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통일원’으로 부활시켜야
‘통일원’은 ‘통일정책’을 전담하고 ‘남북대화’에선 손을 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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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월25일 출범해야 하는 새 정부의 구조를 결정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심의는 李明博 대통령 당선인이 앞으로 5년 동안 疾走해야 할 장애물 경주에서 처음으로 부닥치는 장애물이다. 이 당선인은 작년 12월19일 대통령선거에서 530만표의 표차로 정동영 후보를 물리쳤다. 그러나, 국회에서 그가 이끄는 <한나라당>은 아직도 소수당이다. 국회의 다수당은 여전히 <대통합민주신당>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은 <민주노동당>ㆍ<민주당>과 함께 국회의석의 과반수를 지배하고 있다. 이 야당(?)들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마련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에 대하여 이론을 제기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국회에서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의는 李明博 당선인에게는 어려운 싸움이 되려 하고 있다. 이 당선인에게 이 싸움은 매우 중요한 싸움이다. 그에게 이 싸움은 꺾이면 안 되는 싸움이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싸움이다. 그가 이 싸움에서 꺾이면 그가 이끌 새 정부의 출발이 매끄럽지 못하게 될 것이고 어쩌면 그 여파는 4월에 있을 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이기더라도 무조건 이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데 있다. 모양 좋게 이기는 길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국회에서 싸워야 할 정부조직법 싸움에서 이명박 당선인은 신중할 뿐 아니라 유연성을 발휘할 절실한 필요가 있다.
  
  그 동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마련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가운데 여야간 쟁점들에 대해서는 이미 보도를 통하여 알려져 있다. 필자는 去頭截尾하고 이명박 당선인에게 그 가운데서 ‘통일부’ 문제에 관해서는 특단의 결단을 내려 줄 것을 건의하고 싶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통일부’는 살려내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그러나 살아나는 ‘통일부’는 ‘남북대화’로부터 손을 떼고 ‘통일정책’만을 전담하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1960년대처럼 ‘통일부’의 명칭을 ‘통일원’으로 바꿔서 그 위상을 한 단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권고한다.
  
  ‘통일부’를 ‘외교통상부’로 통폐합하기로 한 <인수위원회>의 선택은 일면의 타당성을 지니고 있다. ‘남북대화’를 ‘통일부’로부터 분리시키기로 한 결정은 옳은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부’를 아예 없애기로 한 것은 옳지 않은 선택이다. 그 이유는 ‘통일부’가 없어지면 ‘통일정책’의 행방이 묘연해 지게 되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당선인과 <인수위원회>는 ‘통일부’를 ‘외교통상부’로 통폐합시켜서 그 명칭을 ‘외교통일부’로 고치면 거기서 통상적인 ‘외교’와 함께 ‘남북대화’는 물론 ‘통일정책’까지 담당하여 수행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러나, 그 같은 생각은 전적으로 잘못된 錯覺이다. 왜냐 하면, 그 같은 생각은 ‘통일정책’과 ‘남북대화’가 二律背反的인 모순관계에 있는 相反된 정책영역이라는 사실을 간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같은 모순관계 때문에 ‘통일정책’과 ‘남북대화’를 차별화하지 않고 한 곳에서 통합하여 관리하게 하면 둘 가운데 하나는, 十中八九는 ‘통일정책’이 行方不明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의 경우, ‘통일정책’은 결코 行方不明이 되어서는 안 되는 정책 영역이다. ‘통일정책’은 대한민국의 주도 하에 대한민국이 그 동안 발전시켜 온 가치체계들이 구현되는 내용으로 실현되는 ‘통일’을 추구하는 정책이다. 그 같은 ‘통일’은 대한민국 헌법이 요구하는 것이다. 또 그 같은 ‘통일’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미래에 대한 ‘꿈’을 갖게 만드는 목표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헌법은 비단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를 ‘대한민국의 영토’로 규정(제3조)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내용적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바탕을 둔 ‘통일’을 ‘평화적 방법’으로 추구할 것을 요구(제4조)하고 있다. 이와 아울러 대한민국 헌법에 의하면 대한민국에서 ‘공산주의’라는 ‘계급이념’은 ‘통일 이전’은 물론 ‘통일 이후’에도 불법화(제1조ㆍ제8조ㆍ제11조 등)되어 있다.
  
