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은 반공의 새 이름
과거의 반공주의자는 현재 북한인권파이고, 과거의 위장 자유민주주의자는 현재 햇볕파이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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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정상회담의 신기루]
  
   남북정상회담은 좌우파를 가리지 않고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여야가 따로 없었고 영호남이 따로 없었다. 방송은 물론이고 신문도 마찬가지였다. 조선일보나 한겨레신문이나, 풍물놀이를 따라가는 애들처럼 흥분했다. 한여름 우거진 나무 사이에서 수백 마리 매미가 일제히 울음을 터뜨릴 적에 철모르는 귀뚜라미가 한 마리 컴컴한 다락방에서 우는 소리만큼, 그 당시는 햇볕정책을 경고하는 소리가 그렇게 약하고 쓸쓸했다.
  
   진실은 행동으로 드러나는 법. 정통우익은 곧 뭔가 요상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알았다. 김정일이 전혀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마치 스위스 비밀계좌의 개인 비자금을 빼가듯 날름날름 받아먹기만 받아먹고, 굶주리는 북한주민을 위해선 아무런 생산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강성대국과 선군정치를 외치며 핵과 미사일을 보란 듯이 개발했던 것이다. 병적기록부 한 장이라도 건수를 잡았다 하면, 셜록 홈즈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샅샅이 뒤져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 제기로 상대방이 나중에는 질려서 혼비백산 도망가게 만들었지만, 김정일의 뻔뻔한 행동에 대해서는 정부와 친정부 세력은 태평양보다 넓은 아량으로 대했다. 닭 한 마리 안 죽인 자유대한의 정적은 한 하늘을 같이 일 수 없는 원수로 여기지만, 300만 아사의 원흉 공산독재자는 일편단심 '미인'으로 생각하지 않는 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친북좌파의 사미인곡]
  
   정통우파는 이내 속았음을 깨달았지만, 친북좌파나 위장우파는 요지부동이었다. 5억불 상납이 드러나도 끄떡없었다.
  김정일이 그냥 고개만 까딱해도 '개혁이다! 보라, 북한이 개혁한다!',
  김정일이 괜히 손만 쳐들어도 '개방이다! 보라, 북한이 개방한다!',
  김정일이 실없이 한 번 웃어도 '민족공조다! 자, 우리끼리 얼싸안자!',
  하며 친북좌파는 요도방정을 떨었다.
  김정일이 카스피해산 철갑상어의 알을 너무 많이 먹고 속이 더부룩해서 얼굴을 슬쩍 찡그리면 '반미! 미군은 철수하라! ',
  김정일이 밤새 잔치하느라 졸려서 크게 하품하면 '반일! 독도는 우리 땅!',
  김정일이 말주변이 없어서 멀뚱멀뚱 45도 각도로 허공을 쳐다보면 '통일! 자주평화통일 쟁취하자!',
  하며 친북좌파는 온 나라를 들쑤셨다.
  
  [뉴 라이트의 등장과 그들의 한계]
  
   친북좌파의 일부가 뉴 라이트의 파란 깃발을 내걸고 자신들이 몸담았던 주사파의 과거를 폭로하고 북한인권의 현재를 고발하기 시작했다. 햇볕정책의 허구를 뒤늦게나마 깨닫고 프랑스를 비롯 EU가 주도하는 UN의 3년 연속 대북한 인권 결의안에 충격을 받았던 듯하다. 하여간에 정통우익으로선 반가운 일이었다.
  
   아쉽게도 뉴 라이트는 친북좌파 시절처럼 여전히 시대의 유행을 따를 뿐, 국내와 남북과 국제 관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스스로의 철학이 없다.
   우선 공개적인 사죄가 없다. 내가 알기로는 비슷한 성향의 김문수 경기지사만이 과거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사죄를 표했을 뿐이다. 기본적으로 자신들은 민주투쟁에 온 몸을 던진 진보주의자인데, 주체사상에 한 때 솔깃한 적이 있었을 뿐이니까, 그 한 때(10년 내지 20년)는 일시적인 일탈로 너그럽게 봐 달라는 뜻인지 모르겠다.
  
  [전세계 공산권은 개과천선했으나 북한만은 예외]
  
   90년대에 접어들면서 북한과 쿠바만 빼고 전세계의 공산권이 몰락했다. 개혁개방으로 개과천선했다. 쿠바는 그러나, 북한과는 달리 개혁개방 조치를 제법 취했다. 북한에 비하면 천국이다. 극악한 스탈린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곳은 북한밖에 없다. 국가를 참칭한 후 지금까지 북한은 한 번도 공산독재를 누그러뜨린 적이 없다. 반공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뉴 라이트는 북한은 마르크스 기준으로 보면 공산주의가 아니라 봉건왕조니까, 반공은 더 이상 거론할 가치조차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옛 공산권은 마르크스 기준으로 공산주의였던가. 거기 부합되는 나라는 단 한 나라도 없었다. 문제는 책 속의 공산주의가 아니라 현실 속의 공산주의다. 이론으로 따지면 오히려 한국이 해방 이후 지금까지 북한보다 훨씬 더 공산주의에 가깝다. 그러면 한국의 역대 정통우익 정부가 내세운 반공은 스스로를 공격하는 말이었다는 자가당착에 빠진다.
  
