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정아씨와 위대한 장군님
사찰에 대한 10억 지원 아무 것도 아닙니다./ 지난번의 현금 4억 5천만 달러와 물자 5천만 달러는 너무 약소했습니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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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정아씨,
 어쩜 그대는 이리도 내 영혼을 단풍처럼 붉게 태우오? 그대를 생각만 해도 가슴이 울렁거리고, 그대를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아도 콧날이 시큰해지고, 그대 곁을 스쳐만 지나가도 콧노래가 절로 나고, 그대 손목만 잡아도 내 몸은 불덩이처럼 뜨거워지고, 그대가 내 어깨에 살짝 기대기만 해도 내 마음은 즉시 막 사랑에 눈뜨는 이팔 청춘으로 돌아 간다오. 어제 그대가 최지우와 배용준이 밟았던 남이섬의 노란 은행잎을 밟으며 너무도 자연스럽게 내 왼팔에 그대 오른팔을 감쳤을 때, 나는 쉰세대 아니랄까 봐 짐짓 뻣뻣이 걸었지만 그 순간 무지개를 밟고 훨훨 날아가는 듯 황홀했다는 것을, 그대는 몰랐을 거요.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하는 몸으로 영명하고 솔직담백하고 소신에 찬 어르신의 호출을 받고 급히 헤어지면서 차안에서 잠깐 도둑 키스한 것, 그게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한 일이었음을, 그대는 몰랐을 거요. 밤을 새워 나라의 큰일을 하면서 커피 한 잔밖에 안 마셨지만, 나는 피곤한 줄도 모르고 배고픈 줄도 모른다오. 졸리지도 않다오. 아직도 생생한 내 입술에 남아 있는 이 감촉, 장미보다 향기롭고 꿀보다 달착지근하고 비단보다 부드러운 이 감촉, 정녕 그대는 비너스의 화신! 이게 바로 예술가들이 그렇게 찬미하는 사랑인가 보오.
 내 사랑, 안녕! 잠시 잠깐만 안녕!
 균 올림 

 아참, 예일대 박사학위, 그거 조금도 걱정 마오. 말만 박사지 우리나라 대학에 엉터리가 얼마나 많소. 중요한 건 실력과 안목이 아니겠소. 미술에 대한 그대의 깊고 넓고 높은 눈과, 당대의 한국에서 그 누가 견주리오. 광주 비엔날레도 그대가 아니면 누가 제대로 하겠소. 금상첨화라, 그대의 영어 실력은 또 얼마나 뛰어나오? 뭐, 동국대에는 내가 섭섭지 않게 지원하도록 하겠소. 
  


 위대한 장군님!
 20세기말 21세기초에 누가 감히 미 제국주의에 대들 수 있겠습니까? 러시아도 중국도 일본도 유럽연합도 미국에 말로만 깝죽대지 행동으로 화끈하게 보여 준 게 무어 있습니까? 오로지 한 분 위대한 장군님만이 할 말 다할 뿐 아니라 선 굵은 행동으로 양키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 수 있을 뿐입니다. 제 놈들이 인권 운운하는데, 왜 예산으로 뒷받침 못하겠습니까? 스스로 꿀리기 때문입니다. 제 놈들이 대량학살무기 운운하는데, 이라크에서 왜 찾아내지 못했습니까? 저들의 날조이기 때문입니다. 저희들은 탁월한 장군님의 영도를 본받아 야금야금 미 제국주의의 손발을 묶고 그 뒤통수를 치고 있습니다. 평화통일, 자주통일, 이것이야말로 우리 한민족이 성취할 이 시대의 역사적 사명임을 명심 또 명심하고 있습니다.

