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수 장관은 노무현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충성하라!
싱글러브나 베시 같은 장군을 배출 못한 한국군 장교단

강철군화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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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7년 5월19일자 <워싱턴 포스트>지에는 주한미8군 참모장 존 싱글러브 소장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만일 (카터 대통령의) 철군 계획대로 4~5년 동안에 주한미군을 철수시킨다면 그 다음에는 반드시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2개월간의 정보수집 결과 북한 전력(戰力)은 계속 증강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의 정책입안자들은 3년 전의 낡은 정보 속에 묻혀 있다”고 비판했다.
  
  
  베시 주한미군 사령관, 카터를 물먹이다
  
  그보다 이틀 전, 이동복 중앙정보부장 특별보좌관은 짐 하우스만 주한미군사령관 특별보좌관으로부터 급히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
  
  다음날 이동복 특보와 만난 하우스만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게 보내는 베시 주한미군사령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베시 사령관은 이 메시지에서 5월24일 하비브 국무차관, 조지 브라운 합참의장의 방한에 즈음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베시 사령관은 “1차적으로는 주한 미지상군을 현재의 상태에서 동결, 어떠한 규모의 감축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백히 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있을 한미 협의 때 박정희 대통령 각하께서는 물론 고도의 정치적 차원에서 말씀을 하셔야 하겠으나, 관계 장관 이하의 실무자는 이러한 베시 사령관의 입장을 감안해 그보다 더 강경한 주장을 할지언정 더 온건한 주장을 하지는 말아 줄 것”을 요망했다.
  
  베시 사령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하비브 차관과 브라운 합참의장 내한 이전에 극비리에(주한 미대사관에 대해서도 비밀로) 한미 양국군 간에 사전 의견조정을 가질 것”을 제안했다.
  
   베시 사령관은 사실상 한국 정부에게 주한미군 철수 문제 에 있어서 자신은 미국 정부 편이 아니라, 한국 정부 편에 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베시 사령관의 메시지를 전달한 하우스만은 “베시 사령관은 카터 대통령이 ‘장군(베시 사령관)과 먼저 협의하지 않고는 주한미군 문제에 대한 어떠한 결정도 단독으로 내리지 않겠다’고 했던 약속을 저버릴 때에는 군복을 벗을 각오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5월19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과 베시 사령관이 만났다. 이 자리에서 베시 사령관은 “카터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 공약은 너무나 현실과 괴리된 것이고, 잘못하면 전쟁을 유발할 수도 있는 그릇된 정책”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와 함께 베시 사령관은 “하비브 차관과 브라운 합참의장이 내한하면 한국측은 과도할 정도의 ‘철군보완대책’을 미국측에 요구해, 결국 미국이 비용 대비 효과를 따져 철군을 포기하게 만들라”고 조언했다.
  
  
  싱글러브, 카터 면전에서 주한미군 철수 반대 소신 피력
  
  한편 <워싱턴 포스트>를 읽은 카터는 해럴드 브라운 국방장관에게 싱글러브 소장을 워싱턴으로 소환하라고 지시했다.
  
  워싱턴으로 불려온 싱글러브 소장에게 브라운 장관은 “대통령을 만나면 모든 책임을 기자에게 전가하라.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고, 나는 철군을 지지한다’고 말하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싱글러브 소장은 이를 거부했다.
  
  “그 기자는 제 발언을 정확하게 보도했습니다. 저는 제 생각을 모든 사람들이 이해해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브라운 장관과 함께 백악관으로 간 싱글러브 소장은 카터 대통령 앞에서도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았다.
  
  “저는 대통령의 권위에 도전하려 한 것이 아닙니다. 철군결정이 내려지면 이를 열심히 수행하겠지만, 그런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군인은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습니다.”
  
  싱글러브 소장은 하원 군사위원회 소위원회에 출두해서도 카터의 철군정책을 비판했다. 카터는 국방장관에게 싱글러브 소장에 대한 인사조치를 명령했다. 싱글러브 소장은 조지아주 육군사령부 참모장으로 발령이 났다.
  
  브라운 장관은 싱글러브에게 한국으로 돌아가지 말고 즉각 새 임지로 부임할 것을 명령했다. 전임지에서의 이임행사조차 허락하지 않는, 옹졸한 보복이었다.
  
  베시 사령관이 강력하게 반발하자 결국 브라운 장관은 싱글러브 소장에 대한 성대한 환송파티나 훈장수여, 박대통령에 대한 이임인사 등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싱글러브 소장이 한국으로 돌아갔다 오는 것을 허락했다.
  
  싱글러브 소장은 박정희 대통령을 예방할 수는 없었지만, 박대통령은 사람을 보내 싱글러브를 위로하고 치하했다. 싱글러브 소장은 이임을 앞두고 1주일간의 휴가를 얻어 한국을 여행했는데, 가는 곳마다 한국인들의 환영을 받았고, 식당에 들어가면 사람들이 일어나 박수를 쳤다.
  
