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대제: 바보들의 계산된 박수에 얼빠진 수재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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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대제: 바보들의 계산된 박수에 얼빠진 수재
 
   무능과 무지의 김영삼 정부에서 무능과 위선의 김대중 정부를 거쳐 무능과 독선의 노무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새롭게 떠오른 명(名) 장관은 단 한 명도 없다. 어쩌다 명예의 전당에 오를 분이 나타났다고 좋아하면, 예외 없이 구관(舊官)이 잠시 명관(名官) 역할을 담당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나마 이내 쫓겨나거나 아예 변절해 버렸다.
  
   대통령과 그 박수부대 또는 실세가 전지전능한데, 장관 따위가 감히 나서서 중차대한 국사(國事)에 대한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장관은 단지 대(對) 국민 속임수요, 민심을 호도하기 위한 일개 얼굴마담용 소모품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조연(실세)의 조연에 지나지 않는 장관이 주연급으로 부상하는 꼴을 죽어도 못 봐 주었던 것이다.
  
   밤하늘의 유성처럼 명멸했던 평균 재임 6~7개월 정도의 허구 많은 족보 장식용 장관 중, 노무현 정부에서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장관은 딱 두 명 있었다. 전두환 정부 시절부터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앞서 조용히 쥐도 새도 모르게 정보혁명을 일으켜, 어느 날 아침 눈을 떠 보니, 한국이 세계적 IT 강국으로 군림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현실로 만들어 버린 오명 전 과학기술부 장관이 바로 그 중 한 분이다. 그 다음으로는 세계가 그 재주를 인정하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다. 오명 전 장관이 터를 닦고 빌딩을 세우고 실내 장식까지 멋들어지게 해 놓은 정통부의 장관실에 들어간 진대제는 장관 재임 중에도 과히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오명 전 장관은 황우석 사건이 터지면서 소리소문 없이 야인으로 돌아갔다. 반면에 황우석 사건에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진대제 전 장관은 요란한 팡파르 소리와 함께 경기도지사에 출마했다. 눈이 시릴 정도로 화려하던 진대제의 경력은 이로써 8·15 해방 직전에 변절한 민족지도자의 그것처럼 영원한 카인의 낙인이 찍히게 되었다. 그는 장관 재임시에 이따금 유시민이나 정동영, 김근태, 유홍준, 이부영이나 원희룡, 김대업이나 강정구, 송두율 등이 할 말을 흉내내는 것 같더니, 결국 자치단체장 중 서울시장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경기도백이 무슨 따 놓은 당상인 양 표정관리를 하면서, 희희낙락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첫 공약이 미국 시민권이 있는 서른 살 아들을 국군에 입대시키겠단다. 이어서 100억 원을 기부하겠단다.
  
   웬걸 김문수 한나라당 국회의원한테 상대가 안 된다. 월드컵에서 한국이 우승하겠다고 덤비는 꼴이다. 한국 축구 대표팀도 우승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잘하면 1% 정도의 확률은 있을 것이다. 진대제도 중학 동기동창인 김문수 의원에 맞서 그 정도의 확률밖에 없는 듯하다. 아무리 한국의 정치가 썩은 미소를 잘 짓는 자들의 세상이 되었다고 해도, 자치단체는 나날이 나아진다. 풀뿌리 정치가 친북좌익의 꽃샘바람을 굳세게 견디며 파릇파릇 자라고 있다. 썩은 미소가 아닌 수수하고 싱싱하고 향기로운 미소를 짓는 사람들이 지도자로 대거 뽑힌다는 말이다. 여기선 이미지 조작이 거의 통하지 않는다. 허상이 아닌 실상이 이긴다.
  
   더군다나 잠자던 거인 정통우익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서서히 최면에서 깨어나기 시작하는 정통우익이 허리끈을 동여매고 운동화 끈을 바싹 묶고 도시락 싸들고 태극기를 온 몸에 두르고 횃불을 굳게 잡들고 광화문과 평택의 도깨비 촛불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능과 독선의 정부에서 장관 자리에 좀 머물렀다는 것이 무슨 프리미엄이 될 리 없다. 오히려 역효과만 일으킬 것이다. 차라리 무소속으로 나서면 최소한의 자존심은 세울지 모른다.
  
   재주 많기로 유명한 이헌재, 진념, 김진표 등도 대통령의 일개 실세보다 작은 권력을 탐하다가 스타일 다 구겼다. 진대제도 마찬가지다. 불패신화에 도취한 자가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셈이라, 시멘트 바닥에 떨어지고 되튕겨 오물이 가득 찬 구덩이로 굴러 떨어지기 전에는 제 정신을 못 차릴 것이다.
  
   무식한 전두환이라고들 하는데, 국보위에 참여한 이들을 변절자로 손가락질하는데,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다. 전두환은 정식으로 4년제 육사를 졸업한 사람이다. 서울대는 몰라도 연고대 정도의 학력을 가진 사람이다. 군인이라면 무식하다고 하는 자들이야말로 불학무식한 자들이다. 들어갔다 하면 4년 내내 데모만 하던 자들도 한여름에 아이스케키 먹는 식으로 우습게 졸업하는 한국의 일반 대학과는 달리, 사관학교는 성적이 나쁘거나 품행이 반듯하지 못하거나 애국심이 의심되는 자는 가차없이 퇴교 당한다. 졸업해서 임관했다면, 그 자체로 이미 그는 국가의 동량으로 자랐음을 국가가 보증한다. 더군다나 별을 달았다고 하면, 그는 아무리 높은 자리에 가도 지도자의 역할을 충분히 담당한다. 사람을 다룰 줄 알고 조직을 운영할 줄 알고 자신보다 나은 인재를 발탁하여 '믿고' 일을 맡길 줄 안다.
  
   서슬 퍼렇던 전두환 정부에서 명 장관이 줄줄이 배출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들은 인재였고 실세였던 것이다. 권력에 아첨하는 얼굴마담이 아니었던 것이다.
  
   무능과 무지의 김영삼 정부 때부터는 정반대였다. 온통 대통령과 그 실세의 나라였다. 그들은 인재를 발탁할 줄도 몰랐고 믿고 맡기지도 못했다. 스스로 '진리와 정의와 애국심'을 독점했기 때문이다. 결국 일반 사람(상식 있는 사람)보다 못한 자(상식도 없는 자)들이 권력을 독점했는데, 그 바보들이 괴이하게 권력을 창출하고 유지하는 데는 비상한 재주가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 기웃거리는 자들은 아무리 머리가 뛰어나도 원숭이가 나무에 올라가 신나게 잣을 따는 재주나 피울 뿐이다. 잘못하면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고 설혹 잘해도 아무런 박수를 받지 못한다. 결국 수재가 아니라 바보의 바보인 셈이다.
  
   머잖아 끈 떨어진 방패연 신세가 되어 푹 썩은 사과처럼 썩은 미소를 지을 진대제를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하하하! 나 비록 머리가 나쁘지만, 진대제보다는 훨씬 좋은 듯하다.
  
   (2006. 5. 11.)
  
  
  
[ 2006-05-12, 00:46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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