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독재의 땅 북한에 하루라도 살고 오길
북한에는 간첩혐의로 처형당한 사람이 수백 만 명이나 된다. 지금도 20만이 수용소에 갇혀 있다. 그게 바로 안보독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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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독재의 땅 북한에 하루라도 살고 오길
  북한이 북한의 어선에게만 출항을 금지한 후에, 7발의 미사일을 동해로 북태평양으로 발사한 지 1주일이 다 지나가도록 소설가 황구라보다 말을 잘하는 노 대통령은 가타부타 말씀이 없다. 한국과 일본의 어선과 여객기가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고, 미국까지 날아갈 수도 있었다는 대포동 2호는 40여초 만에 종적이 묘연해졌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미국의 코털도 건들지 않았는데, 무슨 호들갑이냐? 혹 이런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각하에 누가 되는 글은 한 줄이라도 나오면 만사를 제쳐놓고 즉시 섬뜩한 반론을 제기하던 청와대에서 평소에 핵과 미사일은 안 된다고 북한을 향해서 여러 번 종용했던지라 이번에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서 조용한가 했더니, 며칠만에 드디어 대통령 홍보수석실이 각하의 침묵을 옹호하고 지지하는 글을 올려 한국의 정통우익과 일본과 미국의 정부를 싸잡아 냉전세력으로 몰아붙였다. 냉철하고 조용하고 의연한 노 대통령을 한국의 야당과 정통언론 그리고 미국과 일본의 국가 원수는 따라 배우라고 은연중에 종용한다. 여기서 비장의 무기로 발사한 말의 미사일이 '안보독재'다.
  
   북한은 한국에 대해 추호도 침략의 의도가 없었고 행동을 보인 적도 없는데, 민주세력을 간첩으로 조작하여 독재권력 유지에 40여년 간 악용했다는 것이 '안보독재'란 신조어의 함의(含意)다. 한국의 옛 야당과 재야와 운동권이 해방 이후 지금까지 줄기차게 주장하던 말 바로 그것이다. 용어만 새로 만들었을 뿐, 귀가 따갑게 들었던 말이다. 사실 관계나 논리 구조나 얼토당토 말도 안 되지만, 그래도 저들이 민주의 깃발을 흔드는 것을 보고 너그러이 못 본 척 못 들은 척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너무도 생경하게 들린다. 100년에 한 번 일어날 전쟁에 대비하여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여 만반의 대책을 세워야 하는 국군통수권자가 집무하는 곳에서 이 말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북한의 110만 인민군 중 70만 대군이 청와대에서 불과 100리 밖에서, 6.25 직전처럼 또 다시 미군이 철수하길 학수고대하면서 53년 동안 대를 이어 호시탐탐 대한민국을 노리고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청와대에서 이런 말이 나왔기 때문에, 4800만이 스스로의 귀를 의심하게 된다. 선군정치의 대장은 아프리카의 토고보다 가난한 나라 살림으로 보아 110만은커녕 10만 아니 1만 군대도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서 '안보독재'를 극대화하느라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을, 일본인도 미국인도 아닌 조선인을 300만이나 굶겨 죽이고도, 이것만 풀어 주면 즉시 대화의 장에 나오겠다는 그 마카오 계좌 2400만 달러의 무려 120배에 달하는 30억 달러를 아무 조건 없이 한국으로부터 지원 받고도 따발총 한 자루 버리지 않음을 모를 리 없는 청와대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위를 보고 깜짝 놀란 한국과 일본과 미국을 도리어 개탄한 것이다.
  