  결국 1979년 6월 방한했다가 귀국한 카터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 보류(사실상 포기) 결정을 내렸다.
  
  
  주한미군(지상군) 철수는 1976년 미 대선 당시 카터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었다. 그의 공약은 베트남전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미국인들에게 호소력이 있었다. 하지만 휴전선을 지키고 있는 주한미군 장성들, 그리고 미군부의 입장에서 카터의 공약은 말도 되지 않는 소리였다.
  
  결국 한국에 나와 있는 주한미군 사령관과 그의 참모장은 주한미국대사까지 따돌리고 한국 중앙정보부장과 한국군 장성들에게 주한미군 철수를 막을 수 있는 비방을 알려주고, 언론에 나가 대통령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항명’을 감행했다.
  
  
  그들은 왜 그랬을까?
  
  군인으로서의 양심상, 주한미군 철수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그것이 대한민국과 미국의 이익에 얼마나 반하는 것인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국의 현직 대통령의 정책에는 반하지만, 한미 양국의 안보를 위해 진정으로 유익하다고 믿는 일을 행했다. 그들은 카터에게는 불충(不忠)했을지 모르나, 미국과 한국을 위해서는 그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충성을 다했다.
  
  싱글러브와 베시, 그들은 진정한 군인이었고, 진정한 장군이었으며, 진정한 한국의 친구였다.
  
  
  싱글러브나 베시 같은 장군을 배출 못한 한국군 장교단
  
  대한민국 국군 장교단 61년의 역사에서 가장 부끄러운 일이 있다면, 싱글러브나 베시 같은 장군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에서는 김대중 정권의 잘못된 국민연금-의료보험 정책에 항의해 옷을 벗은 김종대 전 기획관리실장이, 외교통상부에는 김대중 정권의 잘못된 외교정책에 항의해 옷을 벗은 이장춘 전 대사가 있었다.
  
  하지만 과문의 탓인지는 몰라도 국방부에는, 그리고 국군에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잘못된 안보정책에 항의해 옷을 벗은 군인이 단 한 명도 없었다 (1999년 6월 연평해전을 승리로 이끈 죄(?)로 예편당한 박정석 예비역 해군 소장, 2004년 북한선박의 NLL 침범 당시, 남북함정간 교신 내용 등 진실을 언론에 알렸던 죄로 강제예편 당한 박승춘 예비역 육군중장이 있기는 하지만, 이들도 정권의 잘못된 안보정책에 항의하다 옷을 벗은 것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민간관료 사회에도 이런 기개 있는 인사들이 있었는데, 군복을 입고 어깨에 별을 단 장군들 가운데 그런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은 국군의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한국군 장성들을 두고 ‘똥별’이라는 모욕적인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대령연합회 광고에 ‘진노’한 김장수 국방장관
  
  9월19일 조선일보 등에는 육해공군해병대대령연합회(회장 서정갑) 명의로 <김장수 국방장관은 용퇴하고 평양에 가지 말라>는 광고가 실렸다.
  
  이 광고에서 대령연합회는 제2차 평양회담에 노무현을 수행하기로 되어 있는 김장수 국방장관을 향해 “70만 국군의 대표가 6-25 남침 전범집단의 수괴에게 수도권 방어의 최일선인 서해 NLL을 팔아넘기는 ‘제2의 이완용’이 될 것인가?”라고 질타하면서 “국군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장관직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통일부 장관 이재정이나 청와대의 발언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이번 평양회담에서 NLL과 관련해 중대한 양보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은 상황에서 예비역 장교단체가 우려를 제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김장수 장관이 이 대령연합회 광고를 보고 진노했다고 한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우리 정부와 김장수 장관은 그동안 서해 NLL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한결같이 견지해 왔고, 이런 원칙에 변함이 없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사실왜곡과 극단적인 편견을 바탕으로 한 비방행위가 계속될 경우 법적 대응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재정과 <화려한 휴가>에는 침묵하더니...
  
  참 기가 막히다. 대령연합회 광고를 보고 ‘진노’했다는 김장수 장관도 한심하고, 그런 장관의 역성을 들어 ‘법적 대응’운운하는 국방부 관계자도 한심하다.
  
  김장수 장관이 ‘진노’해야 할 대상은 따로 있었다. “NLL은 영토개념이 아니다”,“서해교전 반성해야 한다”는 헛소리를 한 통일부 장관 이재정이가 바로 그 사람이다.
  
  국방부가 법적 대응을 해야 할 대상도 따로 있었다. 광주사태 당시 계엄군으로 출동한 공수부대가 계획적으로 시위대를 향해 집단발포해 양민들을 학살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한 영화 <화려한 휴가>를 만든 제작자와 감독이 바로 그들이다.
  
  정작 진노해야 할 대상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안보를 걱정하는 예비역 대령들의 광고에 ‘진노’하는 장관이나, 정작 법적 대응을 해야 할 대상에 대해서는 모른 체 하면서 대령연합회 광고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 운운하는 국방부 관계자나 다 똑 같이 한심한 인생들이다.
  
