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수 따라 강남가는 문재인>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은 들었으되 적수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은 못 들어 봤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으므로 그런 말이 없을 터이다. 그러나 적수 따라 강남 간 사람이 여기에 있다.

문재인이 청와대 인근 북악산을 개방했다고 한다. 이는 윤석열이 청와대를 개방하겠다고 하자 따라 개방한 것임은 누구의 눈에도 그렇게 보일 것이다. 윤 당선인더러 청와대에 들어오라. 들어오라 했다가 당선인의 청와대 개방 의지가 바위처럼 확고해 보이니 도리어 숟가락을 얹은 것이 아니겠나. 이러는 문재인을 국민이 어떻다 여기겠나. 초라하고 치사하다.

문재인이 북악산을 개방한 것은 윤 당선인의 청와대 개방에 힘을 실어준 일이다. 문재인이 또한번 윤석열을 돕고 있다. 적수 따라서 강남도 가고 적수를 도와주기도 한다. 왜인가? 이왕지사 이렇게 된 일. 윤석열의 마음을 사고 보자는 얄팍수 아닐까?

우스운 점은 개방해 놓고선 자기가 먼저 걸었다는 점이다. 그것도 요사이 말 많은 마누라를 데불고…기자가 “혹시 윤석열 당선인이 청와대 개방한다고 해서 서두른 거 아닌가?” 하고 질문하자, “당선인의 청와대 개방(약속)과 문재인 정부의 북악산 개방은 무관하다”라며 “북악산, 인왕산을 전면 개방해서 시민들께 돌려드리겠다는 건 대선 후보 당시 밝힌 국민과의 약속이었다”라고 했다. 퇴임을 한 달 남겨놓은 시점에 장하다, 약속을 지켜서.

저 길을 개방한 것이 썩 좋은 일이라면 국민을 먼저 걷게 했어야 했다. 그러나 자기와 자기 부스러기들이 맨앞에서 걸었다. 항상 저 모양이다. 궂은 일에는 부하 뒤에 숨고 좋은 일엔 제 얼굴부터 들고. 어쩌지 못할 저 치의 천성인가? 그리고 그딴 산길 하나를 개방했으면 했지 대통령이 국사를 제쳐놓고 꼭 그 길을 걸어야 했나? 경부고속도로를 완공한 것도 아니고 없었던 다리를 새로 놓은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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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밭에서는 갓끈을 고쳐매지 말고 외밭에서는 들메끈을 만지지 말라고 했다. 의심받을 짓은 애당초 안 해야 하는 것이다. 북악산을 개방한 게 정녕 약속을 지킨 것이라 할지라도, 적수가 하고자 한 일을, 적수보다 먼저 한 것은 무슨 음흉한 목적이 있어서 한 게 아니겠나. 그 목적이 무엇인지는 문재인의 몸짓에서 다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