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여당 대표로서 대통령의 탄핵을 막지 못한 역사적 죄업을 지고 살아야 할 것이다. 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대법원에서 세월호 보도개입사건 유죄 최종확정 판결을 받았다고 한다. 그 보도를 보고 이 의원에 관해 드는 생각인데, 되돌아보자면 이 의원은 정말로 역사의 죄인이다. 이정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인이었던 시절에 윤창중 수석대변인 인선 발표를 했을 정도로 대통령이 신임하던 친박 중의 친박이었으며 청와대 정무수석, 홍보수석 등 요직을 거치고, 달변에 능하고 선거도 잘해서 새누리당에게는 영원한 불모지인 전남 여수순천에서 당선되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총선 패배 책임으로 김무성이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함량으로는 대표감이 아니었던 이정현이 전당대회에서 당선되어 당대표가 된 것도 험지에서의 선거 승리와 박 대통령의 신임이 결정적이었다 하겠다.

나도 그 당시에 이정현을 당대표로 찍었다. 그러나 그랬던 이정현 전 대표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당을 총지휘하는 사령탑으로서 탄핵 반대 당론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의총 주도권을 비박계 정진석 당시 원내대표에게 내주며 자유 무기명으로 탄핵투표를 실시하게끔 하는 새누리당의 정치적 자살행위를 방치하고 말았다.

당론을 주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면, 최소한 당 전체의 지도자이자 친박의 리더급으로서 탄핵에 반대하는 동료의원들을 규합해 최경환 의원처럼 본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게 했어야 했다. 그는 어이없게도 탄핵 찬성파들과 나란히 투표함에 명패를 집어넣는 모습을 보였다. 그가 탄핵 반대에 표를 찍었는지도 불분명하다. 최 의원 제외하고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너나없이 투표에 참가해버리니 누가 찬성을 했는지 누가 반대를 했는지 아직도 묘연하며 그저 SNS에 출처불명의 탄핵찬성 의원들 추정 명단이 나와있을 뿐이다.

탄핵에 찬성해놓고 비겁하게 아닌 척 하면서 자유한국당에 방석 깔고 눌러앉은 의원들, 친박 행세 실컷 해놓고 탄핵에 찬성표 던진 배신친박을 당원이 심판할 길이 막혔다. 이정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여당 대표로서 대통령의 탄핵을 막지 못한 역사적 죄업을 지고 살아야 할 것이다. 그런 사람이 총선 앞두고 신당을 만든다고 하니 무책임하고 후안무치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