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민심
요동치는 민심이 심상찮은 파열음을, 여기저기서 귀신이 우는 듯한 소리를 낸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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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심이 요동친다. 노무현도 안 먹히고 김대중도 안 먹히고 김정일도 안 먹힌다. 그들은 한명숙과 유시민을 주저앉히며 이해찬을 밀었지만, 엉뚱하게 시위 전과자 겸 아나운서 겸 장관 정동영이 여권의 대표주자로 뽑혔다. 

 민심이 요동친다. 병역의혹도 안 먹히고 위장전입도 안 먹히고 위장취업도 안 먹히고 BBK계약서와 명함도 안 먹힌다. 시위 전과자 겸 선거법 위반 전과자 겸 사장 겸 시장 이명박 홀로 1년 이상 고공행진이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여론조사와는 판이하게 당원도 국민도 직접투표는 모두 박근혜였지만, 결국 그간의 여론조사는 엉터리란 게 밝혀졌지만, 역선택이 얼마든지 가능한 전화투표에 곱하기 6을 하는 요술에 의해, 거대한 세 바다를 두고 동네 개울 같은 운하를 하나 만들어 경제를 살린다는 이명박이 거대 야당의 최종주자로 뽑혔다. 판을 깨겠다는 으름장에 마지못해 집어넣은 그 방식이 결국 8전 8승(8 KO승)으로 빛나는 '붕대손'의 운명을 결정했다. '원칙녀'는 스스로 약속의 함정에 빠지고 내부의 적이 던진 유도심문의 덫에 빠져 '억울한' 결과에 승복할 수밖에 없었고, 이제 자신을 사모하는 팬들이 한 명도 없는 파장(罷場)에서 '한 방에 갈' 후보를 위해 영 내키지 않는 당원의 약속을 지킬 수밖에 없다.  
 
 민심이 요동친다. 제2의 정몽준 또는 제2의 노무현을 만들기 위해 '도덕군자' 기업인을 내세웠지만, 끝내 단일화는 이뤄지지 않고 각기 후보등록을 결행해 버렸다. 여론과 언론에서 존경의 대상이었던 '미스터 바른소리'는 '배신자'에게, 좌우를 넘나들며 5년마다 선거철만 되면 아드레날린이 폭발적으로 분비되는 '배신자'에게 맥없이 무너졌다. 민심이 요동친 것이다. '선상님'이 헛기침만 해도 몸둘 바를 모르던 '해마다 신장개업'당에서 예상을 무참히 깨고 압도적으로 '선상님'에게 미운 털이 박힌 자가 '4번 타자'로 등극했다. 민심이 요동친 것이다. 이왕 이리 된 것, 하나로 뭉치라고 해도 뇌물의 기본단위가 5억 달러인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권해도 도통 말을 안 듣는다. 그 사이 당신을 하늘같이 떠받들던 청년들이 우르르 반대당으로 몰려갔다. 민심이 요동친 것이다.  

 민심이 요동친다. '화려한 휴가'도 먹힐 듯 안 먹히고 '화려한' 평양나들이도 먹힐 듯 안 먹힌다. 평화공세도 먹힐 듯 안 먹히고 전쟁협박도 먹힐 듯 안 먹힌다. 북한의 간첩총책이 한국의 방첩(防諜)대장과 민족공조의 귓속말을 속삭이면서 청와대와 대기업을 유유히 오가며 차기정부의 대북정책에 대못질하는 듯하지만, 환호도 없고 놀람도 없고 분노도 없다. 극과 극을 달리는 민심이 곳곳에서 부딪쳐, 환호도 놀람도 분노도 생기자마자 소멸되어 버린 탓이다.

 민심이 요동친다. 서울대 때리기도 먹힐 듯 안 먹히고 강남 때리기도 먹힐 듯 안 먹히고 조선일보 때리기도 먹힐 듯 안 먹히고 미국 때리기도 먹힐 듯 안 먹히고 삼성 때리기도 먹힐 듯 안 먹힌다. 이제 마지막 때리기다. 지금까진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10억 연봉의 확실한 내부고발자가 있음에 범여는 최후의 승리 곧 정권연장을 확신한다. 시기가 절묘하다. 정의(正義)와 우연(偶然)을 가장한 불의(不義)와 필연(必然)일 것이다. 그러나 기립박수를 보내는 사람들은 입으로 욕하고 손발로 부수고 뒤로 호박씨까는 데만 능한 '죽창파'뿐이다.

 민심이 요동친다. 거짓에도 흔들리고 진실에도 흔들리고, 거짓에도 데면데면하고 진실에도 데면데면하다. 오로지 민심은 이미지에 살고 이미지에 죽는다. 경제대통령, 안보대통령, 평화대통령, 현재로선 이 중에 경제대통령의 이미지가 가장 강하다. 왜 그런 이미지가 형성되었는지, 그것이 누구의 작품인지, 과거의 실제와 얼마나 부합되는지, 미래의 공약과 얼마나 상관관계가 있는지, 그건 따지지 않는다. 두세 편이 아니라 크게 나누면 대여섯 편, 잘게 나누면 열두 편으로 갈라진 후보들을 사이에 두고 일단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어떤 방식으로든 이미지가 형성되면, 그것은 남들의 왈가왈부에 미동도 하지 않는 자명한 진리로 둔갑한다.

 민심이 요동친다. 타이타닉호의 열 배 스무 배되는 호화유람선도 언제든지 한 입에 집어삼킬 듯이 거센 민심의 파도가 일렁인다. 백두산도 한라산도 언제든지 한 방에 날려버릴 듯이 뜨거운 민심의 용암이 들끓는다. '올 것이 왔다!'라는 말이 5천만, 아니, 7천만의 입에서 동시에 나올 때까지 민심의 향방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것이다. 하늘도 놀라고 땅도 놀랄 폭풍이 불기 직전에 스산한 귀신 바람이 불 듯이 지금은 요동치는 민심이 심상찮은 파열음을 여기저기서 삐릭삐릭 낼 따름이다. 

                (2007. 12. 2.)

[ 2007-12-02, 21:5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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