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의 終戰선언 카드는 김정일을 겨눈 匕首(비수)
終戰선언을 하면 김정일은 통치와 독재의 논리적 근거를 상실한다.

김운주(회원)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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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대통령이 북한에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고 한 것은 참으로 재미있는 발언이다. 북한으로서는 종전선언을 안해주는 대가로 핵을 포기하고 싶은데 둘 다 내놓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종전선언은 현 휴전상태를 종결짓는 의미에서 우리 한반도의 평화구축과 민족발전에 거대한 진전으로 된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종전선언은 선군정치 체제 기반을 흔드는 파괴력으로, 북핵문제처럼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하는 전략적 우선 과제로 작용한다.

휴전 후 남북한은 호상 분단요인, 즉 체제갈등을 체제유지의 필수로 이용해왔다. 남한보다 경제적 우위에 있던 1970년대까지 북한은 오히려 흡수통일 전략인 연방제를 주장하며 남북관계에서 주도적으로 대화를 제기해 왔다.

그러나 남한이 절대적인 경제 우위를 차지한 1980년대부터는 북한은 先체제유지, 後통일로 급선회했다. 남한은 체제우월감에 근거하여 공격적인 대화와 우호지원을 앞세운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반면 북한은 체제유지를 위해 잠정적으로 대남의존도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핵무기까지 가진 북한을 더는 위험한 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만큼 남한은 유연해지다 못해 안일해졌으며 북한은 반세기이상 주적이라고 주민들에게 교양해왔던 남한으로부터 얻어먹고 생존하는 처지가 됐다. 이것이 바로 오늘의 휴전상황이기도 하다.

남한은 굳건한 국제동맹과 선진경제, 체제격차로 하여 휴전은 무의미해졌지만 국제동맹도 없고 낙후한 경제후진국인 북한인 경우 휴전은 마지막으로 남은 정치 지렛대이다. 오늘날 북한이 세상에 없는 희귀한 선군정치로 체제를 유지하는 이유도 바로 이 휴전 때문이라고 한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북한은 남한위험 요인을 부각시켜야만 강력한 주민통제와 경제난 책임회피, 사회주의체제를 고집할 수 있다. 분단이 있고 휴전이 있어야 김정일은 나라의 운명을 지키는 국방위원장이며 선군질서도 용인되고 주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도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종전선언을 하면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선군정치를 했기 때문에 놈들로부터 전쟁항복서를 받아냈다고 신격화에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후이다. 선군정치의 근거가 소멸된 상황에서 모든 경제난의 책임은 김정일에게 자연히 집중될 수밖에 없으며 만약 그때도 김정일이 계속 선군정치로 체제유지를 하려 한다면 폭군으로만 조명될 수밖에 없다.

그 뿐만이 아니다. 종전상황에서도 이백만 군대를 계속 유지하는 현 선군질서에도 차질이 있기 마련이며 평화구축 협상이란 구체적 문제에 들어가면 군축소, 재래식무기축감, 등 온갖 국제적 압력도 피하기 어렵다. 또한 대화로 지원을 얻어내고 군 강경논을 부각시켜 한반도 평화를 협박하는 북한의 대남이중전략에도 상당한 고민이 제기된다.

한마디로 종전선언이야말로 북한 정권을 뿌리 채 흔드는 핵폭탄이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부시대통령이 북한에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고 한 것은 참으로 재미있는 발언이다. 북한으로서는 종전선언을 안 해주는 대가로 핵을 포기하고 싶은데 둘 다 내놓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현 노무현 정부는 종전선언이 한반도 평화구축에 또 하나의 업적으로 될 것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북한요인을 생각하지 않는 일방적 착각에 불과하다. 우리 정부는 종전선언을 위한 종전선언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전제로,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쥐는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 북한에 계속 종전선언을 압박하는 한편 후속 절차인 평화협정 단계에서는 대북지원과 연계시켜야 한다. 즉 지금의 대북지원을 인도적 지원이라고 표현할 것이 아니라 북한이 고난의 행군이 끝났다고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만큼 그들의 자존심도 배려하는 차원에서, 또 향후 대북지원의 전략화를 위해 인도지원이 아닌 민족협력 지원으로 바꾸어야 한다.

하여 북한이 종전선언 이후 구체적인 평화협정단계에 들어가 호상 약속을 지키는 대가로 협력지원을 해야 한다. 아무리 김정일 독재정권이라고 해도 국제면전에서 평화 가치를 거부할 명분은 없다. 이런 의미에서 종전선언은 우리 남한이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전략가치가 있는바, 이를 잘 이용하기 위한 대북전략연구와 다양한 프로젝트들도 발전시켜 나갈 필요성이 있다.

[ 2007-09-09, 12:13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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