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總責의 노출과 跛行(파행)
이번의 인질 구출은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 이번대로라면 납치 때마다 정보기관장이 목숨을 걸고 현장에서 석방교섭을 지휘해야한다.

李長春(전 외무부대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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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金萬福 국가정보원장은 방탄복을 착용하고 無法의 나라 아프가니스탄에서 19명의 한국인 人質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의 용기를 가상히 여기고 축하할 만하다.
  
   그러나 한국의 스파이 총책인 그가 신변의 위험을 무릅쓴 것과 언론의 카메라에 실린 것은 한 마디로 無謀하고 輕率한 처사였음을 간과할 수 없다. 더욱이 “[그의] 34년 정보요원 경륜과 현장 감각이 빛을 발했다“고 자화자찬하는 것은 망신살이 낀 증거이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내 임무이고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라던 그의 말에 진정성이 없었음을 드러냈다. 4,900만 국민의 생명 보호를 위한 총체적 책무를 제쳐놓고 19인의 인질을 구하는 한탕주의로 이름을 날리며 뽐낼 작정이었던 것 같기 때문이다.
  
   하마터면 한국의 스파이 총책이 테러전쟁의 포로가 될 뻔했다.
  
   전선이 없는 전쟁터에 나타났으므로 그럴 가능성은 결코 없지 않았다. 그는 그런 전쟁의 위험을 잘 알고 그가 거기에 몸소 휘말리면 나라에 화(禍)가 된다는 것을 통찰했어야 했다.
  
   누가 봐도 이번의 인질 사건은 국가의 중대한 안보가 걸린 악재가 아니었고 그의 자리를 날릴 만한 사안이 아니었다. 그가 감행한 露出과 過剩은 국가에 쓸데없는 리스크였다.
  
   근 열흘 동안 그가 한국의 정보본부를 비우고 피랍자의 구출 작전을 이른바 ‘指揮’하던 동안에 나라 안팎으로 불상사가 나지 않은 것만은 천만다행이다.
  
   이번의 인질 구출은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
   매일 무수한 인명이 희생되고 있는 테러戰爭시대에 민간인 납치는 앞으로도 계속될 모양이다.
  
   이번대로라면 납치 때마다 정보기관장이 목숨을 걸고 현장에서 석방교섭을 지휘해야 한다. 그렇지 아니하여 불상사가 생기면 그 당시의 스파이 마스터는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비겁한 사람이 된다.
  
   더군다나 탈레반에게 최고 378億원의 몸값이 지급됐다는 보도는 우리 협상단이 7,000萬 불을 갖고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났다는 보도와 맞물려 그 개연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한국의 정보 총책이 가진 가뜩이나 많은 情報費를 더 부풀일 핑계가 생긴 것 같다.
  
   태어날 때부터 소위 개발독재의 완력으로 跛行(파행)을 거듭해 온 한국의 정보기관은 舊시대의 타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정보기관은 그 활동이 투명해지면 더는 정보기관이 아니므로 ‘음지에서 일하고 음지에서 사라지는 것’이 정상이다. 노출되면 죽은 거나 다름없어지는 것을 아랑곳 않고 이번처럼 우쭐대며 노출을 감행했다.
  
   國情院은 그 명칭의 소리가 國政을 총괄하는 것처럼 들리게 하고 그 長의 호칭을 대법원장이나 감사원장처럼 불리게 ‘원장’으로 개명했다.
  
   세계帝國인 미국을 제외하면 어느 先進민주국가도 중앙정보기관을 가진 나라가 없다. 남의 것을 훔쳐내는 것과 스파이 잡는 것을 本業으로 하는 기관장은 국장급으로 족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정보기관은 民主化시대에 부응하여 정상적인 정보전문 직업집단으로 진작 환골탈태했어야 했다.
  
   그렇게 하기 위한 첫 걸음은 正常的으로 책정된 任務에 따른 그 組織의 적정 減量이다.
  
   그렇지 못한 까닭에 정치권력의 시녀로서 2,000년의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사실상의 國庫강탈을 주도했다. 간첩을 잡아야하는 기관이 敵과 內通하여 임기 말에 엉뚱한 南北頂上會談을 주선하고 야당 大選후보의 신상을 뒤지며 테러집단을 상대하는 현장을 기웃거린다.
  
   한국의 이번 인질 ‘해법’에 대한 국제적 시선이 곱지 못하다. 무원칙한 한국의 협상 수준을 유치원생에 비유하는 소리까지 나온다.
  
   ‘우리는 우리식으로 가면 그뿐’이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한국의 국제적 利害관계가 얽히고설킨 것을 알고 문명사회의 信賴를 저버리는 외톨이가 되면 안 된다.
  
   1988년의 서울올림픽을 유치하던 때부터 돈 가방으로 날린 한국의 국제적 名聲이 졸지에 惡名으로 바뀔 수 있다.
  
   過剩은 禁物이라는 것을 교훈으로 삼아 세계국가(a global nation)로서 한국의 位相이 격조 높게 올라가도록 해야 한다.
  
  
  (2007-09-04 문화일보)
  
  
[ 2007-09-05, 10:03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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