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민심을 조작하려고 '깽판'치면
또 다시 민심을 조작할 수 있다고 믿고 뒤집기할 큰 기회만 노린다면, 그 때는 민심이 ‘소리 있는 분노’를 터뜨릴 것이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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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민심을 조작하려고 '깽판'치면
 
   20세기는 독재자의 황금시대였다. 그들이 천사의 나팔을 수중에 넣었던 것이다. 천사의 나팔, 그것은 바로 마이크와 확성기, 전신과 전화, 신문과 교과서, 라디오와 TV다. 이를 통해 20세기의 독재자는 어떤 거짓도 달콤한 진실로 둔갑시킬 수 있었다. 파블로프와 프로이트는 대중의 의식과 무의식을 독재자가 원하는 대로 대량생산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제공했다. 과연 독재자가 부는 천사의 나팔 소리는 사이렌이 부르는 노래처럼 달콤했고 독재자가 들려 주는 미래 이야기는 엄마의 자장가처럼 황홀했다.
  
   무엄하게도 천사의 나팔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귀를 틀어막는 자들이 있었다. 천의 눈과 천의 귀를 가진 독재자가 이를 모를 리 없었고 이를 해결하지 못할 리 없다. 그는 즉시 정의의 사자를, 비밀경찰과 친위대를 내려 보냈다. 어쩌다 이들의 위협과 폭력에도 굴하지 않는 자가 있으면, 최후의 심판관을, 검찰과 군대를 투입했다. 거미줄 같은 법망과 천둥번개 같은 폭력에 맞설 수 있는 반동은 존재할 수가 없었다.
  
   독재자의 태평성대는 영원히 이어질 듯했다. 그러나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고, 위협은 육체의 배고픔을 채워 줄 수 없고, 폭력은 영혼의 갈증을 풀어 줄 수 없다. 극우 전체주의자도 극좌 전체주의자도 진실과 육체의 배고픔과 영혼의 갈증 앞에 차례차례 무릎을 꿇었다.
  
   20세기의 황금시대를 21세기까지 끌어와 한껏 구가하는 독재자가 있고, 그 독재자의 나팔 소리에 소름이 끼치는 게 아니라 가슴이 두근거리는 자들이 있다. 까짓, 민심이야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다고 믿는 자들이 있다. 20세기의 꼬리부분과 21세기의 머리맡에 각기 한 다리를 걸친 그 독재자가 어여뻐 하는 의식과 무의식을 얼마든지 대량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자들이 있다. 그런 자들이 연이어 두 번이나 대권을 잡고 한 때 휘청거리는 대권을 바로 세우고 일대 반격을 가하여 거짓과 위협으로 민심을 조작하여 입법권까지 장악했다.
  
   2006년 5월 31일, 마침내 거짓 대신 진실, 위협 대신 배부름, 폭력 대신 행복을 갈구하는 국민이 ‘소리 없는 분노’를 터뜨렸다.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듯한 참담한 패배! 대부분 어린애 팔 비틀리기 식 패배였다. 제1 야당은 거의 여당의 2배, 3배에 해당하는 표를 쓸어 담았다. 제1 야당과 여당의 표차는 무려 6백만 표! 2002대선의 57만 표 차이를 10배나 넘어섰고 2002총선의 87만 표 차이의 7배에 육박했다. 수도권 집중과 균형개발에 대한 대통령과 여당의 소신으로 봐서는 중앙권력은 단지 조정 권한밖에 없어야 한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국가 권력의 80%를 제1 야당에게 두 말 않고 즉시 넘겨 주어야 할 것이다. 접점 지역은 딱 한 군데였지만, 그나마 심판도 놀란 대역전패였다. 5:0으로 줄곧 앞서다가 경기종료 10분을 남기고 감독이 쓰러지면서 방패로 몸을 가리게 하고 필사적으로 던진 승리 사인 두 번에 귀신에 홀린 듯 여당은 잇따라 6골을 헌납, 심판의 호각 소리가 타임아웃을 알리는 순간 5:6으로 패배한 것이다.
  
   “거짓은 그만!”
   “협박도 이젠 안 무서워!”
   “폭력은 절대 안 돼!”
  
   중앙의 행정 입법 두 권력에 이어 사법 권력까지 거의 장악하려던 차에 지방의 행정 입법 두 권력을 싹쓸이 당한 것이다. 졸지에 서울의 정부와 국회가 식물정부와 식물국회가 되어 버렸다. 천사의 나팔을 즐겨 부는 입과 상상력 풍부한 머리 외에는 몸이 대부분 마비되어 버린 것이다. 머리와 입으로 아무리 명령을 내리고 호통 쳐도 몸의 일부만 꼼작거릴 뿐이다.
  
   중앙정부가 여전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겉이 아닌 속으로는 반성함이 전혀 없이 ‘먼 미래를 내다보고’ 또 다시 민심을 능히 조작할 수 있다고 믿고 ‘그동안 추진해 온 정책과제들을 충실히 최선을 다해 이행해 나가면서’ 뒤집기할 큰 기회만 노린다면, 그 때는 80%의 국민이 ‘소리 없는 분노’가 아니라 ‘소리 있는 분노’를 터뜨릴지 모른다.
  
   (2006. 6. 2.)
  
[ 2006-06-03, 07:3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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