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21)교육부의 三神: 박정희, 전두환, 마르크스
[박정희의 평준화와 전두환의 과외 불허 및 대학 본고사 폐지 그리고 마르크스의 절대평등(획일), 이 대원칙은 아무리 정권이 바뀌고 교육부 장관이 바뀔지언정 일점일획도 변하지 않는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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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장관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정면에 턱하니 교육부장관의 큰 책상이 놓여 있는데, 그 뒤의 벽 한가운데에는(마음의 눈이 먼 사람에게는 잘 안 보이겠지만) 대한민국 교육의 세 절대신이 빛나는 후광을 뽐내며 흐뭇한 미소를 머금은 모습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그 신들의 이름은 박정희와 전두환과 마르크스다. 박정희의 평준화와 전두환의 과외 불허 및 대학 본고사 폐지 그리고 마르크스의 절대평등(획일), 이 대원칙은 아무리 정권이 바뀌고 교육부 장관이 바뀔지언정 일점일획도 변하지 않는다. 평준화 정책은 연년이 확대하고 사교육 대책은 다달이 강화되고 대학 본고사 불허 방침은 나날이 확인되고 점검되고 보고된다. 이 모든 정책의 이론적 배경은 마르크스의 절대평등이요, 무산자 우대요, 자산가 학대다. 

 교육부와 가장 드세게 싸웠고 지금도 교육권력을 두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전교조도 이들 세 신에 대한 믿음에서는 교육부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어쩌다 교육부가 정신을 조금 차려서 박정희 신의 계명을 조금 완화할 기미가 보이면, 전교조는 벌떼같이 일어나 학부모와 시민단체를 총동원하여 자살폭탄을 들고 일제히 교육부로 달려간다. 그러면 여론조사의 형태를 빌어 평준화 지역은 신도시로 중소도시로 더 확대되고 노른자위 평준화 지역 이른바 8학군은 광역화하여 학생들의 평균 통학거리를 확 늘려 버린다.

 어쩌다 교육부가 게슴츠레한 눈을 반쯤 제대로 뜨고 반(半) 자립형 사립고를 허용하려고 하면, 전교조는 즉시 교문을 박차고 나와 '귀족학교 웬 말이냐!'라며 확성기를 들고 동네방네 떠들어댄다. 그러면 교육청이 알아서 알량한 반(半) 자립형 사립학교마저 줄줄이 불허한다.

 어쩌다 교육부가 가위눌린 잠에서 깨어나 머리맡에서 홍두깨를 꺼내어 휙 한 번 휘둘러 보고는 그 다음 날 아침에 부랴부랴 대도시와 중소도시만이 아니라 대도시 안에서도 천차만별인 학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해서 학업성취도 시험을 보려고 하면, 전교조는 교실 문을 벌컥 열어제치고 뛰어나와 '학교 서열화가 웬 말이냐!'라며 붉은 띠를 가슴에 비스듬히 걸고 대로를 점거한다. 그러면 교육평가원은 알아서 5년이고 10년이고 1% 또는 2%의 표본 집단에게만 시험 보게 하고 그 결과는 1급 비밀로 분류하여 육중한 금고 속에 숨겨놓는다.

 천상의 직녀도 더 이상 꿰맬 데가 없는 입시제도지만, 교육부가 해마다 어디서 구해 왔는지 새 헝겊을 덧대어 다시 꿰매면, 너도나도 입이 쑥 나왔다가도, 교육부가 '이러면, 이번에는! 틀림없이 사교육이 사라지고 공교육이 살아난다. 이제 사교육은 죽음이다.' 라는 말만 하면, 전교조는 남의 일 보듯 하고 방송과 언론은 사실 보도에 충실하고 교육부는 자화자찬 식 홍보에 열을 올린다. 그러면 일제히 비등하던 여론이 잠잠해지고 사교육 시장은 즉시 새로운 곡예를 익히기 시작한다. 

  마침내 3불(不) 제도도 등장했다. 학교 등급제 불허, 대학본고사 불허, 기여입학제 불허! 전교조는 열렬히 환영한다. 학교 등급제는 박정희 신의 평준화 계명에 위배되고, 대학본고사는 전두환 신의 본고사 폐지법에 위배되고, 기여입학제는 마르크스 신의 무산계급 우대 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어느 누가 감히 이에 반기를 들 건가! 사립이 까불면 임시이사를 파견하여 아예 재단을 빼앗아 버리고, 국립이 나대면 암행어사를 보내어 탐관오리형 보직 교수를 줄줄이 잡아들이고 예산을 팍 줄이겠다고 협박한다. 마르크스는 이제 그 동상마저 전세계에서 다 깨뜨려졌지만, 한국에서는 드러내놓고는 섬기는 자가 아직 별로 없으나, 배배 꼬인 글과 노골적인 행동으로 그를 유일신으로 추앙하는 자들이 한국에서는 특히 한국의 교육에서는 나날이 그 목소리를 더 높이고 그 힘을 더해 간다. 박정희는 평준화 실정(失政) 이외의 다른 수많은 선정(善政)으로 나날이 그 인기가 드높아지지만, 한국의 교육부와 교육부의 눈에 보이지 않는 상급자인 전교조는 박정희의 선정은 일언지하 독재로 폄하하고 오로지 박정희의 실정인 평준화만 똑 떼어 내어 열렬히 숭배한다. 전두환은 박정희도 못한, 경제의 3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혁혁한 공은 싹 잊혀지고, 아직까지 누구도 물증을 대지 못한 불행한 사태 때문에 살았으되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식물인간 또는 개돼지 취급받지만, 교육부와 교육부의 눈에 보이지 않는 상급자인 전교조는 전두환의 대학본고사 폐지와 과외금지는 교육의 이상사회로 이르는 불변의 진리로 굳게 믿고 있다.    