 지난번의 현금 4억 5천만 달러와 물자 5천만 달러는 너무 약소했습니다. 그 정도는 통일의 제전에 바치는 성의로 너무 부끄럽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나, 말많은 기자들을 따돌리기가 쉽지 않고 미 제국주의자들의 눈과 귀를 피하기도 그렇게 녹록치 않습니다. 특검은 정말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고육지책이었습니다. 도마뱀 식 꼬리 자르기라도 하지 않으면, 몸통과 머리를 다칠 수가 있었기에 그런 식으로 정면 돌파를 한 것입니다. 대신 금강산과 개성을 통한 달러 보내기는 어떤 자도 반대를 못합니다. 이건 절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명분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인도적 차원의 식량과 비료 올려보내기도 아무 어려움이 없습니다. 이것도 명분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한나라당도 이제 우르르 저희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저들이 어찌 시대의 대세를 거슬릴 수 있겠습니까? 이번처럼 조금 늦더라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신 늦어지면 이자까지 듬뿍 보태 드리겠습니다.
  환절기에 옥체를 잘 보존하시기 바랍니다.
  000 올림

  추신: 아리랑 공연에 대한 세계의 찬사가 끊이지 않습니다. 같은 민족으로 뿌듯합니다.   
 

 사랑하는 정아씨,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오. 그대의 에스 라인은 마랄린 먼로도 따라가지 못할 겁니다. 거기에 찰고무보다 싱싱한 탄력이라니! 그게 어찌 30대의 몸이라 할 수 있겠소.
 그대는 얼굴과 몸매만 아름답고 탐스러울 뿐 아니라 불심도 그리 깊다니, 새삼 놀랍소. 영혼과 육체의 완벽한 조화! 그대야말로 최고의 예술품! 아,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남자요. 인생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 예전엔 미처 몰랐소.
 내 사랑, 안녕! 잠시 잠깐만 안녕!
 균 올림 

 아참, 그 사찰에 대한 10억 원 지원, 그거 아무 것도 아닙니다. 고려시대에는 오늘날 서울시만한 땅도 통째로 사찰에 헌납한 경우도 있었소. 사적으로 쓰는 것이 아닌 만큼 하나 부끄러울 것 없지만, 'dung 묻은 개, 겨 묻은 개 나무라는' 식으로 지져대는 새와 쥐가 들끓는 세상이라, 또 국가 예산은 국민의 혈세라는 걸 한 시도 잊은 적 없는 저로서는 30년 청백리의 양심에 비추어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다오. 뭐 공치사하려는 게 아니라 내밀한 사정인즉 그렇다는 말이오. 절대, 절대, 오해는 하지 말기 바라오.    
 


 위대한 장군님!
 드디어 장군님을 뵐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고요, 감사합니다. 이제 우리 민족의 하나됨은 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 시대의 대세를 창발하고 창조해 가는 장군님의 배짱과 식견은 정말 귀신도 탄복하겠습니다. 아직도 요소요소에 도사리고 있는 썩은 친일파의 후손과 군사독재의 주구들이 동해에 조약돌 던지듯이 작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지만, 전혀 개의할 것 없습니다. 핵이니 뭐니 하지만 장군님이 불능화한다고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우리끼리 평화선언하고 우리끼리 서해안 공동관리하겠다고 대못질하면, 다음 정권에 누가 들어서든 어쩔 수 있겠습니까?

 감사합니다. 집중호우에 약간의 구호품을 보내 준 데 대해 위대한 장군님께서 친히 감사의 표시를 하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같은 민족으로서 지극히 당연한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
 죄송합니다. 이번에는 지켜보는 눈이 워낙 많고 지난번의 예도 있고 하여 달러를 1차 정상회담 때처럼 보내기는 힘듭니다. 대신 이번에, 꼴값한답시고 5분 단위로 약속이 잡혀 있는 재벌총수들을 몽땅 데려가니까, 개성이든 신의주든 남포든 신포든 자주평화통일의 첩경인 북남경제협력공단을 대대적으로 본때있게 일으킵시다.
 지구 온난화 탓인지 아직도 낮에는 덥습니다. 어련히 알아서 하시겠지만, 만나는 그 날까지 부디 옥체를 보중하시기 바랍니다.
  000 올림

 추신: 저도 위대한 장군님과 단둘이서 1호 차를 탈 수 있겠습니까?
 

                     (2007. 9. 23.)
 
        

 

[ 2007-09-23, 18:15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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