠. 물론 조국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고, 조국이 지금 그 윗선의 이름을 불지 않고 '나의 정무적 판단'이라면서 빠져나가려고 하니까 검찰이 일단 조국을 구금시키고 자백을 받아내려고 하는 것 같은데, 사람을 구속시키고 압박하여 공범에 대한 자백을 받으려 하는 것은 올바른 수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우파가 이 정권 초기에 이런 식으로 적폐수사를 많이 당했습니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구속당하면서 두려운 마음에 검찰에 증언을 쏟아냈고 그 때문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기소된 거 아닙니까. 진영논리를 떠나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은 것이고, 검찰은 조국을 구속시키려면 법무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그 자신의 숱한 의혹들이나 딸 조민의 특혜의혹 관련하여 집어넣던가 해야 할 일이지 '시킨 대로 한 일'을 가지고 첫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생각합니다.

또 우리나라가 구속공화국이 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우파들한테만 영장을 퍼부어대고 자기편 좌파는 봐주는 그런 이념판사가 나쁜 거지 단지 너그러운 것을 탓할 필요는 없다 봅니다. 다만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기준이 좀더 투명하고 일관성이 있었으면 좋겠군요. 조국 씨에 적용된 '증거인멸 우려 없고 도주우려 없음' 사유는 얼마 전 '삼성 노조와해 의혹사건' 재판 1심에서 무더기로 법정구속된 삼성 임원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보는데 왜 사람마다 적용이 다른 것이랍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