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에 대해서, 보수여, 조갑제가 옳다
보수세력이야말로 부정과 거짓에 맞서 싸워야 한다

변희재/빅뉴스 대표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스크랩하기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보수에 대해서 글을 쓰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보수의 정치의식나 세력 지형도에 대해 자신있게 글을 쓸 만큼 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나의 글쓰기가 보수의식에 뿌리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보수에 대해 왈가불가할 자격 또한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에서 필자를 칭할 때 젊은 보수논객이라는 라테르를 붙이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진보진영, 엄밀히 말하면 노무현 정권 들어 진보의 가치와 명분을 권력에 팔아넘긴 어용세력들부터 보수라는 칭호를 받는다면 굳이 이를 거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보수에 대한 관심도도 점차 높아졌다. 참고로 조선일보 역시 필자를 젊은 보수논객으로 칭한 바 있으니, 그리 민감한 문제도 아니다.
  
  예전에 정통보수라 할 수 있는 독립신문의 신혜식 대표와 밤늦게까지 이야기하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신대표 이야기는 보수는 부지런하다는 것이다. 진보들이 밤늦게까지 술이나 퍼마시는 반면, 보수는 언제 어디서든 활동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를 증명하는 방법으로 신혜식 대표는 새벽 3시에 조갑제 대표에 전화를 걸었다. 조갑제 대표는 “기자라면, 언제 전화가 와도 멀쩡히 깬 상태에서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삶의 자세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대표의 전화에 조갑제 대표는 곧바로 받았다. 필자 역시 한 진보측의 언론인에 전화를 걸었고, 다행히 그도 멀쩡한 상태에서 전화를 받아 피장파장이 되었다.
  
  조갑제 대표에 대해서는 대표적인 진보진영 지식인 강준만 교수 역시 “그의 부지런함을 진보진영이 배워야 한다”고 역설했을 정도이다. 실제로 그의 책들을 보면, 방대하고 치밀한 자료조사와 심층 취재 등, 젊은 기자들이 따라갈 수 없는 기자로서의 노력이 배어있다. 결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그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그의 노력 만큼은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최근 보수진영에서 조갑제 대표와 조선일보의 김대중 전 주필과의 논쟁이 화제이다. 조갑제 대표는 이회창의 출마로 보수세력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긍정적 평가를 하는 반면, 김대중 주필은 자칫 보수 분열로 진보좌파가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러한 논쟁에 대해 조갑제 대표는 실천으로 답을 해버렸다. 이장춘 전 외무대사가 이명박 후보로부터 직접 받은 BBK 명함을 공개해버린 것이다. 진보좌파의 공격만 받아오던, 이명박 후보로서는 정통보수라는 또 다른 공격에 의해 포위된 양상이다. 이명박 후보 측은 급해서 그런지, 박근혜계까지 들먹이며, 당황한 모습이 역력하다.
  
  진보 지식인 강준만 교수는 부쩍 좌우통합의 논리를 언급하고 있다. 이권이 달린 게임의 선수가 아닐 바에야, 좌우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사안들이 많은 데도, 쓸데없이 감정적 대립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의 BBK 관련 의혹을 보자. 이 문제는 진보냐 보수냐의 문제가 아니다. 유력 대선후보가 주가조작과 횡령에 개입한 뒤, 이를 젊은 동업자에게 덮어씌운 뒤, 거짓말로 버티고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이다. 만약 의혹이 맞다면, 대통령으로서 결정적인 결격사유이다. 이명박 후보 역시 “주가조작을 하는 인물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진보니까 이를 공격하고, 보수니까 이를 봐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진보진영은 건수 하나만 걸리면 이명박 공격에 총력을 기울이는 반면, 보수는 아무래도 이명박 측을 옹호한다. 이장춘 대사가 “보수우파가 이후보를 옹호하면서 대한민국이 거짓말 왕국이 되었다”고 탄식했다. 즉 이명박의 위기는 곧 보수의 위기란 말이다.
  
  대한민국에서 보수란 말은 진보와 평등하지 않다. 보수는 군사독재정권 시절부터 기득권을누려왔고, 그 과정에서 부패타락 세력으로 전락했다는 것이 보수에 대한 이미지이다. 지금 보수가 이후보에 대해 지나친 옹호를 하게 되면, 그야말로 부패 타락을 옹호한다는 편견을 기정사실화 하게 된다.
  
  물론, 이후보가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 쓰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진보든 보수든 의혹에 대해 정정당당하게 검증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 점에서 조갑제 대표의 판단에 보수세력은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지난 5년 간, 국정을 파탄낸 현 집권세력에 대한 심판이다. 진보진영이 몰락의 위기에 처한 이유는, 국정실패세력과 선을 긋지 못하고, 그들이 나누어주는 하찮은 권력에 취해버렸기 때문이다. 진보후보 다 합쳐도. 이명박은커녕 이회창의 지지율만도 못한 현실에 대해 진보는 엄숙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부정부패 세력을 옹호하면서까지 정권교체의 정당성을 주장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아니 부자로 살다보면 조금의 부정은 나올 수 있다. 이는 조갑제 대표도 인정했다. 하지만 거짓말까지 옹호할 수는 없지 않은가.
  
  물론 선거라는 것은 유권자의 판단기준에 달려있기 때문에, 조금의 거짓을 저질렀어도 대통령 될 수도 있다. 이명박 후보가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게 곧 부정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고 선거는 선거일 뿐이다.
  
  조갑제 대표의 말처럼 오히려 보수세력은 이럴 때일수록 원칙을 강조해야 한다. 보수가 먼저 앞장서서,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비판해야 한다. 솔직히 그렇게 해서 이명박 후보가 치명타를 맞는다 하더라도, 또 다른 보수후보 이회창이 있지 않는가. 이런 정치공학적 접근을 하라는 것이 아니고, 보수세력 전체가 다 부패한 것이 아니고, 청렴하게 재산을 모으고, 부지런히 일해서 대한민국을 발전시켰다는 자신들의 역사를 이번 대선에서 입증하라는 것이다.
  
  그 점에서 조갑제 대표의 용기와 행동에 대해 젊은 보수논객으로 마음으로나마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그토록 보수의 부지런함을 강조했던 신혜식 대표의 독립신문이 완전히 이명박 홍보성 편집으로 일관하고 있는 점에 대해 안타깝다. 특히 이회창을 공격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기까지 하다.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더라도, 이번 대선은 어차피 보수의 축제가 될텐데 말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보수는 조갑제 대표 만큼만 해주기 바란다. [변희재 빅뉴스 대표: bignews@bignews.co.kr ]
[ 2007-11-25, 01:19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맨위로

댓글 글쓰기 주의사항


맨위로월간조선  |  조선일보  |  통일일보  |  미래한국  |  올인코리아  |  코나스넷  |  리버티헤럴드  |  뉴데일리  |  뉴스파인더  |  뉴포커스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