   철광과 탄광과 상권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제국주의 중국한테는 찍소리도 못하고, 중유와 식량 등으로 아무 조건 없이 마카오 계좌의 100배는 지원한 선한 사마리아 미국한테는 단 한 마디 고맙다는 말은커녕 북한의 고철 하나 가져가지 않고 대량살상무기 그만 만들라고 점잖게 충고한다고, 공짜로 준 것에 비하면 말 그대로 새 발의 피인 푼돈을 위폐에 대한 지극히 당연한 자위조치로 동결한 것에 발끈해서 미국을 제국주의라고, 북한이 밤낮으로 욕하면, '민족공조'를 앞세워 한국의 방송과 여당과 친여 시민단체들도 줄기차게 반미의 촛불을 켜든다.
  
   얼마 전 지방선거에서 여당에게 치욕적인 참패를 안겨 준 국민들이 마침내 햇볕정책의 망상을 확연히 깨닫고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빠져 라면과 생수를 확보하는 것도 잊고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그 슬기로운 국민들을 향해서 도리어 '안보독재'의 악몽에서 깨어나라고 꾸짖고, 지금은 태평성대라고 청와대 홍보 수석실은 낱말마다 액센트를 넣어서 널리 알린다.
   한국의 역대 정부는 국가의 정통성과 헌법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기 위해 자유세계의 허점을 이용하여 끝없이 남파하는 간첩을 발본색원할 수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 된장을 담으면 구더기가 생기기 마련이고 불을 끄다 보면 마당을 물로 적시기 마련인 것처럼, 약간의 과잉 수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전체적으로 볼 때 지극히 사소한 일이었다. 암 환자를 수술한 의사가 환자의 배를 칼로 가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암 덩어리만 떼어내지 왜 멀쩡한 배를 칼로 갈랐느냐고 항의하고 정식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만큼 한국의 역대 정부가 남파 간첩을 잡는 과정에서 몇몇 사람이 다친 것을 문제삼는 것은 엽기적이다. 그걸 갖고 '안보독재'라고 마치 전국민이 동의하는 자명한 진리를 일깨우듯이 세계만방에 널리 알리는 사람이 대법원으로부터 불법단체로 판결이 난 한총련의 대변인이 아니고 청와대의 홍보수석이라는 것은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3조원을 꿀꺽 하고도 3백원도 안 드는 편지 한 통 주고받지 못하게 하는 국가 아닌 국가가 북한이다. 이것보다 더한 냉전이 어디 있는가. 세계의 냉전은 끝났다. 그러나 현재 한반도의 냉전은 과거의 동서냉전보다 10배, 100배 더 치열하다. 한국의 전국을 사정권에 둔 미사일 시위를 보고도 그것이 단지 육지에 떨어지지 않고 동해에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비상사태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북한의 '안보독재'를 어떤 상황에서도 눈감아 주겠다는 말밖에 안 된다. 주권은 영토에만 미치는 게 아니다. 영해와 영공에도 함께 미친다. 한국의 주권이 미치는 영해와 영공(한국의 헌법에 따르면 북한은 미수복지로 동해는 한국의 영해다)에 미사일이 날아갔는데도 그것은 남의 일이라고, 가증스러운 일본의 일이라고, 북한이라는 주권 국가의 군사 훈련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한국인으로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말은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하라 남쪽의 어느 나라 사람이 빵 한 조각의 미끼에 시키는 대로 얼른 따라하는 거짓말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에는 간첩혐의로 전 가족이 처형당하거나 수용소에 갇힌 사람이 수백 만 명이나 된다. 지금도 그런 혐의로 20만이 수용소에 갇혀 있다. 적어도 13년 전부터는 한국 정부가 북한에 간첩을 보냈을 리가 없는데, 어찌 아직도 20만이나 갇혀 있을까. 이로 미루어 보아도 그들이 간첩이라는 것은 99.999999999999999999999% 거짓말이다. 그게 바로 '안보독재'다. 반면에 한국의 역대정부는 단 하루도 '안보독재'를 한 적이 없다. 내 말이 정 안 믿어지면 몰래 북한에 들어가서 하루라도 살고 오기 바란다.
  
   (2006. 7. 12.)
  
  
[ 2006-07-12, 16:3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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