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빛에 방자한 고독이
앙상한 나뭇가지에 북풍이 몰아치기 전에 / 가을 교향곡의 코다를 연주하는 산을 바라보며 / 나그네는 방자한 고독에 몸을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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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산빛에 방자한 고독이
  울음을 터뜨린다.
  새로울 일도 놀라울 일도
  바스러진 지 오래
  하늘의 파랑에
  산이 빨강과 노랑과 갈빛의 음영으로
  가을 교향곡의 코다를 연주함에
  푸드덕 꿩도 떠난 자리에 홀로 서서
  나그네는 방자한 고독에 몸을 맡긴다.
  홀로 바다의 적과 뭍의 적을 대적하며
  흰 옷과 갑옷을 섞바꿔 입던 분을
  막무가내로 사모한다.
  어부의 심정으로
  그분만 따르면 무조건 산다는 굳센 믿음으로
  고깃배를 타고 막무가내로 따라나서던
  어부의 심정으로
  열두 척을 거느리고 열둘의 열두 척에 맞서
  향후 사백 년 왜적이 얼씬 못할 평화의 바다를 향해
  눈에는 번개를 갈무리하고 입에는 천둥을 머금고
  울부짖는 울돌목으로 성큼 나아가는 그분에게
  하늘만큼 땅만큼 방해됨은 아랑곳없이
  나뭇잎 배를 타고 막무가내로 따라나서던
  어부의 심정으로
  멀찍이 떨어져 노로 뱃전을 두드리며 응원하던
  어부의 심정으로
  산 아래의 얼룩덜룩한 말(言)들을 떠올리며
  흰 옷과 갑옷을 섞바꿔 입던 분을
  막무가내로 사모한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북풍이 몰아치기 전에
  가을 교향곡의 코다를 연주하는 산을 바라보며
  나그네는 방자한 고독에 몸을 맡긴다.
  
  (2006. 11. 29.)
  
  
[ 2006-12-02, 08:2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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