  [책 속의 공산주의와 현실 속의 공산주의]
  
   자유와 인간존엄성의 근간인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고 국가가 생산수단과 유통과 금융을 모두 틀어잡고 있는 사회, 그것이 바로 현실 공산주의다. 자본주의가 나라마다 다르듯이 공산주의도 나라마다 달랐을 따름이다. 북한의 공산주의도 그 정도의 차이밖에 안 된다. 봉건왕조적 요소가 있을 따름이지, 그것은 봉건제와는 전혀 다른 공산주의의 변형일 따름이다. 북한은 이전보다 더하면 더했지 공산주의에서 반 발짝도 물러난 게 없다. 북한이 농공상(農工商) 세 분야 모두 국가 소유로 만든 해는 1958년이다. 시장경제를 받아들이겠다는 게 아니라 국가가 더 이상 분배를 책임 못 지겠다는 정책 아닌 정책인 2002년의 7.1 경제개선조치는 1958년 이전보다도 훨씬 강력한 국가 통제를 전제하고 있다. 아직도 북한 농부가 소유한 땅은 한국의 주말농장 수준을 넘지 못한다. 북한주민은 거주이전의 자유도 없고 직업선택의 자유도 없다. 이게 공산주의가 아니고 무엇이 공산주의란 말인가.
  
  [반공은 여전히 유효하다]
  
   반공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전에도 유효했고 지금도 유효하다. 반공을 국시로 내세운 이전 정부는 참 잘했다. 정말 잘했다. 그것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손자병법이었고 계란으로 바위를 치면 계란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분명한 말과 확실한 행동으로 일깨워 준 레이건의 혜안이었다. 세상에 어느 누가 80년대의 레이건을 냉전세력이라고 하는가. 레이건이야말로 자유주의자요 진보주의자였다. 총 한 방 안 쏘고 전세계에 평화를 가져다 준 인류의 은인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파괴하는 것이 꿈에도 소원인 악의 제국 공산주의를 단호히 배격한 한국의 역대 정부도 마찬가지로 위대한 정부였다. 그들이야말로 자유주의자였고 진보주의자였다. 따라서 그들은 올드 라이트가 아니라 정통우익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친북좌파가 수구보수라 욕하고 뉴 라이트가 아직도 반공의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시대착오적인 보수라고 비아냥거리는 세력은 다름 아닌 정통우익이다. 그들은 자유민주주의 신봉자니까 '정통성'이 있고, 세계 최빈국을 중산층이 70%나 차지하는, 골고루 잘사는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이끌었으니까 당연히 '우익'진보다.
  
   뉴 라이트는 먼저 과거에 대한 통절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친북만이 아니라 좌익운동에 대한 반성도 곁들어야 한다. 지하에서 은밀히 모여 북한 공산독재를 찬양하고, 해마다 쓰레기통에서 기적의 장미꽃을 피우던 국내 산업화의 발목을 잡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든든한 보루인 반공에 흠집을 내고, 올챙이 적 생각 못하는 서구의 언론이 혹평하던 것과는 달리 전세계 개도국 중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발전하고 있었던 민주화를 국내에서 한 수 더 떠서 비틀고 부풀린 죄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성해야 한다. 정통우익에게 머리를 숙여야 한다. 당장 집에 가서 부모님과 조부모님께 무릎을 꿇고 철없던 시절에 대해 반성하고 새 시대를 위한 지혜를 구해야 한다. 2004년의 탄핵 역풍에 잠시 속았던 민심이 2006년을 기해 완전히 돌아선 의미를 알아야 한다. 그 근저에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북한의 괴뢰성에 대한 자각이 있고, 한국의 반공에 대한 감사와 북한의 인권유린에 대한 의분(義憤)이 있다.
  
  [반공은 북한인권, 위장 자유민주주의는 햇볕]
  
   한 마디로 말해서 북한인권은 곧 반공이다. 반공은 북한공산당에 대한 반대고 북한인권은 북한주민에 대한 형제애다. 단지 대상만 달리 표현한 말이다. 그런데 반공은 시대착오적인 망상이고 북한인권은 인류보편적인 이상이라고? 전혀 북한인권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시대적 유행을 따른다는 것을 스스로 폭로한 셈이다. 그들의 북한인권은 북한주민에 대한 형제애 그 자체가 아니라 자신들의 명예와 권력을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음을 폭로한 셈이다. 세계적으로는 공산국가가 소멸되었고 단지 사회주의가 남았으니까, 반공을 외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그래서 북한인권이라고 해야 한다. 한국은 다르다. 시대적인 대세에 따라 말만 북한인권으로 바꿨을 따름이지 반공은 여전히 유효하다. 한국에선 두 용어가 동일한 의미를 지녔다.
  
