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이미 세계 9위 선진강국
인구 3천만 이상의 나라들과 비교하면, 한국은 당당 세계 9위 선진강국이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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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일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달성한 1995년 이후 12년 만인 2007년에 소득이 2배로 늘어났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5년 후에는 3만 달러를 달성하여 경제면에서는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그가 말한 선진국 수준 3만 달러는 현재 기준일 것이다. 그렇다면 2012년에는 최소한 3만 5천 달러로 그 기준이 올라갈 것이다. 3만 달러는 또 무엇을 근거로 한 것일까.

 선진국의 기준은 무엇일까? 여기에 대해 일치된 견해는 없지만, 암묵적으로 서구인들은 경제뿐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G7의 턱걸이 국가 이태리와 수준이 비슷하게  올라선 나라를 일컫는다. 약 오르게도, 한국이 2만 달러 고지에 오르기 전인 2006년에 이태리는 이미 3만 달러 고지를 넘어 3만 5천 달러 고지에 녹백적(綠白赤)의 삼색기를 꽂았다. 2012년에 태극전사가 대망의 3만 득점 봉우리에 올라 이마의 땀을 훔치며 자랑스럽게 태극기를 휘날리면, 아주리 군단은 훌쩍 4만 득점 상공의 무지개 위로 올라가 칸초네를 부를 것이다. 이렇게 따지면, 로마의 일곱 언덕이 화산폭발로 용암 아래 묻히거나 외환위기로 이태리의 국민소득이 반 토막 나지 않는 한, 경제 분야에 한정하더라도 한국은 다시 한 세대가 흘러가야 선진권에 진입할지 모른다.

 선진국에 대한 이런 자의적인 기준은 서구인의 오만이요, 한국인의 열등감이다. 

 IMF에서는 한국이 2만 달러 고지에 오르기 전에 일찌감치 한국을 선진 경제권(advanced economies)으로 분류하고 있다. 여기에는 30개국이 있는데, 아시아의 4룡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슬로베니아, 포르투갈, 그리스, 스페인도 포함되어 있다. 이 30개국 중에서 G7은 특별히 주요 선진 경제권(major advanced economies)으로 분류된다.

 정치에서 자유민주 국가로 분류되는 국가가 급격히 늘어나듯이 경제에서도 선진 경제권이 그 숫자가 나날이 늘어가는데, 언제까지나 이태리와의 상대적인 비교로 선진국, 신흥공업국, 개도국으로 분류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본다. 자유의 집(Freedom House)에 따르면, 2007년 1등급 자유국가는 49개국인데, 일본도 여기 들지 못했다. 한국 등 아시아의 4룡과 일본 등 13국은 2등급 자유국가에 속한다. 정치적인 면을 따져 일본을 선진국이 아니라고 발악하는 인간은 지상의 염라대왕 김정일 외에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정치면에서도 한국은 이미 선진국의 무대에 올라섰다. 1인당 국민소득으로 따져도 한국은 명목소득이나 구매력지수나 세계 50위 안에는 확실히 들고, 환율과 물가 등을 모두 고려해도 세계최고 부자 미국의 1980년대 초와 비슷하기 때문에, 한국의 물질적 풍요는 절대적 기준에서 선진국에 진입한 것이 틀림없다. 게다가 중동 산유국과는 달리, 한국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규모도 크고 수준도 높다. 선진 경제권 30개 국가 중에서도 별로 꿀릴 게 없다.   

