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 못짚어 아쉬운 남북국방회담
최악의 협상 여건에서 최선을 다한 김 장관의 노고를 높이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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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9월 제주도에서 열린 1차 남북국방장관회담 이후 7년 만에 2차 회담이 11월 27~29일 사흘 동안 평양에서 열렸다. 1차 국방장관회담이 2000년 6월 1차 남북정회담의 산물인 ‘6·15 김대중·김정일 평양선언’의 후속 회담이라면 이번 2차 국방장관회담은 지난 10월 제2차 정상회담이 내놓은 ‘10·4 노무현·김정일 평양선언’의 후속회담이라 할 수 있다. 정상회담 때마다, 뒤이어 한 번씩 열리는 국방장관회담인 셈이다. 앞으로 정기적인 회담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지난 반세기 줄곧 적대적 대치관계를 유지해 남북 군사 당국 간의 초기단계 회담이라면, 응당 무엇보다 먼저 적대관계 해소를 위한 기초적인 군사신뢰구축과 군사긴장완화 문제부터 협의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그러나 두 차례에 걸친 남북 국방장관회담의 경우는 그렇지 못했다. 북측이 지금까지 남측과의 군사회담을 신뢰관계 증진을 위한 실질적인 군사협의기구로보다는 대남 평화공세, 경제실리 확보, 남측 군사대비태세 약화 등을 꾀하는 수단으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2000년 1차 국방장관회담에서 북측은, 남측이 제의한 군사신뢰구축 관련 협의는 일축하면서 6·15 남북정상 합의에 따른 경의선 및 동해선 철도 연결 사업에 관련된 군사적 보장 문제만을 협의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번 2차 회담에서도 남측은 군사직통전화 가설, 군사공동위원회 가동 등 주로 기초적인 군사신뢰구축 문제를 제의한 반면, 북측은 종전선언을 위한 군사 당국 회담, 서해 북방한계선(NLL) 재설정, NLL 남쪽에 공동어로수역 설치 등을 주장했다. 남측의 제의는 북한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반면, 북측의 주장은 NLL 무력화 등 한국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들이었다.
  
   남북 간의 이런 비대칭적 현상은 국방장관회담이 군사적 판단과 필요에 의해 군사 당국 간에 합의된 의제를 협의하는 회담이 아니라, 남북정상이 이미 합의해 놓은 정치적 틀 속에서 이뤄지는 회담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측의 정치적·군사적 의도를 여과 없이 받아들인 ‘10·4 평양선언’은 북측 군사 당국에는 종전선언 추진, NLL 재설정, 공동어로수역의 NLL 남쪽 설정 등 공세적 입지를 강화하는 빌미가 된 반면, 우리 군사 당국에는 대북협상 입지를 근원적으로 제약하는 결과가 됐다.
  
   이런 최악의 대북협상 여건 아래서 김장수 국방장관은 공동어로수역에 관한 북측의 주장을 일축하고 정치적 양보나 타협을 시도하지 않았다. 국방의 수장으로서 견지해야 할 군사대비태세와 對北협상 자세를 분명히 보여준 것이다. 이 하나만 가지고도 최악의 협상 여건에서 최선을 다한 김 장관의 노고를 높이 평가할 수 있다.
  
   한편,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앞으로도 예상되는 남북 간의 고위급 또는 실무급 군사회담을 위해서도 반드시 짚어야 할 문제가 있다. 북핵 문제다. 노 정부는 이를 6자회담에 맡기고 북한의 면전에서는 아예 입을 다무는 모습이다. 정치인은 그렇다 치더라도 국방 당국자는 결코 코앞에 다가온 북핵 위협에 침묵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번 국방장관회담에서 모든 합의는 ‘북핵 완전 폐기’를 전제로 한다는 점을 북측에 분명히 했어야 했다.
  
   북측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은 회담 벽두에 남북 국방장관회담을 “조국통일을 앞당기는 회담”이 되도록 하겠다는 북측의 회담 목표를 분명히 했다. ‘NLL 무력화’ 획책은 그 일환으로 봐야 한다. 우리의 회담 목표도 막연히 “항구적 평화정착”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국방장관회담을 비롯한 모든 군사회담은 ‘북핵 완전 폐기’를 지향해야 한다. 핵 폐기 없이는 평화도 없기 때문이다.(konas)
  
   박용옥 / 한림국제대학원대 부총장, 전 국방부 차관
  
  
  
  
  
  
[ 2007-12-02, 09:2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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