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위폐와 한국의 환율
민족공조의 나팔소리가 알게 모르게 조율만 열심히 했을 뿐 한 곡 제대로 뽑기도 전에 민족공멸의 弔鐘으로 바뀔 참이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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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9년 9월 불란서가 상업위성 SPOT 2호로 촬영한 위성사진을, 영변의 핵 시설을 손바닥처럼 보여 주는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북핵이 국제공론화된 이래, 북한은 여우보다 간교한 수법으로 미국과 한국을 농락했다. 덕분에 유라시아에서 '나 홀로 공산독재'를 지금까지 17년간이나 더 연장할 수 있었다. 3대를 이어갈 듯하던 김씨공산왕조가 마침내 허둥대기 시작했다. 2005년 9월 미국이 북한의 위폐 문제를 들어 마카오의 델타 방코에 옐로카드 없이 바로 레드카드를 꺼내들면서, 자금줄이 막힌 천출장군이 워싱턴에서도 들릴 정도로 크게 신음하고 있다. 장군의 아킬레스건을, 아니 그의 목줄을 잡은 셈이다. 당기기만 하면 된다. 아니, 줄을 늘어뜨리고 가만히만 있어도 된다. 그가 바삐 움직일수록 점점 더 조여들 테니까.
  
   김대중호가 출범하면서 거세게 불기 시작한 반미(反美)바람은 노근리에서 매향리로 매향리에서 광화문에서 자유공원으로 자유공원에서 평택으로 때로는 돌개바람으로 때로는 회오리바람으로 한반도를 할퀴고 있다. 급격히 주적(主敵)이 바뀌고 있다. 대세가 기운 듯하다. 그런데! 서서히 2005년부터 머나먼 동쪽과 지척의 동쪽에서 검은 점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것은 환율의 허리케인이요, 환율의 가미가제(神風)다. 1997년 1차 불었던 적이 있지만, 우물 안 권력은 거의 교훈을 얻지 못했다. 과학기술자가 의사를 하늘의 별 보듯 우러러보고, 친여 시민단체가 세계적 우량기업을 땅속 하수구의 오물 보듯 우습게 보는 상황에서 환율의 허리케인과 가미가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능히 견딜 수 있는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가 없다.
  
   8년간 누린 환율의 봄바람은 어중이떠중이를 상당히 많이 포함한 외국자본만 살찌우고 일부 지역 부동산에 날개를 달아 주었을 뿐,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릴 과학기술은 숨이 차고 거친 국제화 파고를 헤쳐갈 경영은 목이 탄다. 1985년에 얄미운 일본의 우군이 전혀 없었듯이 2006년에는 일본 경제의 10분의 1 규모밖에 안 되는 아리달쏭한 한국의 우군이 전혀 없다. 1달러 : 900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미 1: 930대에 접어들었다. 우군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1:850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엔화 대비 원화의 절상이다. 1(엔):10(원)이 황금비율이지만, 이미 1:8에 근접했다. 우리나라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미국이라기보다는 일본과 중국이기 때문에 엔 대비 1:7이면 이건 일본으로 봐선 가미가제 수준이고 한국으로 봐선 임진왜란급 태풍 수준이다. 80%의 중소기업이 뿌리째 뽑힐 것이다.
  
   장기적으로 위안화가 달러 대비 1: 6까지도 바라볼 수 있지만, 원과 위안의 환율은 별로 변하지 않을 듯하다. 외환보유고만 많을 뿐 금융이 취약하기만 한 중국은 북한의 위폐 문제에 따른 미국의 금융제재에 고분고분 동참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은 북한의 위폐 문제에 대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만 중얼거리는 한국을 상대로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상해 주지 않는 것을 묵인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으로서도 한국에게 언제까지나 천문학적인 무역적자를 볼 수도 없다. 이래저래 한국은 어려울 때 도와 줄 친구가 없다. 옛 친구는 잃었고 새 친구는 미처 사귀지 못했기 때문이다.
  
   북한의 위폐 문제와 한국의 환율 문제 때문에 민족공조의 나팔소리가 알게 모르게 조율만 열심히 했을 뿐 한 곡 제대로 뽑기도 전에 민족공멸의 조종으로 바뀔 참이다. 강철보다 튼튼한 위폐의 목줄이 '폭정의 전초기지'를 각일각 조여 들고 있다. 큰소리칠수록 날뛸수록 위폐의 목줄은 점점 더 조여든다. 남쪽에선 전쟁보다 무서운 환율의 허리케인과 임진왜란급 가미가제가 '반미와 반일의 진앙지'를 향해 서서히 불어오고 있다. 아무도 도와 주지 않는다. 어떤 나라도 말리지 않는다. 경고해 주는 나라조차 없다. 유럽도 중국도 인도도 러시아도 동남아도 굿이나 보고 떡이나 얻어먹을 눈치다.
   (2006. 4. 24.)
  
  
  
  
  
  
  
[ 2006-04-24, 21:55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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