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과일 가게 이야기2
단골들을 되찾던 옛날 과일가게 '한나라당', 실수로 다시 손님을 실망시켜

강철군화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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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지지 회복한 한나라당, 경선잡음과 정체성 혼란으로 국민들 실망시켜
  
   전에 우리 동네에서 오랫동안 독점적인 위치를 이용해 불친절하게 장사를 하던 과일가게가, 바로 옆에 새 가게가 들어서는 바람에 곤경에 처하게 됐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4/30, 「우리 동네 과일가게 이야기」).
  
  그 후 그 가게는 어떻게 됐을까요?
  
  아직도 자기 가게 앞을 지나치는 손님들을 바라보면서 손가락만 빨고 있을까요? 아니면 손님이 끊겨 가게문을 닫았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가게는 요즘 그럭저럭 장사가 잘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거의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던 시절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저러다가 문 닫는 것 아닌가?’ 하던 최악의 위기 상황은 지나간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나름대로 자기혁신을 했습니다. 배달까지는 안 해 주지만, 이제 카드결제는 해 주고 있습니다.
  
  둘째, 눈에 띄게 친절해졌습니다. 아내와 함께 그 가게를 찾으면 반갑게 인사를 하는 것은 물론, 때로는 가벼운 농담도 던지더군요.
  
  셋째, 오랜 단골들이 계속 이 가게를 찾아오고 있습니다. 전에도 말했지만 그 가게는 값은 비싸도 물건 품질만은 확실한 집이었습니다.
  
  게다가 새로 생긴 가게는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전에 있던 가게보다 깔끔하고, 친절하고, 배달까지 해주었지만, 값이나 품질 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때문에 사람들은 ‘단골’들은 같은 값이면 품질 하나는 확실한 옛날 가게를 계속 찾게 된 것입니다.
  
  제 어머니도 옛날 가게를 고집하는 분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다보니 제 아내도 옛날 가게를 곧잘 찾더군요.
  
  
  경쟁과 개선
  
  이를 보면서 저는 우선 ‘경쟁은 아름답고, 이로운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새 과일가게가 들어서지 않았다면, 옛날 과일가게는 여전히 카드등록기도 안 들여놓고, 평생 세일도 안 하고, 손님에게 불친절하게 장사를 했을 것입니다.
  
  한 사람의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바로 옆에 새로운 가게가 들어서는 바람에 그런 변화가 생긴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 누구든 살아남기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개혁이니 혁신이니 하면서 분탕질을 치는 바람에 개혁, 혁신, 변화, 이런 소리만 나와도 진저리를 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하나입니다만, 경쟁 체제 속에서 살아남자면 타인에게서 보고 배우며 끊임없이 자기혁신을 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남보다 앞서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최소한 남보다 뒤지거나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변화’는 필요합니다.
  
  저는 그 ‘변화’를 야단법석 떠는, 방향도 모르는 ‘개혁’이나 ‘혁신’이 아니라, 지금 있는 것을 바탕으로 해서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는 ‘개선’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옛날 과일가게, 상한 수박을 팔다
  
  그런데 며칠 전의 일이었습니다. 퇴근해서 돌아오니 아내의 볼이 부어 있었습니다. 아내는 볼멘 목소리로 “옛날 과일 가게에 다시는 안 가겠다”고 하더군요.
  
  까닭인즉 이랬습니다. 그 가게로 수박을 사러 갔더니, 1만5000원짜리와 1만7000원짜리가 있더랍니다.
  
  살 엄두가 안 나서 망설이고 있자니, 주인아저씨가 “여기 1만3000원짜리도 있는데, 가져가실래요?” 그러더라는군요.
  
  아내는 크기는 조금 작지만, 그만하면 가격도 적당한 것 같아 그 수박을 사왔답니다. 집에 와서 보니 수박꼭지가 말라비틀어진 것이 조금 마음에 걸렸지만, 수박을 잘랐다는군요. 그랬더니 수박의 상당부분이 곯아 있더랍니다.
  
  아내는 화가 나서 말했습니다.
  
  “그런 수박은 팔면 안 되지. 1만 3000원은커녕 3000원짜리 값어치도 없는 수박을 팔다니, 말이 돼? 그래도 품질 하나는 믿었는데, 이젠 그것도 못 믿겠어. 나 그 집 안 갈래”
  
  
  글쎄요, 옛날 과일가게에서 일부러 제 아내에게 불량품을 팔았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느 가게에서든 있을 수 있는 실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지만 그 ‘실수’ 때문에 그 가게는 이제 단골을 만들 수도 있었던 제 아내를 놓치게 됐습니다.
  
