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친북좌익
미안하지만 북한보다 한국이 월등히 평등하다. 실은 북한이 전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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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단 자체에서 원죄를 찾은 장준하, 중국의 문화혁명을 따뜻한 눈길로 바라본 이영희, 주체사상을 북한 정권 입장에서 바라본 송두율, 나그네가 아닌 바람에게 햇볕을 쬔 임동원, 북한군에게 하얀 손수건을 흔드는 이종석--이들 다섯 사람은 최고의 북한 전문가로 통한다. 이들은 60년대부터 대체로 10년 주기로 통일의 최고 이론가로 또는 막강 실세로 여겨지거나 활약하고 있다.
  
  이들 다섯 사람을 다 합한 것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한 사람이 둘 있다. 한 사람은 김대중 전대통령, 또한 사람은 소설가 조정래이다. 아무리 이론이 대단해도 현실 정치에서 힘을 얻지 못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그 힘을 김대중 전대통령이 실어 주었다. 또한 아무리 권력을 동원해서 정책을 밀어붙여도 여론이 따르지 못하면 아무 힘도 발휘하지 못한다. 이 비옥한 여론의 밭을 일군 사람이 바로 「태백산맥」의 조정래이다. 영화 「JSA」,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등도 만만찮은 반향을 일으키면서 북한의 침략과 도발과 선전선동에 대해 맹물을 들이부어서 북한 주민과 북한 정권을 애매모호하게 민족이란 개념으로 뒤섞는 데 큰 공을 세웠지만, 조정래의 「태백산맥」에 비하면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한 개씩 얹은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만큼 「태백산맥」의 영향은 컸다. 백만 대군의 위력을 지녔다. 한국에는 금속 잣대를 들이대고 북한에는 고무줄 잣대를 슬쩍 대다가 말았던 것이다. 그래서 북한을 처음에는 몽롱한 눈으로 나중에는 애틋한 눈으로 바라보게 했다.
  
  김대중 전대통령이 집권하지 않았으면, 통일과 민족을 앞세운 친북 세력은 어디까지나 소수 비주류로 남았을 것이다. 「태백산맥」이 아무리 기름진 밭을 가꾸어 놓았어도 거기 농부가 씨를 뿌리지 않으면 '연방제 통일의 강냉이'가 자랄 수 없는데, 그가 30년의 인고 끝에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씨 뿌리는 농부의 역할을 다할 수 있었다.
  
  다섯 북한 전문가와 두 북한 친구는 그러나,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숨이 답답할 정도로 모른다. 북한의 김씨 부자가 태평양전쟁시의 조선총독과 시베리아를 개발할 때의 스탈린과 2차대전 한가운데의 히틀러와 문화혁명 와중의 모택동을 다 합한 것보다 고약한 독재자라는 것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빤히 알고 있다면 정말 의심스러운 사람들이다. 자기한테는 눈 한 번 흘긴 사람도 평생 원망하며 기어코 복수하려고 벼르는 사람들이 2천만여 동포가 60년 동안 단지 두 사람 때문에 조선의 노비보다 못하고 미국의 흑인 노예보다 못한 생활을 한 것은 바보 아니면 다 알 수 있는 일인데도, 단한 번 빈말로라도 비판한 적이 없다. 한국에 대해서는 아무리 사소한 결점도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이 샅샅이 들여다보고 아무리 큰 장점도 장님이 태산을 바라보듯 전혀 못 보는 사람들이 북한의 온갖 선전선동에는 그렇게 해박하면서 그 실상에 대해서는 '이승복' 어린이보다 모른다는 것이 불가사의하다.
  
  직접 보지 못하고 직접 들어보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말이다. 그 좋은 머리라면 가슴에서 '별나라'의 사회주의 배지를 잠시 떼고 멀찍이 서서 지켜보기만 해도 북한의 핵심은 다 이해할 것이기 때문이다.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것 중에 크게 세 가지만 예를 들어본다.
  첫째, 김일성 부자의 생일이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과 추석보다 더 큰 명절인 것. 인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보다 더 큰 우상숭배는 없다. 인민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지도자는 자기 생일은 조용히 가족들과 지낸다. 생일은 그렇게 보내는 것이 제일 기쁘기 때문이다.
  
