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의 놀라운 '출정 선언문'
"기득권세력이 다시 집권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는데...

金成昱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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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회창 캠프엔 아는 얼굴이 많다. 지난 5년 아스팔트 위에서 맨몸으로 뛴 이들이다.


그들은 사재(私財)를 털어 활동비를 꾸렸다. 유치장에 끌려가기도 하고, 수백만 원 대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맥아더동상을 지키고, 미군철수를 막고,「남북화해(?)」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정권의 온갖 탄압에 시달렸다. 


「산뜻한 우파」,「세련된 우파」,「잘생긴 우파」들이 세미나장과 한나라당에서 고담준론 벌일 때 그들은 야전(野戰)에 있었다. 플래카드를 만들어 열린당사(黨舍)와 김대중 집 앞에 계란을 던졌다.


조·중·동은 외면했지만, 기자는 함께 뛰었다. 『빨치산 추모제』에 분개해 기사를 쓰면, 친북단체를 찾아 집회를 벌였다. 『한물 간 우파(Old Right)』라 불리던 저들은 분명 나이 들고, 투박해 보였다. 그러나 누구보다 『뜨거운 우파(Hot Right)』, 열혈(熱血) 애국자들이었다.


대한민국에서 『빨갱이』를 가장 싫어하는 저들이 『보수분열』의 멍에를 안았다. 『MB의 기회주의적 태도와 한나라당의 좌경화, 그리고 MB의 관변조직이 된 뉴라이트에 실망했다』며 이회창 캠프로 달려갔다. 

 

그들은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10·4선언의 기본적 틀을 수용할 것』이라는 정형근 의원과 『10·4선언은 통일(統一)의 디딤돌이니』『초당적(超黨的) 협조(協助)하겠다』는 강재섭 대표의 주장에 치를 떨었다.


그들은 『강경보수인 이회창 정권을 만들어내든가, 이명박 정권이 만들어져도 강경보수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동영의 어부지리는 허용하지 않겠다』며, 『정권교체가 위험해지면 어느 李씨건 밀어 주겠다』는 게 그들의 논리였다.


MB에 대한 실망만큼이나, 昌에 대한 기대가 그들을 지탱시킨 힘의 원천이었다.

  

그러나 27일 다시 나온 이회창 출마선언문은 그들의 첫사랑을 완전히 짓밟아버렸다.


昌은 노무현 정권에 대해 『지난 5년 무능하고 오만한 정권을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매일 터져 나오는 갖가지 부패, 불법, 탈법, 거짓말로 온 나라가 얼마나 어지럽느냐』고 규탄했다. 

 

『부도덕하고 부패한 기득권 세력이 다시 집권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 『거짓말하고,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수단방법 안 가리고 자기 배만 채우면 된다는 사고에 빠진 후보로는 정권을 교체할 수도, 나라를 바로 세울 수도 없다. 한나라당 후보에 속아 땅을 치고 후회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라의 기본을 바로 세운다』, 『나라를 살리는 정권교체가 되어야 한다』, 『반듯한 나라를 만들겠다』, 『반드시 대한민국을 살리겠다』, 『정말 진실하고 겸손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원론적 선언을 되풀이했다.


적지 않은 『뜨거운 우파(Hot Right)』들이 昌을 지지하고 나선 이유는「친북청산」,「좌파척결」,「반역종결」에 있었다. 안보(安保)와 법치(法治)였다.


그런데 이날 선언문엔 안보와 법치에 대한 문제의식이 단 한 줄도 반영되지 않았다. 盧정권이 무능(無能)하고 오만(傲慢)하다고만 비판했다. 그렇다면 헌법유린, 안보파괴, 법치무시 등 지난 5년 盧정권의 반역행위는 문제가 안 된다는 주장인가?   

 

더욱 놀라운 건 다음이다. 『부도덕하고 부패한 기득권세력이 다시 집권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며 좌파적 논법에 동조하고 나섰다. 좌파들이 보기엔 MB건, 昌이건 기득권세력이다. 그런데도 기득권세력의 집권을 막겠다니? 자승자박(自繩自縛)이 바로 이 꼴 아닌가?


이날 선언문은 단순한 문장력 미흡이나 정치력 부재로 보기 어렵다. 이 정도 글이 나온다는 건 昌캠프의 이념(理念)부재, 영혼(靈魂)결핍을 반영한다. 출마선언 당시의 비장감(悲壯感)은 이미 사라져 버렸다.

 

이회창은 다시 2002년으로 돌아가고 있는가? 『뜨거운 우파(Hot Right)』는 역시 환상을 쫓았는가? 자유통일에 목마른 순혈(純血)의 정치세력은 이미 멸종됐단 말인가? 

 

헛손질이 거듭되면 나올 구호는 『살신성인』, 이 네 자 뿐일 것이다.

출처 : 프리존
[ 2007-11-27, 15:53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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