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일] 쫀쫀한 정치 말고 큰 정치를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계속 싸움의 일선을 떠남이 없이 한나라당 캠프들 내부의 극단적인 ‘마니아’들을 견제하기 위한 투철한 불침번을 서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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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씨가 박근혜 씨의 입장을 전격 수용한 것은 분명 획기적인 국면전환 이었다. 박근혜 씨가 이에 대해 “잘 판단하셨다”고 응수한 것 또한 획기적인 ‘장군 멍군’이었다. 그 만큼 많은 국민들은 이른바 ‘경선 룰’을 둘러싼 그간의 한나라당의 이전투구(泥田鬪狗)에 격렬한 분노와 절망감까지 느꼈던 때문이다. 아니, 서로 원수처럼 으르렁 거리는 여-야 사이에도 ‘극적인 막판타협’이라는 것이 있어 왔는데, 어떻게 함께 베개를 같이한다는 당원 ‘동지’들끼리 이토록 ‘원수’처럼 싸울 수 있는 것인지, “이 사람들이 그 동안 배가 불러도 한참 불렀구나” 개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나라당 두 캠프들의 이런 모습은 ‘불과 2년 전’을 까맣게 잊어버린 ‘치매 현상’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맞다. 그것은 ‘불과 2년 전’ 일이었다. 그 때 우리 사회엔 극좌 깡패들이 해일처럼 밀어닥치고 있었고, 그 판에 감히(?) 반(反)좌파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마치 대역 죄인이라도 되는 것 같은 세태였었다. 그러다가 작년 지방선거를 계기로 반좌파 물결이 가까스로 다시 공세의 선수(先手)를 취하게는 됐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한나라당은 이렇다 하고 내세울 만한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가 거의 없었다. 한나라당은 오히려 그 좌파 대세에 주눅이 들어 전전긍긍 꼬리치기에 바빴을 뿐, 반좌파 투쟁의 ‘고난의 행군’은 재야 ‘전통 라이트(right)’와 ‘뉴 라이트’의 외로운 몫으로 방치되었다.
  
  그렇던 한나라당은 근래에 와선 또 자기들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던 그 ‘좌파 쓰나미’의 ‘호러(horror) 스토리’를 마치 다 잊어버렸다는 양, 이 결정적인 시기에 “도대체 무엇을 위한 대선(大選)인지”를 알지 못하게 하는 공멸의 ‘러시안 룰렛’에만 몰두해 왔다. 지난 2년간의 대한민국 진영의 목숨을 건 반좌파 투쟁이 고작 한나라당의 그런 꼴을 보려고 한 셈이었다면, 그거야말로 허망하기 짝이 없는 ‘죽 쒀서 개 준’ 꼴 밖엔 안 되었을 판이었다.
  
  그 뿐 아니다. 불과 2~3년 전, 맹독성 수구좌파가 화생방을 터뜨리며 맥아더 동상을 허물겠다, “6·25는 통일전쟁’이었다”, 한국판 ‘테트(舊正·구정) 공세’를 자행했을 때도, 그리고 탈북자들의 ‘죽음의 행진’이 연이어지고 서울에서 ‘북한인권 국제대회’가 열렸을 때도, 많은 국민들은 “도대체 한나라당 사람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의아해 하곤 했다. 그때 그들은 치열한 투쟁의 현장에 잠시 얼굴이라도 비치기는 고사하고 “절대로 보수우파로 비쳐선 안 된다. 우리도 이제는 좌(左) 쪽으로 한 발짝 옮겨야 한다”며 투항주의, 기회주의, 골프 스캔들, 공천비리로 일관하지 않았던가? 한나라당 사람들도 염치가 있다면 이 생생한 기록을 딱 잡아떼고 부인하진 못할 것이다.
  
  한나라당 사람들이 계속 이런 ‘희생 없는 과실(果實)’ ‘주적개념 상실한’ 당내투쟁에 집착하는 한, 대한민국 진영의 지난 2년간의 반좌파 투쟁은 자칫 한나라당 웰빙 족과 ‘줄 세우고 줄 서는 사람’들, 대한민국보다 자기네 후보감 대통령 되는 것이 더 중요한 사람들, 주먹깨나 휘두르는 부도덕한 ‘황제 오너’, 온갖 혜택은 다 누렸으면서도 막상 좌파세상이 오니까 “나도 보수 아니다” 운운 하며 횡설수설 정신을 잃었던 ‘비겁한 보수’의 전리품으로 횡령당하기 십상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생각하면 “과연 누구 좋은 일 시키려고 반좌파 투쟁을 하는 것인가?”를 새삼 회의하지 않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나라를 또 다시 친(親)김정일 대통령에게 내 줄 수는 없기에, 비록 마지막 순간에 ‘이명박-박근혜 대타협’이 이루어졌다고는 하지만,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계속 싸움의 일선을 떠남이 없이 한나라당 캠프들 내부의 극단적인 ‘마니아’들을 견제하기 위한 투철한 불침번을 서야 할 것이다. 12월 19일까지는 아직도 7개월-‘대한민국 회복’을 위해 더욱 더 긴장해야 할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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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5-15, 16:03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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