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정책, 알고 보면 120% 목표 달성
햇볕정책을 구슬거울에 비춰 보면, 통일전선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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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정책, 알고 보면 120% 목표 달성
 
   햇볕정책의 파탄을 외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햇볕정책을 역이용하여 북한은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하고 스스로 자제하겠다고 약속했던 미사일 발사도 기어코 강행했다. 그런데 무슨 뚱딴지같이 햇볕정책이 목표를 초과달성했다는 말인가. 한미동맹이 와해 직전이 있고, 북한만이 아니라 한국도 국제적으로 따돌림받고 있고, 전쟁의 먹구름이 이제 웬만한 사람의 눈에도 보이기 시작하는데, 얼토당토않게 햇볕정책이 성공적이라니!
  
   아직까지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한국의 순진무구한 정통우익은 햇볕정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햇볕정책은 이솝우화처럼 그렇게 단순하고 선의에 찬 정책이 아니다. 이솝우화를 그대로 따르더라도, 햇볕은, 보다 못한 착한 태양이 못된 바람 대신에 썩 나서서, 못된 바람을 단박에 쫓아내고, 불쌍한 나그네에게 아낌없이 쪼여야 하는데, 지난 8년간 한국의 햇볕정책은 불쌍한 나그네 곧 북한주민이 아니라 쫓아내야 할 못된 바람 곧 북한의 기득권에게 쪼였다.
  
   햇볕정책의 정체는 통일전선이다. 공산당이 불리할 때 양의 탈을 쓰고 생글생글 웃으며 유화책으로 쓰는 정책이 바로 통일전선이다. 그렇게 그람시의 '진지'를 구축한 후에 야금야금 우익을 허물어뜨린다. 일본군과는 전투다운 전투 한 번 않고 어부지리를 취한 소련군이 몽골이나 동구에서와 꼭 마찬가지로 북한에 공산괴뢰정부를 세운 이래, 육이오 열전(熱戰) 외에는 북한은 60년 동안 통일전선을 줄기차게 써 왔다. 한국에 대해 항상 열세였기 때문이다. 첫째는 주한미군 때문에, 둘째는 한국의 눈부신 발전 때문에, 김일성 부자는 독재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상시 전시체제를 유지해 왔을 뿐 감히 다시 전군을 동원하여 휴전선을 넘어올 생각을 못했다.
  
   육이오 직전처럼 미군이 다시 철수하지 않는 한, 무력적화통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김씨 공산왕조는 너무도 잘 알았다. 그래서 평화의 가면을 쓰고 민족의 방패를 들고 민주의 창을 찌르며, 미군 철수와 독재 타도와 연방제 통일을 음으로 양으로 줄기차게 주장하고 획책했던 것이다. 그게 바로 통일전선이다. 90년대에 접어들면서 이 짭짤하던 통일전선이 와해 직전에 이르렀다. 중국의 개혁개방과 소련의 몰락은 천 년 만 년 갈 것 같았던 북한의 공산왕조에게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 북한의 피가 되고 살이 되었던 무상원조가 끊겼기 때문이다. 먼저 1978년 등소평이 중국의 최고지도자로 등극하면서, 북한은 등가죽이 배에 붙기 시작했다. 돈맛을 안 중국이 달러나 지하자원을 주지 않으면, 거지에 동냥하는 이상의 것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북한은 등가죽이 배에 아예 붙어 버리고 300만의 허리가 끊어졌다. 소련마저 개혁개방하면서 거기서도 무상원조를 딱 끊어 버렸기 때문이다.
  
   단 한 번도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했던 북한은, 아방궁에서 쓸 달러밖에 없었던 북한은, 든든한 두 후원자가 10년에 하나씩 안면을 싹 바꿔 버리자, 군수산업 외에는 50년대의 생산력도 갖추지 못한 상태라 속절없이 하늘을 원망하며 손가락을 빨다가 무더기로 굶어 죽을 수밖에 없었다. 와중에 영생할 것 같았던 김일성도 '순직'했다. 김정일은 자신의 정치생명부터 구해야 했다. 국방위원장으로서 120만 군대의 명령권을 한 손 안에 쥠으로써, 그는 3년상을 치른다는 연막 작전을 펼치고 완벽한 권력 장악에 성공했다. 김정일이 권력을 계속 유지하려면 이제 부자 나라 한국을 도모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이나 러시아는 연명할 정도 이상을 대어 줄 리 없었기 때문이다. 절치부심하던 그에게 마침내 기회가 왔다. 한국에 '민주' 대통령이 들어선 것이다. 통일전선의 창(槍)이 바로 민주가 아니던가.
  
   자유통일을 성취할 천재일우의 기회에서 노태우 정부는 시의적절한 북방정책의 올가미로 북한공산당을 예술적으로 사로잡았다. 이제 마지막 일격을 가하거나 항복을 받아내기만 하면 되었다. 바로 그 순간에 대역전극이 벌어진 것이다. 이 때부터 지리멸렬하던 통일전선이 화려하게 부활하여 도리어 한국을 포위하기에 이르렀다. 김대중 정부는 이 통일전선에 환상적인 이름을 붙였다. 그것이 바로 햇볕정책이다. 이 현란한 말로 김대중 정부는
  60억이 지켜보는 가운데 당당히 북한공산당을 살려 주고 대한민국의 정통우익을 조롱하고 때리고 짓밟고 분열시켰다. 반미와 미군철수는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고 초등학생도 자연스럽게 외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애당초 햇볕정책은 북한공산당을 살리는 것이 목적이었던 만큼, 김대중 정부는 북한인권에 대해서는 국내외의 눈을 의식하여 꿀 먹은 벙어리인 양 소극적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김대중의 표밭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노무현 정부는 햇볕정책의 이름을 바꿔 평화번영정책이라 부르며 내놓고 통일전선의 외연을 넓혀 갔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가보안법을 칼집에 넣어 박물관에 보관해야 한다고 하고, 양국이 반반씩 행사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을 마치 1%의 지분도 없다는 듯이 '환수'하겠다고 '자주독립만세'를 외쳤다. 그렇다면 좋다, 가져가거라, 아예 철수할 수도 있다! 마침내 미국에서 이런 정책과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계 10위권의 압도적인 경제와 세계 7위권의 만만찮은 국방력과 세계제일의 투철한 반공정신이 신기루가 되고 종이 방패가 되고 찢어진 자명고가 된 것이다. 이름만 살짝 바꾼 햇볕정책이라는 통일전선 앞에 한국의 반공정신은 시대착오적인 정신병으로 손가락질 받고,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앞에 한국의 경제는 사시나무 떨 듯 떨고, 6.15남북공동선언 앞에 한국의 군대는 독 안에 든 쥐 신세가 되었다. 중국과 러시아와 북한이 한꺼번에 덤벼도 전자오락을 하듯 우습게 물리칠 수 있는 세계최강의 한미혈맹(血盟)은 이름 한 번 그럴 듯한 햇볕정책 때문에 졸지에 종이 호랑이가 되고 불청객이 되고 구경꾼이 되었다.
  
   자, 이보다 큰 성공이 어디 있을까. 햇볕정책은 목표의 120%를 달성한 대(大)성공작이다.
  
   (2006. 8. 3.)
  
  
  
[ 2006-08-04, 07:26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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