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정책 토론회, 옥과 돌을 구별하다
대한민국이 잃어버린 15년을 되찾고 자유와 인권과 풍요를 백두산까지 넓히려면 이제라도 '우향우' 하고 '앞으로가' 해야 한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스크랩하기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범여권의 작전은 한나라당의 옥석(玉石)을 구분(俱焚)하는 것이다. 좀 무식한 말로 이 쪽 저 쪽 가리지 않고 모조리 박살내는 것이다. 정권 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은 옥석을 구별(區別)하여 돌은 버리고 옥은 택하여 한 마음으로 갈고 다듬어 광내는 것이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을 광내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잃어버린 10년 또는 15년은 '좌향좌' 또는 '뒤돌아가' 정책 때문이다. '좌향좌' 정책은 안보와 경제 부문에서 두드러졌다. 세계적인 냉전 종식의 의미를 정반대로 해석하여 뜨거운 차 한 잔 마실 시간에 자유와 인권과 풍요를 백두산까지 넓힐 수 있었던 천재일우의 흡수통일을 파르르 떨면서 거부하고, 3백만 동족을 굶겨 죽이고 2천만 동포의 지옥체험을 최소 15년간 연장시키고 4800만 국민을 두 패로 쫙 갈라놓는 연방제통일을 어느 순간부터 국회 동의나 국민 투표도 없이 헌법의 전문(前文) 앞에 황금빛 문자로 못박아버렸다. 이에 대해 상호주의를 천명하는 언론에게는 세금폭탄이 던져졌고, 투명성을 제기하는 야당에게는 편협하고 조급하고 냉혹한 기득권 세력이라는 막말 폭탄이 날아갔고, 적화통일을 경계하는 국민에게는 시대착오적인 냉전 의식에 찌들어 있다는 지랄탄이 쏟아졌다.

 경제 부문에서 '좌향좌' 정책은 귀족노조의 불법 정치파업에 대한 공공연한 묵인과 반기업정서의 전국민적 확산과 공기업의 철밥통 보장과 역차별적 규제의 강화와 보건복지부의 비대화와 양극화의 선동→심화→선동→심화 등으로 나타났다.  

 '뒤돌아가' 정책은 정치와 외교에서 두드러졌다. '역사 바로 세우기', '제2의 건국', '과거사 정리'는 '뒤돌아가' 정책의 깃발이요, 호루라기요, 완장이었다. 해방 직후로 곧장 정치외교의 시계를 돌려서 안으로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조롱하고 유린하고, 밖으로는 반미(反美) 감정의 촛불을 켜서 미국의 찢어진 청바지를 잡고 늘어져 기어코 주한미군과 국군이 협의이혼에 사인하게 만들었다. 다시 시간을 약간 거슬러 올라가 안으로는 친일파를 성토하며 일제청산을 내세워 제1 야당을 연좌제의 멍석에 말아 넣어 몽둥이 찜질을 가하고, 밖으로는 반일 감정의 꽹과리를 울려 전국민을 한 두름으로 꿰어서 정부여당을 우러러보게 만들었다. 또한 소중화(小中華) 시절을 그리워하며 노골적으로 중국에게 추파를 던졌다. 반일(反日) 감정의 전선에서 중국이 한국과 하나가 되었다고 믿고, 차마 입 밖으로 내어 말은 못하지만 '천사' 중국이 '악당' 미국에 맞서 북한의 1인 이하 2천만 평등 수령공산체제를 보장해 주는 것에 대해 감사해 마지않았다.   

 2007년 6월 19일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들이 대전에서 제3차 정책토론회를 가졌다. 통일, 안보, 외교 분야에 관한 것이었다. 핵심 내용은 햇볕정책 또는 6.15공동선언에 관해 각자의 소신을 밝히는 것이었다. 박근혜와 이명박은 일단 햇볕정책은 실패작이라고 단언했다. 반면에 홍준표와 원희룡과 고진화는 햇볕정책을 성공작으로 보았다. 이들 셋은 수사법을 빼면 범여권과 거의 시각이 같았다. 북핵 폐기와 북한의 개혁개방에 대해서는 범여권도 일치된 목소리를 내니까, 이것은 거론할 가치도 없다. 문제는 구체적인 실천 방법이다. 북핵을 찬성한다, 북한의 개혁개방을 반대한다, 라고 하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0.1%도 거들떠보지 않을 테니까, 속으로는 설령 그런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금배지 하나라도 건지려면 그런 말은 입밖에도 내지 않는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들어가자, 1:4로 갈라졌다. 1은 옥이고 4는 돌이었다. 더 주느냐 덜 주느냐의 차이가 있었을 뿐, 4는 이미 2000년 이래로 통일대통령을 자처하는 김정일로 하여금 핵무기를 폐기하고 개혁개방으로 나오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다. 그저,
'통촉하소서! 그러면 아니 되옵니다! 이제 체제경쟁은 끝났습니다! 산더미 같은 이 금은보화를 보십시오!'
 자신을 불세출의 천재로 착각하는 사춘기 소년의 희망사항뿐이었고, 맡겨만 주면 5년 만에 전국을 지상낙원으로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하는 피끓는 청년의 공중누각뿐이었다. 