  둘째, 부자가 대를 이어 60년을 통치한다는 것. 그 사이 전쟁으로 3백만이 죽고 기아로 3백만이 죽었다. 이걸 보고도 평등이니 자주니 하는 사람은 온전한 정신일 리가 없다. 마피아 두목의 인생 강의에 눈물을 흘리며 경청하는 것처럼 우스꽝스러운 일이니까.
  
  셋째, 개혁개방을 시늉만 낸다는 것. 중국이나 베트남, 동구, 러시아를 보면 알겠지만, 개혁개방은 10년만 하면 천지가 개벽한다. 그 다음은 누구도 돌이킬 수가 없다. 그러나 김일성이 죽은 지 10년이 되었지만, 그 누구도 심지어 친북좌익의 수뇌급도 북한에 들어가서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못한다. 개혁개방은 흉내만 냈다는 말이다. 자랑할 게 있으면 화장실 변기 뚜껑을 열어서까지 다 보여 주는 게 조선 사람인데, 기껏 보여 주는 게 말뚝보다 뻣뻣한 감시원 몇 명과 나무와 물과 돌과 괴이한 낙서밖에 없는 금강산 그리고 하나같이 무표정한 사람들이 드문드문 다니는 평양 거리이다. 어떤 후진국도 관광객이 가면 원주민들이 줄줄이 따라붙는다. 한 푼이라도 벌려고!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금강산에는 껌 한 통 담배 한 개비 파는 사람도 없다. 또한 북한 주민들이나 대단한 줄 아는 평양에 우뚝 솟은 빌딩들은 이제 어떤 후진국에도 다 있다. 그 정도는 60년대나 자랑거리가 되었을 뿐이다. 또한 아프리카 오지의 작은 도시도 그보다는 활기차다. 인간이 살고 있다는 말이다. '거기도 사람이 살고 있었네!'라고 헛소리한 작자가 있었는데, 그런 자는 악마가 선전용으로 공짜로 먹여 주고 재워 주면 지옥에 갔다 와서도 태연히 그런 소리를 지껄일 인간이다.
  
  사면초가의 상태에서 죽자사자 남북 고위급회담에 매달리던 김일성 부자가 한국 사람을 가정집에 데려가는 걸 허용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북한 사람들은 냉장고를 열고 보여 주며 한국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우리 공화국, 이렇게 잘 삽네다!
  거기에는 계란이 한 100개 있었다.
  --아, 이렇게도 못 사는구나! 계란 100개를 갑부의 상징으로 알고 있다니!
  
  '남의 자유와 북의 평등을 합치는 것이 곧 통일일러라.'
  감상적 통일론자 문익환의 말이다. 뱀의 혀와 여우의 머리를 지닌 김일성에게는 노련한 정치인 김구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하물며 이런 세상 물정 모르는 목사야 말할 나위가 없다.
  
  미안하지만 북한보다 한국이 월등히 평등하다. 실은 북한이 전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다. 거기는 무려 51개 계층이 있지만, 여기는 계층이 아예 없다. 일제시대와 6·25를 통해 전 국민이 거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6·25 이후 부자라야 겨우 하루 밥 세 끼 먹고 사치품인 자전거 한 대 있었을 뿐이었다. 부자와 빈자를 계층이라고 보고 싶겠지만, 한국만큼 소득 분배가 잘 된 나라(지니 계수 0.320 정도)는 전세계에서 서구와 일본, 대만, 싱가포르 정도밖에 없다. 지니계수가 0.350이 넘어선 것은 민주 정부가 들어선 이후의 일이다. 미국도 지니계수가 0.380이나 된다. 조정래가 극찬한 북한의 무상몰수 무상분배부터 허구에 가득 찬 것임을 알아야 한다. 거기는 영원히 현물세를 약 30% 내야 했다. 반면에 유상몰수 유상분배한 한국은 30%씩 5년만 내면 영원히 제 땅이 되었다. 그리고는 5%의 세금도 안 냈다. 그나마 북한은 1958년부터 모든 공산국가에서 실패한 협동농장을, 전 농민을 농노로 만든 협동농장을 강행했다. 대주주는 김일성 가문 하나 뿐이었다.
  
