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100개국과 맺어야
한국인은 풀어 주면 잘한다. 개방할수록 잘한다. 세계최고가 될 소질이 있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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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100개국과 맺어야
 
   2차대전 후 자유진영의 무역질서였던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을 공산권 붕괴 후 전세계의 새 무역질서인 세계무역기구(WTO)로 바꾸려는 미국의 노력은 만만찮은 저항에 부딪혔다. 미국이 2차대전 후 GATT를 주도할 때보다 자국의 이익을 월등히 더 챙기기 때문이다. 1940년대의 미국은 경쟁상대가 전혀 없는 경제강국이었지만, 1980년대 이후의 미국은 2차산업에서는 더 이상 무역흑자를 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미국은 압도적 우위에 있는 3차산업은 전면 개방을 원하고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농업은 대폭 개방을 원하고 나날이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조업은 부분 개방을 원한다. 이에 흔쾌히 응할 나라는 전세계에 어떤 나라도 없다.
  
   WTO는 미국만이 아니라, 미국에 버금가는 EU와 세계2위 무역대국으로 떠오른 중국, 세계2위 경제대국 일본 등도 미국 이상으로 이중적인 태도를 취한다. 거기에 저임과 천연자원 (일부 국가에 한한 것이지만) 외에는 경쟁력이 없는 100여 개도국, 그리고 한국을 대표로 하는 이도 저도 아닌 낀 나라인 신흥공업국 등도 원론에는 찬성하지만 각론에는 격렬하게 반대한다. WTO가 전세계의 표준이 될 수 없음이 분명해진 것이다. 따라서 WTO는 예외규정이 너무 많아졌다. 구멍이 숭숭 뚫려 큰 고기는 큰 고기대로 작은 고기는 작은 고기대로 빠져나가는 그물이다. UN처럼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없어도 크게 불편함이 없는 기구가 되어 버렸다. 이런 사실이 뻔히 드러나자 90년대 이후 다자간 무역협정이 아닌 일대일 무역협정인 자유무역협정(FTA)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80년대까지 30개도 안 되던 것이 이제 197개나 된다. 가장 적극적이고 선진적인 나라가 칠레다. 칠레는 2006년 11월 현재 46개국과 FTA를 체결했다. 전체무역에서 FTA를 체결한 나라들과의 무역 비중이 66.8%나 차지한다. 제조업이 약해서 그렇지 칠레는 좌파 정부임에도 어떤 우파 정부보다 잘한다. 민영화한 국민연금은 경쟁력이 단연 세계 1등이다. (유시민과 김근태는 똑똑히 들을지어다!)
  
   한국은 2004년에 무역의존도가 70%를 돌파했다. 2005년에 69.3%로 약간 낮아졌지만, 장기적으로 보아 80%를 넘길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무역의존도가 각각 20.0%와 21.8%에 지나지 않음에 비하면, 한국이 자유무역으로 그들보다 약 4배나 큰 혜택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칠레, 싱가포르, 아이슬란드,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등 겨우 6개국과 FTA를 맺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이들과의 거래 규모다. 전체 무역의 0.5%에 지나지 않는다. 북핵이 아니더라도 10년 후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해방 이후 80년대까지 미국의 거대한 경제우산 아래 있던 것과는 달리 이제 대한민국은 홀로 서야 하는데, 도대체 뭘 믿는지 정부는 FTA에 관해서는 말과 행동이 정반대다. 진정성이 없다는 뜻이다. 힘차게 흔드는 자유의 깃발이 속임수란 말이다.
  
   한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 농업의 국제경쟁력이 없고 자원은 전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에너지자원 수입만 해도 연간 600억 달러가 넘는다. 반도체와 자동차의 수출을 합한 것보다 많다. 3차산업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정치권력과 문화권력을 틀어쥔 아마추어들의 애국심 때문에 선진국과의 격차가 나날이 더 벌어지고 있다. 청와대의 하나마나한 원론을 시민단체의 피맺힌 절규에 맞춰 동해와 서해와 남해 11,914km의 해안선에 만리장성을 높이 쌓으면 세계5위권으로 올라선 제조업도 늦어도 10년 안에 결딴나고 농업은 보조금이 생산력보다 훨씬 많아지고 3차산업은 세계의 프로들에게 놀아난다. 제2의 아르헨티나가 되는 것은 명약관화다.
  
   한국인은 풀어 주면 잘한다. 개방할수록 잘한다. 세계최고가 될 소질이 있다. 누구보다 머리가 좋고 적응력이 뛰어난데다가 기분만 좋으면 죽을 둥 살 둥 모르고 일하는 신바람을 가슴 한 켠에 저마다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 상태에서도 10년 안에 일본을 추월할 수 있다. 100개국과 FTA를 맺으면 능히 가능하다. 그러면 농업도 망하는 게 아니라 네덜란드처럼 세계로 우뚝 선다. 한국인은 묶으면 또 거기에도 잘 적응한다. 눈치가 비상하게 빠르고 생존본능이 뛰어나고 저마다 한이 가슴에 서리서리 맺혀 있어서 살아남기 위해 갖은 머리를 다 써서 위로는 손바닥을 비비며 아첨하고 아래로는 협박하며 짓밟고 옆으로는 무고하고 사기 치기 때문이다. 개방한 한국과 폐쇄된 북한이 어떻게 변했나를 보면 한 눈에 알 수 있다.
  
   한국이 다시 번영과 멸망의 기로에 섰다. 1960년대, 제주도에서 휴전선까지냐, 휴전선에서 5대양 6대주까지냐의 갈림길에 섰듯이, 21세기 벽두에 한국은 한반도 안에서 오골오골(절대 오순도순이 아님)이냐, 한반도에서 5대양 6대주까지 누구와도 싱글벙글이냐의 갈림길에 섰다. 박정희는 기가 막히게 잘 선택했는데, 2008년의 대통령도 그렇게 할지 자못 기대된다. 김대중이나 김영삼 계열이면 절대 그렇게 못한다. 그들은 망상을 이상으로 확신하는 구제불능형이기 때문이다.
  
   꼴찌로 출발하여 선두를 거의 따라잡을 즈음에 느닷없이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까치발로 멀리 바라보는 마라톤 선수! 구경꾼한테 물어 물어 먼 친척 선수가 꼴찌로 엉금엉금 기어온다는 말을 듣고 슬금슬금 뒷걸음친다! 미친 ~! 동반 꼴찌가 그렇게 탐나나 보다.
  
   (2006. 11. 27.)
  
  
  
  
  
  
  
[ 2006-11-27, 23:53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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