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독일, 아베는 왜 모르나…아우슈비츠 75주년이 알려준 교훈>
27일 중앙일보 기사 제목이다. 기사 내용은 안 봐도 뻔하다. 독일은 사죄 많이 하는데, 일본은 왜 안하냐는 것일 것이다. 이 기사를 쓴 기자는 지식 수준이 매우 낮거나 균형감각이 현저히 결여된 사람일 것이다. 독일과 일본은, 식민지를 경영했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공통점이 있다(이마저, 독일이 일방적 착취 근간의 '식민지배'였고, 일본은 개발 근간의 '합방'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근본적 차이가 있다).

이러한 면에서, 오히려 존경받아야 할 나라는 일본이다. 과거 식민지배 경험을 가진 오늘날 강대국들 중 이를 사죄한 나라는 일본이 거의 유일하기 때문이다. 사죄에 진정성이 있느냐 없느니를 따지는 것은 억지와 트집에 불과하다, 국가 간의 외교행위(사죄, 유감표명 등)에 '진정성'이라는 지극히 자의적이고 뜬구름 같은 조건을 들이대며 물고늘어지는 구질구질한 경우는 지구상에 한국인들밖에 없을 것이다.

독일이 사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유대인 학살'이라는 것이 워낙 희대의 야만행위에 해당하고, 남녀노소를 무차별적으로 집단학살한 국가 차원의 계획 범죄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런 범죄를 저지른 일이 없다. 오히려 당시 일본의 외교관(스기하라)과 일본 군인들(만주주둔 일본군)은 독일이 이러한 범죄를 저지를 때,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유대인들을 대량으로 구출해 냈다.

비교 대상도 잘못 선정하고 최소한의 균형감각도 없이 멋대로 작성된 이런 식의 기사로 인해 초래되는 폐해는 크다. 인류 역사상 보기 드문 오늘날 한국인들의 집단광기(반일) 현상도 이러한 수준 이하 기사들이 빚어낸 참극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