   뉴 라이트가 북한인권 운동에 동참하고 친북좌파의 과거를 폭로하고 김정일 독재에 대해 어느 정도 할 말은 하는 것은 고맙고 훌륭한 일이다. 그러나 정통우익을 폄훼해서는 안 된다. 감히 가르치러 들어서는 더욱 안 된다. 도리어 그들에게 배워야 하고 그들의 소매를 부여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뉴 라이트는 제2의 김대중 정부, 제2의 노무현 정부를 획책하는 위장된 친북좌파로 능히 오해받을 수 있다. 민족공조를 앞세운 북한에 대한 유화책이 바로 그것이다. 햇볕정책을 버리고 반공을 되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한 동기에도 불구하고 또 속는다. 2천만 북한주민의 고통을 기약 없이 연장한다. 또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몰이해로 설령 큰 일을 맡게 되더라도 시대착오적인 좌향좌 개혁으로 나라를 다시 혼란으로 빠뜨린다.
  
   과거에 자유민주주의자 또는 반공주의자였던 사람들은 현재 당연히 북한인권파이고, 과거에 위장 자유민주주의자 또는 반공 얘기만 나오면 민주투사를 자처하며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던 자들은 현재 당연히 햇볕파다. 자유민주주의자로서 일시적으로 위장 자유민주주의자의 현란한 말에 속았던 사람들은 점입가경인 김정일의 독재와, 도살장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가축의 눈빛으로 사람의 영혼을 쏘아보는 탈북자의 한결같은 증언이라는 엄연한 현실을 보고 듣고는 속속 북한인권파에 합류한다. 햇볕파는 동시에 구제불능의 6·15공동선언파로서 북한인권 말만 나오면 쇤베르크의 음악보다 아리송한, 무조음악을 흉내낸 소음을 늘어놓는다.
  
  [미국은 11억 달러어치의 대북 무상원조를 제공했지만]
  
   햇볕파는 이라크해방전과는 판이하게 북한인권은 프랑스를 비롯 EU가 앞장섰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음모설을 집요하게 퍼뜨리고, 인도적 차원에서(미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11억 달러어치의 식량과 중유를 무상으로 준 후 북한한테 도리어 침 맞고 뺨 맞은 것은 생각도 않고) 무조건 동족인 북한을 돕자며, 선군정치의 기치를 높이 든 북한에 바리바리 퍼 줄 생각만 한다. 죽어 가던 독사를 반지르르 살찌우면 그 독사가 보은의 뜻으로 독 대신 꿀을 내뿜을 리 없다는 것을 그들이 모를 리 없듯이, 선군정치의 땅으로 무엇이든 보내면 그것이 최우선적으로 어디로 갈 것인지 셜록 홈즈보다 영리한 그들이 모를 리가 없다. 누구도 직접 확인 못한다는 북한의 폐쇄성을 역이용하여 인민군과 노동당에 흘러 들어갔다는 증거가 어디 있느냐며 의기양양 딱 잡아뗀다. 만약 그들이 정말 모른다면, 인질범에게 돈을 바치고, 증거는 없지만, 그 돈이 불쌍한 인질에게 99% 쓰일 것이라고 확신하는 인간만큼이나 무지몽매(無知蒙昧)한 인간이다. 겉똑똑이다.
  
   정규교육은 고등학교만 제대로 받았을 뿐, 대학도 강의를 거의 듣지 않고 23살에 베를린대에서 예나대로 옮겨 불과 9일 만에 최고의 찬사를 받으며 박사학위를 받은 마르크스! 그 나이에 10여세 연상의 베를린 박사들로부터 깍듯한 선배 대접을 받은 마르크스! 마침내 '마교의 경전'을 써서 전 인류의 반을 반세기 동안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몰고 간 마르크스! 그 자처럼 햇볕파는 아무리 똑똑한 척해도 겉똑똑이에 지나지 않는다. 도대체 대학은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 책 한 권 제대로 읽은 것 같지 않고 신문 제목도 안 훑어보는 듯 무식하게 보이던 전직 3류 영화배우가 던진 상식의 불화살 한 시위에--'소련은 악의 제국!'-- 에베레스트산보다 높이 쌓아 올렸던 [자본론] 주석서가 불이 붙어 화르르 순식간에 완전연소한 것을 생각해 보라. 겉똑똑이는 그처럼 아무리 영리하게 보여도 우직한 속똑똑이한테는 본시 상대가 안 되는 법이다. 단지 하나님이 정하신 때가 덜 찬 덕에 임자를 못 만났을 따름이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여러분이 생각을 바꿔 어린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결코 천국에 가지 못합니다. (마태 18:3)
   (2006. 8. 2.)
  
[ 2006-08-03, 07:2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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