  ‘통일’이 대한민국 주도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반드시 헌법 때문에 그러한 것만은 아니다. 1945년 해방 이후 분단된 남북한 간에 전개된 치열한 適者生存의 체제경쟁은 대한민국의 승리로 귀결되었다. 오늘날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어 있지만 ‘공산독재’를 고수하는 북한은 200여개 세계 국가 가운데 바닥을 치는 ‘실패한 국가’가 되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실현되는 ‘통일’은 당연히 ‘성공한 체제’가 주도해야 마땅하다. ‘실패한 체제’가 주도하는 것은 물론 ‘성공한 체제’와 ‘실패한 체제’를 섞어서 ‘비빔밥’을 만드는 ‘통일’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히 부당하다.
  
  따라서 우리가 추구하는 ‘통일’은 지금 북한을 滿身瘡痍로 만들어 놓고 2천3백만 북한 동포들에게 고통을 강요하고 있는 金正日 독재정권을 상대로 논의하고 합의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평화적 통일’은 당연히 그에 앞서 북한의 金正日 독재정권이 “필요하고 충분한 만큼” 변화하거나 아니면 무너져서 淘汰되는 것을 그 대전제로 요구한다. ‘통일’은 북한의 金正日 정권과 ‘대화’를 하거나 ‘협상’을 벌일 일이 아닌 것이다. 우리의 ‘통일정책’은 한편으로는 ‘통일’이 되었을 때 북한사회를 남한사회에 편입시키는 데 필요한 投資餘力을 확보하기 위한 경제력 건설에 주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통일’에 이르는 방도와 방안 및 ‘統一像’, 그리고 ‘통일’ 이후 추진해야 할 시책 등에 관한 연구ㆍ교육ㆍ홍보 활동을 통하여 ‘통일’을 준비하는 것이어야 한다. ‘통일’에 관한 한 북한의 金正日 독재정권은 ‘淘汰’의 대상이지 ‘협상’의 상대방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남북대화’는 이 같은 ‘통일정책’과는 對稱되는 정책 영역이다. ‘남북대화’는 우리가 추구하는 ‘통일’의 여건이 성숙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분단된 남북간의 관계를 관리하는 ‘분단관리’가 그 목적이다. ‘통일정책’과 ‘남북대화’는 전자가 ‘현상타파’를, 그리고 후자가 ‘현상관리’를 각기 추구하는 相反된 정책 영역이다. ‘남북대화’의 목적은 이를 통해 남북간에 전쟁의 위험을 완화시키고 평화를 정착시키며, 긴급을 요하는 인도적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고, 가능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통해 상호 오해와 불신을 제거하고 이해와 신뢰를 증진시켜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개선하는 데 있다.
  
  ‘남북대화’의 목적은 이와 아울러 ‘개방’과 ‘개혁’의 바람을 북한의 폐쇄사회에 불어 넣어 ‘접촉을 통한 변화’를 추구하는 데 있다. 이 같은 ‘남북대화’에서는 북한의 金正日 독재정권이 ‘대화’의 상대방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분단 상태 하에서 金正日 독재정권은 북한을 실효지배하는 절대적 통치세력이어서 이를 상대하지 아니 하고는 어떠한 일도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金正日 독재정권에게는 ‘통일정책’에서는 상대방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남북대화’에서는 상대방이 되어야 하는 二律背反性이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동안 金大中ㆍ盧武鉉 정권은 이처럼 相反된 정책 영역인 ‘통일정책’과 ‘남북대화’를 차별화하지 않고 ‘통일부’로 하여금 일괄하여 담당하게 함으로써 ‘통일정책’의 消失을 초래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 국가안보의 최후 不寢番인 국가정보원을 ‘햇볕정책’의 下手機關으로 만들어 ‘남북대화’의 連絡兵 역할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만드는 엉뚱한 짓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動的인 사안들을 다루는 ‘남북대화’가 사회적으로 脚光을 받는 반면 靜的인 사안을 다루는 ‘통일정책’은 世人들의 視野 밖으로 밀려나 그 행방이 묘연해 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분단과정을 실제로 체험했던 ‘체험세대’가 사회의 主役이던 시기에는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체험세대’가 무대의 뒤편으로 물러나고 분단과정을 오직 ‘傳聞’의 방법으로 파악해야 하는 ‘戰後世代’가 사회의 主役으로 등장하면서 더욱 심각해 졌다.
  