  북한이 한때 잘 살았던 것처럼 보인 것은 전적으로 일제 덕이었다. 해방 이후 공장과 발전소의 90% 이상이 북한에 있었던 것이다. 그 당시 수준으로 그것은 서구의 그것들과 맞먹었다. 6·25 후에도 좀 나아 보였던 것은 소련과 중공과 일본 덕분이었다. 기술 주지, 무기 주지, 유학생 받아 공부시켜 주지, 식량 주지, 석유 주지, 엔 주지(조총련)--오늘은 이쪽 내일은 저쪽 손만 벌리고 배에서 꼬르륵 소리만 내면 되었다. 그것을 일러 '주체'요 '자주'요 '자립'이라 했다.
  
  북한은 스스로 플러스 성장을 한 적이 거의 없다. 그 증거가 신장이다. 할아버지가 제일 크고 아버지가 그 다음으로 크고 그 다음이 장성한 아들이 크다. 일제시대에 산 할아버지가 제일 잘 먹었다는 말이다. 그나마 중공과 소련으로부터 장부상으로만 차관이라 기재해 해 놓고 공짜로 얻어먹을 때는 좋았는데, 이 두 나라가 중국과 러시아로 바뀌면서 돈맛을 알고서 달러를 내놓으라고 하면서부터 하루아침에 90%는 깡통을 차고 10%는 몽둥이를 들고 설치게 된 것이다. 한 300만 굶어 죽고 나서는 체면이고 뭐고 돌볼 것 없이 홍수 핑계를 대고 '거지의 나라'라던 한국에 손을 내밀게 되었다. 그렇게 식량도 받고 비료도 받아 군인과 공산당원들이 간신히 입에 풀칠한다. '식민지' 관리 차원에서 중국이 식량과 석유를 좀 주고, 너그러운 미국이 공짜로 식량을 주고 약속을 하나도 안 지킴에도 불구하고 농축 우라늄을 개발했다는 말을 하기 전까지 7년 동안이나 중유를 매년 50만 톤이나 주었다. 그래도 군대와 공산당을 관리하는 김정일의 비자금이 턱없이 부족하자, 한국에게 그냥 달라고 하기에는 속보이니까 '금강산 구경하게, 정상회담하세, 공단조성하네, 무역하세, 응원부대 보내네' 하면서 수출해서 버는 것보다 더 많은 달러를 '조공'으로 받아갔다.
  
  북한은 생산이란 걸 전혀 모른다. 거기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바보다. 김일성 어록을 달달 외는 게 최고다. 국가 차원에서도 얻어먹고 '조공'받아 먹는 것밖에 모른다. 이제 드디어 세계 11위의 부를 생산하는 한국을 통째로 삼키려고 한다. 친북좌익들이 북한 공산당이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도록 아는지 모르는지 휴전선에 붉은 카펫을 깔고 있다.
  
  친북좌익들은 모른다. 북한을 몰라도 가슴이 답답할 정도로 모른다. 왜? 그들이 조상의 부끄러운 얼을 이어받은 탓이다. 조선의 양반들이, 금과 비단과 쌀과 말과 미녀로 평화를 사려다가 요한테 욕을 보고 금한테 겁탈 당하고 끝내 원에게 살해당한 송! 그 나라에서 흘러나온 성리학을 일점일획도 안 틀리고 달달 외고 있다가 왜란과 호란을 겪고도 정신을 못 차리고 가렴주구만 일삼더니, 결국 일본에게 돌팔매질 한 번 못해 보고 나라를 빼앗긴 것처럼, 친북좌익들이 자유와 평등과 풍요를 두루 성취한 대한민국은, 내정간섭을 전혀 받지 않는 대한민국은 기습남침 때문에 되돌아온 미군을 가리키며 되려 '식민지'라고 부끄러워하고, 무슨 뚱딴지같이 평등이니 분배니 사회주의니 마르크스니 주체사상이니, 하는 걸 일점일획도 안 틀리고 달달 외면서 '독재자'와 '악덕 기업'들이 피땀 흘려 벌어놓은 달러로 평화를 사서 황홀한 통일을 이루려는 망상에 젖어 있다. 장성들마저 병아리처럼 모여 일개 차관급 인사에게 북한을 한 형제로 생각하라는 정훈교육을 받고도 단 한 명 암탉의 품을 박차고 나가지 않았다니, 장차 이 나라가 어찌 될 것인지!
  
   (2004. 7. 1.)
  
[ 2006-04-18, 11:4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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