  더욱이 대령연합회 광고가 김장수 장관을 ‘제2의 이완용’이라고 지칭한 것도 아니었다. 광고는 오히려 김장수 장관에게 “NLL을 확고하게 지켜 ‘제2의 이완용’이 되지 말라”고 충언하고 있는 것이다.
  
  
  국방부의 주장처럼 NLL에 대한 김장수 장관의 입장이 확고하다면 김 장관이나 국방부가 그렇게 팔팔 뛸 이유가 전혀 없다.
  
  김장수 장관이나 국방부의 과민 반응을 보면서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얼마 전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정부와 군수뇌부가 유엔사에 NLL 변경에 관한 입장을 타진했다”는 보도에서처럼, 군수뇌부는 이미 노무현의 코드에 맞춰 NLL을 양보하기로 작정했기 때문에, ‘제2의 이완용’ 운운하는 광고 구절에 불에 덴 황소처럼 펄쩍 뛰는 것은 아닌지.
  
  
  대통령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충성해야
  
  김장수 장관이나 군수뇌부는 “옳건 그르건, 군최고통수권자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고 주장할 지도 모른다.
  
  물론 군인은 군최고통수권자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헌법에 반하는 명령, 대한민국의 주권과 영토를 포기하라는 명령, 대한민국 국군의 전력을 붕괴시키는 명령에까지 복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명령에 대해서는 단호히 거부하는 것이 진정한 군인의 도리다.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작은 충성’이지만, 헌법과 국가에 대한 충성은 ‘큰 충성’이다.
  
  
  맥아더 장군은 육군참모총장 시절, 육군 감축을 추진하는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훗날 전쟁터의 진흙탕에서 병사들이 죽어가면서 원망하는 이름은 맥아더가 아니라 루즈벨트가 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대통령에게 그런 말버릇이 어디 있느냐?”고 노발대발했지만, 동석했던 육군장관은 “장군이 육군을 살렸소!”라고 외쳤다.
  
  분명히 말하지만, 그렇다고 국군에게 쿠데타를 선동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쿠데타는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나는 국방장관이나 장군들에게, 대통령이나 이재정 같은 인간이 NLL을 희생시키려 할 때, “그건 아니다”라고 딱부러지게 말하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그랬다가 여의치 않으면 옷을 벗고 나오면 그만 아닌가. 어깨에 별을 네 개나 달고 육군의 총수인 육군참모총장까지 지냈던 국방장관에게, 사관학교를 나와 20년,30년 복무한 끝에 어깨에 빛나는 별을 단 장군들에게 그만한 기개도 없단 말인가.
  
  막말로 그렇게 옷 벗고 나오면, 그는 국군과 국민의 영웅이 된다. 정권 바뀌면, 노무현의 잘못을 지적하다가 옷 벗은 것은 둘도 없는 훈장이 될 것이다.
  
  
   경찰에서는 황운하 총경(군대로 치면 대령 정도의 계급)이 경찰청장의 잘못된 행태를 비판하다가 옷을 벗기 직전까지 갔었다.
  
  그래, 대한민국 육해공군의 장군들은 일개 경찰 총경만도 못하단 말인가.
  
  
  정녕 ‘제2의 이완용’이 될 것인가
  
  거듭 말하거니와, 대령연합회 광고는 김장수 장관이 ‘제2의 이완용’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 “‘제2의 이완용’이 되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매우 의미심장하다.
  
  우리는 흔히 이완용을 ‘매국노’의 상징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이완용은 황실에 대한 충성이 지극했던 사람이다. 그가 을사조약에 찬성한 것도, 한일합병에 찬성한 것도, ‘황실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었다. 고종도 그 사실을 알아 이완용을 미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완용은 고종이나 황실에 충성했지만, 나라와 민족에게는 씻을 수 없는 불충을 저질렀다. 그가 ‘만고역적’으로, ‘매국노’로 낙인찍혀, 죽어서조차 편치 못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지금 김장수 장관과 대한민국 국군 장성들은 ‘제2의 이완용’이 되느냐 마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
  
  그들이 임기 5개월 밖에 안 남은 노무현 정권의 정책에 맹종해, NLL을 포기하고, 국군의 정체성 훼손을 방치하고, 국군의 전력을 약화시키는데 동조한다면, 그들은 ‘노무현’에게는 충성하는 것일 수 있어도, ‘대한민국 헌법’과 대한민국에는 불충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럴 경우, 그들은 정말 ‘제2의 이완용’이 되고 말 것이다. 정녕 '제2의 이완용'이 되고 말 것인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김장수 장관은 대령연합회 광고에 펄펄 뛸 것이 아니라, 광고를 낸 대령연합회 관계자들을 장관실로 초치해 차라도 한 잔 대접하면서 “선배님들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군은 NLL을 어떤 일이 있어도 지켜낼 것이다”라고 한 마디만 하면 된다. 그게 김장수 장관이 살고, 국군이 살고, 대한민국이 사는 길이다.
  
  
[ 2007-09-20, 15:4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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