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選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 김정일·김대중
진보의 거울에 비춰 보면, 이해찬은 김정일과 김대중이 이심전심으로 미는 사람이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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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選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 김정일·김대중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상수(常數)는 지역구도이고 변수(變數)는 명분이다. 이 상수와 변수를 동시에 장악해야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2002년부터 이 상수와 변수를 동시에 장악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손이 바로 김정일과 김대중이다. 그걸 가장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한 사람이 노무현이었다. 그래서 그는 혜성같이 떠올라 태양같이 군림할 수 있었다. 혜성이든 태양이든 은하계의 중력 안에서 빙빙 돈다. 그 은하계가 바로 김정일과 김대중이다.
  
   김정일을 김대중 앞에 두는 이유는 그가 1997년부터 이미 우리나라의 대선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김일성·김정일은 1980년을 기점으로 민주의 상징 김대중에 이어 민족의 상징 호남도 그 중력장 안에 끌어들였다.
  
   명분은 변수다. 그 때마다 변한다는 말이다. 민주라는 명분은 대통령 직접 선거가 부활되던 1987년에도 가장 큰 변수였지만, 노태우는 [6·29선언]으로 김영삼과 김대중에 이 명분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인구가 호남 전체를 합한 것만큼 많은 경북을 상수로 꿰찼다. 이어서 30년 민주의 두 상징이 분열하는 바람에 골고루 표를 얻을 수 있었고.
  
   1992년의 변수도 민주였다. 여기서 김영삼과 김대중은 팽팽히 맞섰다. 지역구도의 상수가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김영삼은 텃밭 경남에 노태우의 경북, 김종필의 충남을 끌어들였다.
  
   1997년의 변수는 민족과 민중이었다. 여기서 이회창은 미세하게 밀렸다. 민족의 이름으로 이회창의 아버지는 친일파로 몰렸고, 민중의 이름으로 이회창의 아들은 귀족의 자손으로 손가락질 받았다. 이회창의 상수인 영남은 경남의 보이지 않는 손 김영삼에 의해 오차 범위 이상으로 갈라져 나갔다. 김대중은 변수에 지나지 않는 명분인 민주를 희생하고 충남의 보이는 손 김종필과 어깨동무함으로써 상수인 충남을 얻었다. 오차 범위였다.
  
   2002년의 변수는 진보였다.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김대중이 펄쩍 뛰었던 진보가 매력적인 명분으로 떠올랐다. 반공이라는 보수, 귀족이라는 수구, 친미라는 반민족 이미지 때문에 이회창은 사정없이 밀렸다. 어처구니없게도 그는 광화문의 촛불 행진에 참가했다. 숱이 듬성듬성한 머리에 스스로 불을 붙인 셈이다. 노무현은 상수인 경남 일부와 무주공산인 충남을 미래의 땅값으로 유혹했다. 김정일·김대중의 보이지 않는 손이 2002년보다 확실히 작용한 적은 없었다.
  
   2007년의 변수도 진보다. 조작에 의해서든 선동에 의해서든 거짓에 의해서든 이 진보라는 변수는 김정일과 김대중의 몫이다. 게다가 호남은 곧 진보로 통한다. 1997년처럼 국제역학 관계에 의한 돌발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높지만, 일단 그걸 배제하면, 현재 뿔을 드러내기 시작한 후보들 중에 2002년 노무현 같은 후보는 보이지 않는다.
  
   정동영은 호남이기 때문에 제일 먼저 제외된다. 김근태는 상수가 없어 제외된다. 고건이 한나라당에 가고 이명박이 지방선거 후 열우당이 해체되고 나서 새로 생길 김대중당에 가면, 재미있는 싸움이 될 듯하다.
  
   이명박은 진보라는 변수에서 김정일과 김대중의 낙점을 받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는 학생운동 경력을 아직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김정일에 대한 침묵적 동의로 은근히 점수를 따고 있다. 박근혜는 진보라는 변수에서 밀린다. 만약 박근혜가 진보의 정체는 좌익이라고 거세게 공격하면 오히려 승리할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만으로는 안 된다. 반공, 북한인권, 反김정일을 확실히 해야 한다. 그러면 명분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고건은 박근혜와 이명박 때문에 한나라당에 갈 수 없다. 김대중당에 갈 수도 없다. 필패(必敗)의 카드를 들고 있다. 박근혜와 손을 잡으면 제2의 김종필 역할을 할 수는 있다. 대통령대행까지 지낸 사람이 그런 구차한 짓은 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그가 반공주의자 곧 민족주의자가 아닌 애국자라면 박근혜를 도울 것이지만, 그런 모험을 감행할 그릇이 못 된다.
  
   지금 드러난 인물 중에 이명박이 제일 무섭다. 그가 경선에 불복하고 머잖아 탄생할 김대중당에 갈 것인가? 그러자면 그는 노무현처럼 '남북문제만 잘 풀리면 .....'이라고 폭탄선언을 터뜨려야 할 것이다.
  
   내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2004년 총선 이후 대통령 못지않은 실세가 된 이해찬이 제일 두렵다. 정동영과 김근태는 이해찬한테 아예 상대가 안 된다. 이해찬은 일단 호남 사람이 아니다. 1992년 이래 대선의 상수이자 캐스팅 보트 역할을 담당한 충남 출신이다. 진보의 거울에 비춰 보면, 이해찬은 김정일과 김대중이 이심전심으로 미는 사람이다. 속에 능구렁이를 열 마리나 간직하고 있는, 어쩌면 용을 한 마리 숨기고 있을지 모르는 이해찬은 마지막까지 뿔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2007년 대선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 김정일과 김대중은 아직 낙점을 보류하고 있을 것이다. 이명박, 이해찬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를 후보 무리에 올려놓고 예의주시하다가 극적으로 제2의 노무현으로 띄울 때를 저울질하고 있을 것이다.
  
   국제역학구도와 남북관계로 미루어 2007년 대선 이전에 외환위기를 훨씬 능가하는 격변이 생길 가능성이 짙다. 그러면 판도가 전혀 달라질 것이다. 김정일·김대중을 초라하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손이 등장할 테니까. 그 손에는 텍사스 카우보이의 채찍이 들려 있을 것이다.
  
   (2005. 2. 1.)
  
  
[ 2006-02-01, 11:59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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