  결과는 교육부와 전교조의 이상 또는 망상과는 정반대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적인 교육 경쟁력을 자랑하던 한국이 이제는 교육부의 호언장담과 전교조의 묵시적 동의를 보기 좋게 물 먹이고 날이 갈수록 경쟁력을 더 키운 사교육에 대한 교육 소비자의 무한한 신뢰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 더하여, 시대에 발 맞춘 뛰어난 교육 서비스로 성가가 높은 외국 학교로 끝없는 교육 대탈출로 교육 소비자는 그럭저럭 미래의 인재를 키우고 있다.

 이제 교육부와 전교조가 그렇게 살리려던 공교육은 긴 전쟁 뒤에 용케 파괴되지 않은 건물처럼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학교에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평준화에서 자유로운 과학고와 외고와 자립형 사립학교와 비평준화 지역의 명문 학교에서만 공교육이 학생과 학부모와 교사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교육부와 전교조의 우수 학교에 대한 질시와 학대와 무고는 날로 커진다. 이런 학교들의 입시제도에 교육부는 못된 시어미처럼 일일이 끼어 들고 이런 학교를 우대하는 일이 절대 없도록 대학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거듭거듭 협박한다. 대학 선택의 자유도 이들 학교 졸업생에겐 제한하고 또 제한한다. 외고 나왔으면 반드시 인문사회계로 가야 하고, 과학고 나왔으면 반드시 이공계로 가야 한다는 진리의 말씀을 강요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일생을 좌우하는 불이익을 준다. 대신 실업고 출신이 직업 대신 대학을 선택하면 그들의 낮은 학력을 우대해 주도록 온갖 혜택을 다  준다. 더하여, 실업고 가면 대학 가기 쉽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준다. 이 역시 교육부와 전교조가 충심으로 따르는 마르크스의 절대평등(획일) 원칙에 잘 부합되는 정책이다.

 교육부와 전교조 그리고 이들을 전폭적으로 밀어 주는 정치 실세들은 왜 박정희와 전두환을 그렇게 싫어한다면서 박정희와 전두환의 잘못된 교육 정책은 신주단지 모시듯 받들어 모실까. 박정희는 처음으로 평준화 정책을 도입했으되, 그 범위를 교육 여건이 제일 좋은 5대 도시로 한정하고 반드시 연합고사를 보아 사실상 각 학교의 평균적인 입학 성적이 크게 차이 나지 않게 했지만, 교육부는 이런 평준화의 기본 전제조건은 하나하나 폐기하여 교육 여건이 별로 좋지도 않은 중소도시까지 그 범위를 확대하고, 연합고사마저 폐지하여 누구든지 실력에 관계없이 입학을 허가하여 중1 실력도 안 되는 학생도 단지 나이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고1로 진급시켜 수업내용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학생들이 잡담과 장난과 하품과 낮잠으로 교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게 할까. 대학의 본고사는 사교육을 조장한다며 죽어도 허용하지 않을까.

 그것은 첫째 마교(마르크스) 숭배 사상 때문이고, 둘째 권력 때문이다. 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다는 마교의 가증스러운 가면을 벗어 버리는 순간, 침대에 맞춰 팔다리를 늘이거나 잘라내는 프로크루스테스 식 획일을 각자의 소질과 능력에 맞추는 평등이라고 박박 우기는 그들의 뻔뻔한 얼굴이 만천하에 들통나서 그들은 숨을 쥐구멍도 없다. 그래서 그들은 자유란 자유는 모조리 방종이라고 천 번 만 번 반복한다. 또한 평준화를 해체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순간 일선학교는 교육부와 전교조의 간섭에서 벗어나 한국과 북한 외에는 세계 어디서나 누리는 자율권을 갖게 된다. 그러면 교육부와 전교조의 권력은 풍선에서 바람 빠지듯 확 쪼그라든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대학이 본고사를 보는 등 학생 선발권을 비롯하여 헌법에 보장된 대학의 자율권과 전문성을 되돌려 받는 순간, 절대권력의 방패 뒤에 가려졌던 교육부와 전교조의 무능과 무식과 전횡이 만천하에 드러난다. 그러면 그들이 누리던 권력이 먹구름이 소나기 되어 땅에 떨어지듯이 일시에 곤두박질친다. 그것은 그들에게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다. 

 거짓을 참으로 확신하고 권력을 정부(情婦)처럼 사랑하는 교육부와 전교조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응용하는 정치세력이 집권하지 않는 한, 박정희와 전두환과 마르크스를 가장 위대한 교육의 세 신으로 받들어 모실 것이다.

                    (2007. 5. 25.)
 


 

[ 2007-05-25, 22:2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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