  그런데, 아내의 얘기를 듣는 순간, 한나라당 생각이 나더군요 (명색이 인터넷 논객이랍시고 글을 쓰다보니, 그런 쪽으로만 머리가 돌아가는 모양입니다).
  
  
  옛날 과일가게와 한나라당
  
  ● 사람들이 한동안 옛날 과일가게를 멀리 했던 것은 그 가게의 과일이 비록 맛있기는 해도, 비싸고 불친절했던 데 대한 일종의 응징이었습니다. 손님들은 젊고 친절한 점원들이 웃으면서 반겨주는 깔끔한 인테리어의 가게를 찾았습니다.
  
  과거 근대화 세력을 대변하는 한나라당은 나라발전에 기여하기는 했지만, 오랫동안 권력을 누리다보니 국민들의 요구에 둔감해졌고, 부패하고 나태해졌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1997년 외환위기(IMF사태)를 계기로, 평생 야당 외길을 걸은 김대중에게 정권을 넘겨주었고, 2002년에는 기성의 틀을 깨는 신선한 이미지의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뽑았습니다.
  
  
  ● 옛날 과일가게는 경쟁 상대가 생기자 카드등록기를 들여놓고, 주인부부가 친절하게 손님을 맞는 등 나름대로 ‘개혁’을 했습니다.
  
  1997년과 2002년에 대통령 권력을, 2004년 의회권력을 상실한 한나라당은 그동안 나름대로 ‘개혁’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천막당사’에서 한동안 고행을 하다가 여의도를 떠나 염창동으로 당사를 옮겼습니다. 지금 한나라당이 박근혜-이명박 두 후보를 중심으로 ‘경선다운 경선’을 벌이고 있는 것도 그런 ‘개혁’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 새 과일가게는 나름대로 장점이 있었지만, 가격이나 품질 면에서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김대중-노무현의 경우, 공(功)보다는 과(過)가 많습니다. 국가의 정체성은 허물어졌고, 국민들의 삶은 팍팍해졌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너무 무능하고 부패했습니다. 그들은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 그래서 오랜 단골들을 중심으로 옛날 과일가게를 다시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덕분에 가게는 폐업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한나라당 역시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실정(失政)에 환멸을 느낀 오랜 단골들, 즉 보수층의 지지에 힘입어 두 번의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1야당의 지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품질 하나 믿고 다시 옛날 가게를 찾았더니, 고의인지 실수인지는 몰라도 상한 수박을 팔았다는군요. 그래서 아내는 그 가게에 발길을 끊겠다고 합니다.
  
  그래도 보수의 입장에서 국정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게 한나라당이라고 기대를 걸었더니, 경선 과정에서의 잡음들, 당지도부와 당원들의 무기력한 행태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짝퉁햇볕정책(소위 「신대북정책」 내지 「평화비전」)’으로 대표되는 한나라당의 이념적 불철저함이 다시 발걸음을 망설이게 하네요.
  
  
  물론 옛날 과일가게를 한나라당, 새로 생긴 과일가게를 김대중-노무현 정권에 비유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은 저도 압니다.
  
  무엇보다도 과일이야 옛날 가게에서 사 먹건, 새로 생긴 과일가게에서 사 먹건, 그게 무슨 대수이겠습니까?
  
  하지만 대통령이나 정당의 경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한나라당이나 한나라당 후보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도로열린우리당’을 지지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홧김에 서방질’이라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이죠.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조순형 의원이 대통령 출마선언을 하니까 “조순형 찍겠다”는 사람이 꽤 되는 것 같더군요. 그들은 성향상 한나라당 지지할 사람들이었습니다.
  
  한나라당과 이명박-박근혜 후보는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경선에서 금도(襟度)를 지켜야 합니다.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노무현의 실정에 치를 떨면서 “이번에는 한나라당에 한번 맡겨볼까?”라던 사람들 가운데, 요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의 ‘평화비전’에 대해 박수 치는 사람은 못 봤지만, 고개 흔드는 사람은 많이 보았습니다.
  
  옛날 과일가게를 다시 찾으려다가 그 가게에서 상한 수박을 파는 바람에 발길을 끊게 되는 것처럼, “한나라당(박근혜, 이명박)에게 한번 정권을 맡겨봐?” 라고 마음 먹었다가 한나라당의 퇴영적 행태와 정체성 상실 때문에 국민들이 다시 한나라당을 외면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제발 정신들 차립시다.
  
  (출처:프리존)
[ 2007-08-14, 10:0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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