 다음 정권에서 '비온 뒤에 땅이 궂어진다'는 우리의 속담을 들려주며 한미동맹을 전보다 더욱 강화시키는 것이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과 재래식 무기 그리고 110만 인민군을 무용지물 또는 오합지졸로 만들어 항구적인 평화를 담보하는 첩경이다. 주한미군을 평화 방해 세력으로 전국민에게 부지불식간에 각인 시킨 후에 시간을 끌고 속이기 위한 불가침 공동선언과 평화협정의 종잇조각에 서명하는 것이 바로 전쟁의 첩경이다. 미국도 불가능한 자주국방을 그 흉내라도 내려면, 우리나라도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일본과 중국과 러시아뿐만 아니라 미국도 잠재적인 적대국이 된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나 미래지향적으로나 한미동맹을 과거 혈맹 수준으로 복구해야 한다. 그러면 역사의 도도한 흐름에 따라 장차 북한의 공산독재체제가 붕괴될 때에 중국과 러시아와 일본도 허튼 생각을 못한다.

 다른 한편으로 국군과 주한미군의 상대는 북한의 주민이 아닌 북한의 공산독재체제라는 주적 개념을 분명히 하여 서해교전 이후 총부리를 어디로 겨눌지 모르게 된 국군의 사기를 드높여야 한다. 또한 북한에 비해 압도적인 제조업과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북한의 재래식 무기를 엿장수의 살림밑천으로 삼을 수 있는 첨단 무기를 속속 개발하고 배치하여 최후의 극적인 반전이라는 요행수를 바라는 김정일의 전쟁 의지를 원천적으로 꺾어 버려야 한다.

 백 개 주던 당근을 만 개 준다고 김정일이 감격하여 대문을 활짝 열고 버선발로 뛰어 나와 포옹해 줄 것 같은가. 김정일은 세계최고의 부귀영화를 1964년 6월 19일부터 43년간이나 누렸다. 그는 3백만이 굶어 죽어도 태연히 절대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그들을 능히 먹여 살릴 수 있었던 돈을, 2500만 달러의 40배나 되는 경화(硬貨)를 무덤 하나 치장하는 데에 아낌없이 쏟아 부었다. 그는 상전인 중국이 30년간 개혁개방하라고 그렇게 종용하고 직접 불러 천지개벽을 보여 주어도 능히 절대권력을 누릴 수 있을 만큼의 달러와 물자가 큰소리 치면 칠수록 많이 들어오자, 지난 15년간 개혁개방 쇼와 협박 쇼만 거듭했다.

 돌 넷과 달리 옥(玉) 하나는 한미동맹의 방패와 국제공조의 당근과 채찍으로만, 인권과 원조의 상호주의로만 북핵을 폐기할 수 있고 북한을 개혁개방시킬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 적어도 어리석은 내 눈에는 그렇게 비쳤다. 물론 독해와 판단은 자유다.

 대한민국이 잃어버린 15년을 되찾고 자유와 인권과 풍요를 백두산까지 넓히려면 이제라도 '우향우' 하고 '앞으로가' 해야 한다. 또 다시 '좌향좌' 하고 '뒤돌아가' 하면, 4800만마저 '지옥체험'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제말 전시동원체제와 스탈린 체제와 모택동 체제를 버무려 놓은 체제를 주변 4강이 보장해 주면, 살아있는 신이 황금보좌에서 득달같이 내려와 머리를 풀어헤치고 거적때기에 꿇어앉아 머리를 조아리며 가슴을 치며 개과천선할 것이요, 그러면 남북한의 7천만이 오순도순 평화롭게 살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자들은 한 입 가득 강제로 먹어 보고서야 먹음직하게 보이던 그 황금빛 덩어리가 '극우보수'의 말대로 척 보기만 해도 된장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듯하다.
                           (2007. 6. 23.)  
       

[ 2007-06-23, 09:4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맨위로

댓글 글쓰기 주의사항


맨위로월간조선  |  조선일보  |  통일일보  |  미래한국  |  올인코리아  |  뉴데일리  |  리버티헤럴드  |  뉴스파인더  |  이승만TV  |  장군의 소리  |  천영우TV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