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륜동 1가, 버려진 이승만 동상
우리는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金成昱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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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명륜동을 헤매고 다녔다.

이승만 박사의 동상 조각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들 조각은 1956년 서울의 탑골공원과 남산공원에 건립됐던 동상의 일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서와 동사무소도 정확한 위치를 몰랐다. 동네 주민들에게 물어물어 몇 시간을 뒤진 끝에 명륜동 1가에 위치한 한 허름한 집에 다다랐다. 소리가 났다 안 났다 하는 고장 난 벨을 한참이나 눌렀지만, 소식이 없었다.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인근 노인정과 부동산을 다시 뒤졌다. 알아낸 정보라곤 정 모라는 70대 할머니 한 분이 산다는 것, 그리고 겨울이면 딸네 집에 가 있느라 사람이 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난감했다. 높다란 철문 사이론 마당에 무엇이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근처 공사현장에서 블록 몇 개를 가져왔다. 간신히 시야를 확보해 들여다보니, 아니나 다를까 동상 같은 게 보였다.

카메라 줌렌즈를 갈아 낀 후, 팔을 들어 틈새로 셔터를 눌렀다. 초점이 맞질 않아 수십 커트를 찍어야 볼만한 사진이 한두 장 나왔다. 한 시간 가까이 수백 번 셔터를 눌렀다.

사진 속에 나온 동상은 두 개였다. 사람 키만 한 이승만 박사의 얼굴 부분과 그 보다 조금 작아 보이는 상체 부위였다. 동상 파편은 사람이 살지 않은 빈 집 마당에 흉물처럼 버려져 있었다. 머리 부분은 아이들이 장난을 쳤던 흔적인지, 눈과 귀가 파란 색 노끈으로 묶여져 있었다.

억장이 무너졌다. 이 나라는 건국(建國)의 아버지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이승만 박사는 나라를 만든 인물이다. 해방공간에서 수많은 이들이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를 주장하고 있을 때, 그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초한 대한민국을 설계했다. 2차 대전 이후 대한민국의 기적적 성취는 이승만이 만들어놓은 시스템 위에서 가능했다. 이승만이 없었다면, 공산화(共産化)는 필연적 과정이었다. 절망의 땅이 된 북한과 희망의 기지가 된 남한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 나라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해왔는가?

공공장소에 있던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의 동상은 4·19이후 모두 끌어내려졌다. 남산공원의 동상 자리엔 분수대가 만들어졌다. 배재대와 인하대에도 이승만 동상이 있었지만, 1990년대 초반 좌파학생들의 데모로 철거됐다. 이들 학교에 있던 동상은 박물관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자가 확인해 본 결과, 현재는 정확한 소재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었다. 대학 측은 『크기가 너무 커 모처에 저장돼 있다』고 말하면서, 기자의 사진자료 요청도 모두 거절했다.

현재 이승만 박사 동상은 국회 본관 3층 로비와 「이화장」에 하나씩 총 두 개가 있다. 그러나 국회 본관은 일반인의 출입이 허락되지 않는다. 일반인이 볼 수 있는 이승만 동상은 「이화장」 한 곳이다. 그러나 이곳은 지리적으로 일반인의 접근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李 前대통령 양자인 이인수 박사 사택이 위치한 가정집이다.

감사할 줄 모르는 백성이 어떻게 축복받을 수 있을까? 지금 우리가 누리는 풍요의 씨앗은 이승만 대통령이 만든 텃밭에 뿌려져,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기르고 가꿔졌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이승만, 박정희 동상은 물론 큼지막한 기념관이 몇 개는 만들어졌을 것이다.

건국 60주년이다. 이제는 국가를 정상화할 시기이다. 가장 절박하고 중요한 사업은 무엇보다 이승만 박사에 대한 올바른 평가이다. 그리고 후세를 위한 상징화 작업이다. 명륜동의 동상 잔해가 이승만 기념관에 옮겨지고, 광화문 사거리에는 이승만 박사 동상이 건립되는 모습 을 보고 싶다.

* 90년대 이승만 박사 동상 파편 소식이 알려진 뒤, 「이화장」측에서 매입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소유자 측이 거액을 요구해 무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에서 사들여야한다는 여론도 있었다. 그러나 좌파정권이 동상을 악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여 이 역시 무산됐다. 『독재자의 말로(末路)는 이렇다』며 조롱의 대상으로 삼으려했던 것이다.

이주영 건국대 교수(사학)는 『대한민국을 건설한 李 前대통령의 동상 파편이 버려져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원론적으로는 소유자 측이 이화장 측에 기증해주는 방식이 문제해결의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처 : 프리존
[ 2008-02-01, 08:4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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