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에게 알아서 기기 8년!
독안에 든 쥐 신세가 된 민초 3백만을 굶겨 죽여도 그것은 어르신의 잘못이 아니라 자연재해와 미제의 경제봉쇄 탓일 따름이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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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에게 알아서 기기 8년!
 
   한국인은 대체로 독심술에 뛰어난 자질을 타고난다. 국제교류가 빈번하여 개방적이고 활달하던 민족성이 조선 건국과 더불어 자급자족 체제로 들어가면서 폐쇄적이고 옹졸하게 바뀌었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은, 세종이 대마도를 정벌하고 두만강과 압록강을 국경으로 확정한 이후 급격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외부의 적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어짐에 따라, 작은 떡을 사이에 두고 ‘우리끼리’ 치열하게 싸우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독심술의 촉수가 급격히 자라기 시작했다. 한 자 두 자, 촉수 3천장(觸手三千丈)!
  
   그 이후로 약 4백 년 동안 생산은 늘리지 않고 분배에만, 좀더 정확히 말하면 착취에만 신경을 쓰게 되었다. 생산이 갈수록 줄어들게 되자, 상위 2% 지배층끼리 아름다운 명분을 입에 달고 생사를 걸고 싸우기 시작했다. 하얀 명분을 꿰뚫고 검은 속셈을 알아차리는 것, 그것이 바로 한국인의 독특한 독심술이다. 이 때 생긴 말이 저 유명한 ‘척하면 삼척!’
  
   사분오열 편을 갈라 ‘내 편’이면 천사, ‘네 편’이면 악마라는 공식이 경국대전도 어명도 능가하는 불문율로 자리 잡게 되었다. ‘내 편’이면 어떤 잘못도 갖은 이유를 갖다 붙여 정당화하고 ‘네 편’이면 아무리 잘한 것도 흠집을 낸다. ‘내 편’의 어르신은 십 리 밖에서도 알아서 기고 백 리 밖에서도 고개를 숙이고 천 리 밖에서도 그 옥체만이 아니라 그 심려까지도 헤아려 오직 어르신을 기쁘게 해 주려고 몸과 마음을 다 바친다. 부모와 처자식보다 나아가 제 몸보다 더 위한다.
  
   한 100년간 사라졌던 이 어르신이 조선시대보다 더 위엄찬 모습으로 세계11위 경제강국 한국에 등장했다. 김영삼 어르신도 한 30년간 위세를 떨쳤지만, 그가 더 이상 분배해 줄 것이 없자 뿔뿔이 흩어지고 이제는 김대중 어르신에 이어 김정일 어르신이 등극했다. 이승에 그 몸만 남은 김일성 어르신도 태양처럼 빛난다. 한국에서는 세 어르신을 동시에 모시고 북에서는 한국 출신의 어르신은 아직 우호세력으로 생각할 뿐 두 어르신을 반인반신으로 모신다. 수천만 개나 되는 그들의 초상화가 살아있는 인간보다 귀하다. 어린 아이도 기꺼이 불구덩이에 뛰어들어 우주보다 귀한 목숨을 초개처럼 버리고 새 세상이 오면 쓰레기 취급을 받을 게 뻔한 초상화를 구한다.
  
   외세에 기대어 동족상잔을 일으켜 3백만을 죽여도 그것은 어르신의 잘못이 아니라 강대국의 패권 다툼에 애꿎은 새우 떼가 다친 것에 지나지 않고, 국경을 철통같이 봉쇄하여 독안에 든 쥐새끼 신세가 된 민초 3백만을 굶겨 죽여도 그것은 어르신의 잘못이 아니라 자연재해와 미제의 경제봉쇄 탓일 따름이다. 핵무기를 개발해도 그건 절대 우리 민족을 학살하려는 것이 아니라 미제에 맞서고 일제에 일떠서 ‘우리 민족끼리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한 원대한 계획일 따름이다.
  
   동족 2천만의 이마에 낙인을 찍어 ‘하늘이 내린 한 가문’의 노비로 만들고 비둘기같이 순결한 2십만의 발에 시치미를 달아 지옥에 떨어뜨리고 흥부의 아들딸보다 배고픈 3십만의 코를 꿰어 오랑캐의 종으로 내버려도, 곳곳에 양귀비꽃을 키우고 은밀한 곳에서 뛰어난 인쇄술로 슈퍼노트를 찍어도, 그것은 어르신의 잘못이 아니라 오로지 인간을 물질보다 앞세운 주체적인 인간으로서 미제라는 거악에 맞서 싸움에 있어서 애국심에 불타는 아랫것들이 어르신 몰래 한 일이거나 60년 남녘 식민지를 기어코 북쪽으로 넓히려는 미제의 음모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우리끼리 똘똘 뭉쳐 한반도기를 흔들어 어르신을 모시고 흩어진 가족을 한 가족으로 만들어야 한다. 모름지기 어르신은 무오류이시다!
  
   죽은 김일성과 산 김정일과 김대중을 영혼 깊숙이 어르신으로 모시고 알아서 기기 8년! 문화권력에 이어 정치권력마저 휘어잡은 20%의 소수가 한 손에는 협박의 채찍을 들고 한 손에는 자주통일의 마약을 들고 80%의 다수를 칠종칠금(七縱七擒)하면서 세계11위 경제강국을 세계 4위 군사강국에게 고스란히 바치기 일보직전이다.
  
   전세계의 정상 국가들이 철옹성 너머로 비 오듯 화살을 쏘아 인권의 아킬레스건을 명중시키고 양심이 마비된 자들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벌이는 국제적 범죄를 통해 조달하는 돈줄의 숨통을 틀어쥐고, 저들이 ‘무조건 항복!’ 소리를 내지 않는 한, 밀월의 꿈에 부풀어 있는 금수강산에 반세기 전의 동족상잔에 어금갈 피비린내가 진동할 듯하다. 아니, 설령 ‘너희들끼리 잘해 보라’고 세계가 내버려둘지라도 외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자국민을 3백만이나 굶겨 죽이는 자들이 제 잘못을 4800만에 뒤집어씌워 원수를 갚는다며 죽창 들고 설쳐서 최소한 그 정도의 피를 흘릴 것이다.
  
   (2006. 4. 7.)
  
[ 2006-04-07, 15:16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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