  특히, 金大中ㆍ盧武鉉 대통령이 이끄는 2개의 左派 정권은 그들이 나라를 관리한 지난 10년 동안 이른바 ‘햇볕정책’(盧武鉉 정권은 이를 ‘평화번영정책’이라고 改稱)을 가지고 북한을 변화시켜 남한 사회에 수렴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反共’이었던 남한 사회를 ‘容共’ 내지 ‘聯共’ 사회로 변질시키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데 급급했다. 그 결과로 지금 남한 사회에서는 “남북간의 체제경쟁에서 승리한 체제인 대한민국 주도로 太極旗 아래서 이루어지는 통일이 아니라 오히려 남북한을 뒤섞어 正體不明의 韓半島旗 아래서 이루어지는 통일을 當然視하는 왜곡ㆍ倒錯된 통일관”이 만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서는 ‘통일정책’과 ‘남북대화’의 두 相反된 정책 영역을 분리하고 차별화하여 관리할 필요가 절실하다. 이에 관해서는 과거 分斷獨逸 시절 西獨이 걸었던 길을 他山之石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西獨은 ‘통일정책’을 전담하는 부서로 ‘全獨省’을 설치하여 東獨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아울러 ‘獨逸統一’의 추진 방안과 ‘統一像’ 및 ‘통일’ 이후에 필요해질 법적ㆍ제도적 조치에 대한 연구와 홍보 및 교육을 전담시켰다. [‘全獨省’의 명칭은 ‘2개 獨逸’을 주장하는 東獨의 항의 때문에 ‘內獨關係省’으로 바뀌지만 임무와 기능에는 변화가 없었다]
  
  서독은 동독과의 협상은 ‘內獨關係省’으로부터 분리시켰다. 그 대신 내각책임제의 서독은 수상실에 '특수임무 담당 무임소국무상'을 두고 그 밑에 정부의 관계 부처에서 담당분야 국장급 간부들을 차출 받아서 하나의 잠정편제(T/F)로 '혼성 전담반'을 편성하여 대동독 협상을 전담케 했다. '혼성 협상 전담반'에는 물론 내독관계성에서도 주무 정치국장이 참가했지만 '동독과의 협상을 요하는 사안이 있을 때마다 해당 부처로부터 실무자를 대표단에 참여시켜 협상을 벌이고 타결된 내용은 해당 부처로 이관하여 실천 단계에서는 해당 부처로 하여금 동독의 해당 부처와 쌍무적으로 그 이행을 책임지도록 하는 방식을 취했다.
  
  대동독 ‘협상 전담반’을 수상실에 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그 하나는 양독협상이 '고도의 통치행위'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의 수반인 수상이 이를 직접 책임지고 장악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며 또 하나는 양독협상의 현안들이 정부 전반에 걸친 사안들이고 복수의 이해 당사부처들이 관계되기 때문에 이들 복수 부처의 입장들을 조정 통제하기 위해서는 수상실의 '권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李明博 정부가 추진할 ‘대북정책’은 西獨의 경우를 他山之石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어떠한 위상으로든지 ‘통일부’가 되살아날 경우 ‘남북대화’는 ‘통일부’로부터 떼어내서 별도의 협상 전담 기구로 하여금 담당하게 하는 것이 옳다. ‘남북대화’는 ‘외교통상부’에 맡기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는 ‘외교’의 대상인 국가간의 국제관계가 아니라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조성되는 특수관계”(1992.2.19자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 前文)라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남북대화’ 업무를 ‘외교’ 업무와 통합하는 방안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될 여지가 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이번 <인수위>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신설하기로 한 ‘무임소 특임장관’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여지가 있다. ‘무임소 특임장관’ 중의 한 명을 북한에 밝은 협상 전문가로 임명하고 그에게 지금 ‘통일부’의 ‘남북회담본부’를 배속시켜서 ‘남북대화’ 업무를 전담하게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아울러 이번 정부조직법 개정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 있다. 그것은 헌법 제92조에 의거하여 구성ㆍ운영되고 있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약칭 민주평통)>를 근원적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헌법 제92조는 <민주평통>의 성격을 ‘평화통일 정책에 관한 대통령 자문기구’로 규정해 놓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지금 운영되고 있는 <민주평통>은 총 16,791명(직능대표 11,369명ㆍ재외동포 대표 1,977명ㆍ지역대표 3,445명ㆍ여성위원 3,170명)의 ‘자문위원’들로 구성된 초대형 대중조직으로 그 인선을 둘러싸고 오히려 사회적 불협화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역대 정권에 의하여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의혹의 대상이 되어 있다. 따라서 <민주평통>은 <민주평통법>을 개정하여 현재의 조직은 해체하고 적정 규모(2-300명)의 전문가들로 재구성함으로써 실제로 통일정책에 관하여 대통령의 자문에 응할 수 있는 정책자문기구로 재발족하도록 해야 한다.
  
  ‘통일부’의 처리 문제에 관한 이상의 건의에 대해 李明博 당선인과 <인수위원회>의 검토가 있기 바란다. [끝]
[ 2008-01-29, 01:16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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