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최대 우방은 미국
북한의 블랙홀과 중국의 블랙홀에 황홀한 심정으로 끌려 들어가며 ‘양키 고 홈!’하는 자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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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최대 우방은 미국
  현대인은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지만, 정보에 대한 갈증은 점점 심해진다.
  --물, 물, 사방에 물, /그러나 마실 물은 한 방울도 없으니(Water, water, everywhere, / Nor
  any drop to drink -- Samuel Coleridge)
   정확한 맞춤형 정보는 여전히 구하기 어렵다. 어쩌면 인터넷 시대 이전보다 더 얻기가 어려운지 모른다. 상대주의적 가치에 매몰되어 거짓 정보, 역정보, 쓰레기 정보가 홍수처럼 밀려오는 상황에서 검색의 편리함에 취하여 정보를 고르고 거를 수 있는 체계적 지식을 갖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시간을 잊고 골방이나 토굴이나 산꼭대기나 나무 아래서 깊은 사색과 명상에 잠기어야만 얻을 수 있는 지혜를 갖춘 사람이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도심에서 올려다보는 밤하늘의 별처럼 희귀하기 때문에 진실과 거짓을 단숨에 꿰뚫어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부족한 지식 체계는 곳곳에 포진한 전문가로부터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전문가도 열이면 열, 백이면 백 저마다 다른 처방전을 내놓는 문제를 쾌도난마처럼 해결해 줄 지혜는 얻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지혜의 지팡이들이 거짓말처럼 일제히 사라진 탓이다. 바야흐로 떼를 지어 줄기차게 우기면 이기거나 최소한 비기는 세상이 되었다(百戰不殆). 떼를 짓기 어려우면 1년이고 2년이고 하루도 빠짐없이 일인시위를 벌여도 된다. 역설적으로 이런 현상이 유독 심한 나라가 정보고속도로가 달동네와 산골과 외딴섬에까지 닦여진 한국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무엇보다 정보의 블랙홀에 신체의 일부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블랙홀이 주변의 항성이든 행성이든 먼지든 빛이든 삼키기만 하고 아무 것도 뱉어내지 않듯이, 북한은 외부로부터 정보를 빨아들이기만 하지 바깥으로는 일체 정보를 내보내지 않는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한국의 정보는 걷잡을 수 없이, 당당 세계 1위를 고수하는 정보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다. 그뿐! 나오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오히려 그 무시무시한 잡아당김 때문에 한국의 방송과 책과 신문과 인터넷은 일제히 북으로 기울어 있다. 미사일을 쏘아도 핵실험을 강행해도 고장 난 축음기처럼 똑같은 말과 글이 정보의 바다를 항해하는 한국호의 선장실에서 솔솔 흘러나온다. 승무원은 이를 확성기로 알리고 그 뒤에는 정체불명의 무리들이 수시로 나타나 분위기를 띄운다.
  
   블랙홀은 그 인력이 미치지 않는 외부에서 관찰하면 제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가까이 갈수록 모른다. 그냥 빨려 들어가 버리기 때문이다. 동해를 건너고 태평양을 건너고 대기권을 벗어나면 북한은 오히려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들여다볼 수 있다. 정보의 빛은 한 줄기도 없이 고장 난 축음기에서 흘러나오는 선전선동과는 정반대되는 것이 북한에 대한 정확한 맞춤형 정보다. 반세기 이상 고장 난 축음기에서 줄기차게 흘러나오는 소리는 ‘미제국주의’이다. 모든 것은 미국 탓이란다. 북한의 최대 적국이 미국이란다. 실은 정반대다. 미국은 북한의 최대 우방이다. 미국은 반은 신이고 반은 인간인 한 명과 그의 열렬 신도 2만 여명을 싫어할 뿐 나머지 시간도 모르고 공간도 모르는 정보의 블랙홀에 갇힌 2천만은 쉰들러가 아우슈비츠의 유태인을 사랑하듯이 가슴으로 사랑한다. 그래서 독재자와 그 졸개들의 개과천선을 조건으로 1달러도 받지 않고 2천만을 위해서 2백만 톤의 식량과 4백만 톤의 중유를 주었다. 600만 명의 목숨을 살려 주었고 100% 문을 닫았던 공장의 20%를 8년간 가동시켜 주었다. 8년 후 돌아온 대답은 ‘너나 잘하세요!’
  
   개과천선은 너나 하라며, 배가 남산만한 사나이가 하루도 빠짐없이 착착 준비한 거사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계속 식량과 중유를 대 주거나 손 떼고 나가라는 말이다. 상납하기 싫으면 가만있어도 남쪽에서 얼마든지 올라오니까, 꺼지라는 말이다. 동해 건너에서 태평양 건너에서 대기권 밖에서 마침내 북한판 블랙홀의 정체를 알아냈다. 그것은 김정일과 그의 충견 2만여 명이다. 이들을 강제로 살짝 다이어트 시키면, 선물 보따리를 슬그머니 차압해 버리면, 블랙홀이 절로 소멸된다는 것이다. 이에 192개국 중 190개국이 동의했다. 나머지 2개국 중 1개국은 북한이고 1개국은 한국이다. 한국은 입으로는 동의하고 손발로는 동의하지 않는다. 중재자를 자임하고 있다. 한국도 실은 10%의 권력층이 북한의 블랙홀에 경도된 문화권력과 정치권력을 장악하고 있어서 그렇지 90%는 190개국과 같은 편이다.
  
   중국은 추측컨대 드러난 세계1위보다 훨씬 큰 블랙홀을 만주지역 어딘가에 숨겨 놓고 있다. 겉보기와는 정반대로 중국이야말로 북한의 최대 적국이다. 지금은 북한의 권력층이 재량 범위를 벗어나고 있어서 아예 이들을 제거하고 얼렁뚱땅 북한 전체를 만주의 지하에 깊숙이 숨겨둔 블랙홀에 빨아들이겠다는 속내를 서서히 비춘다. 80년대 이후 중국은 북한에 쌀 한 톨 기름 한 방울 공짜로 주지 않는다. 반드시 반대급부를 요구한다. 그것도 100년 전 중국이 서구와 일본에 당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요구한다. 종주국의 지위가 첫째이고, 그 다음으로 광산 개발권과 철도 부설권과 항만 조차권과 상권 독점권 등이 있다. 중국 입장에서 북한은 코 꿰인 미친 소요, 목줄 단 미친 개다. 이 중국마저 북한의 노예주인과 그 마름들이 너무 까분다며 190개국과 손을 맞잡았다. 잡되, 손에 든 새끼줄은 절대 놓지 않는다. ‘북한은 내 거거든!’
  
   북한의 블랙홀과 중국의 블랙홀에 황홀한 심정으로 끌려 들어가며 ‘양키 고 홈!’하는 자들이 한국의 주류층을 형성하고 있다. 최대의 비극이다. 민주와 민족과 평화의 탈을 쓰고 이들은 독재와 외세와 전쟁을 사모하고 있다. 부추기고 있다. 독사의 자식들이다.
  
   (2006. 10. 16.)
  
[ 2006-10-17, 07:33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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