 정치도 그렇다. 한국의 정치는 경제에 비해 아직 한참 뒤떨어져 있지만, G7의 이태리보다 못할 것 없다. 이태리는 문화 수준과 사회적 성숙도가 높을 뿐 정치는 그 나라의 오페라 부파 또는 한국의 각설이 타령 수준이다. 이태리는 경제도 유로화 덕을 많이 보았다. 달러에 비해 약 40% 절상되는 바람에 EU 국가는 앉은자리서 일본이 80년대 중반 플라자 합의로 하루아침에 달러 환산 소득이 배가되었듯이, 소득이 뻥튀기처럼 부풀어 올랐다. 그러나 물가가 올랐기 때문에 사는 것은 더 팍팍해졌다. 로마에서 1년 사시사철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 몸을 푹 담그는 것은 재벌 아니고는 어렵다고 한다. 서울에선 마음만 먹으면 달동네 아파트에서도 가능한 일인데 말이다. 또한 제조업은 오히려 한국이 이태리보다 규모도 크고 경쟁력도 못하지 않고 전망도 밝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등수와 서열에 관심이 많고, 객관적 자료에 접하면 거기에 스스로를 얽매어 쓸데없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괜히 우쭐한다. 이럴 때 조심해야 할 것은 통계의 안개를 제거하는 것이다. 백만 대군을 거느린 중국의 한 장군이 도망가다가 강을 만났다고 한다. 그는 참모를 불러 강의 평균 수심을 알아보라고 했다. 수심은 140cm, 군인의 평균키는 160cm, 장군은 힘차게 진군 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반 이상이 빠져 죽었다. 왜 그랬을까? 최대 수심이 2m가 넘었던 것이다.  

 국가끼리 비교할 때 제일 중요한 요소는 인구다. 무게는 같은 무게지만 개미의 무게와 코끼리의 무게를 비교하지 않고, 코끼리의 무게와 지구의 무게를 비교하지 않는다. 급이 다르기 때문이다. 인구 4천800만의 한국과 인구 520만의 핀란드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국가간의 비교에서 국토의 넓이는 참고사항에 지나지 않는다. 넓이가 약 2백만㎢인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영토로 그 넓이가 본국의 약 50배나 되지만, 아무도 덴마크를 대국이라 하지 않는다. 덴마크는 인구가 540만밖에 안 되는 데다 그들 대부분이 그린란드가 아니라 유틀란드 반도에 살기 때문이다.  

 한국은 싱가포르(430만), 홍콩(710만), 아일랜드(400만), 핀란드(520만), 스위스(720만), 스웨덴(890만) 등 소국에 비교될 수 없는 대국이다. 심지어 대만(2300만)이나 포르투갈(1천만), 호주(2천만), 네덜란드(1600만)도 한국과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이런 나라들은 참고사항이 될 따름이다. 그런 나라들이 한국과 비교해서 자기들이 낫다고 하면, 미국의 NBA 프로 농구 선수들이 유럽의 대학 농구 천재를 보듯이 귀엽게 봐 주어야 한다. 한국은 영국(5900만), 불란서(6000만), 캐나다(3200만), 독일(8300만), 이태리(5700만), 러시아(1억4천만), 일본(1억3천만) 이런 나라와 당당히 어깨를 겨루어야 한다. 

 국가다운 국가는 국토면적이 아니라 인구가 3천만이 넘어야 한다. 인구 3천만이 넘으면, 국민간의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국가 경영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만약 이런 나라가 교육과 과학기술의 발달 곧 인적 자원의 개발로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서면, 세계 어떤 나라도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늑대가 다섯 마리만 모이면, 사자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인구 3천만이 넘는 나라 중에 2만 달러 고지에 올라선 나라는 전세계에서 9개국밖에 없다. 미국, 일본, 독일, 영국, 불란서, 이태리, 캐나다, 스페인(4100만), 한국--아시아에는 일본과 한국 두 나라뿐이다. 한국은 이미 당당 세계 9위의 선진강국이 되었다. 길들어진 황소나 코끼리처럼 스스로의 힘을 모를 따름이다. 한국은 걸핏하면 스스로를 비하하여 약소국이라고 하는데 너무 웃기고 한심한 일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300달러(미얀마 250달러)도 채 되지 못하는 민족반란집단 북한이 올챙이배를 부풀리며 대국인 척하는 것과 너무 대조적이다.

 우리보다 인구가 한참 적은 캐나다와 스페인은 한국이 운동화 끈 한 번 고쳐 매면 바로 추월할 수 있다. 중국과 인도와 브라질, 인도네시아, 러시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멕시코, 나이지리아 등은 인구가 1억이 넘는 대국이지만, 인간개발지수에서 현재의 한국 수준을 따라오려면 20년에서 50년은 걸릴 것이다. 그 사이에 한국이 제자리에 맴돌 리 없다. 아무리 늦어도 한 세대 후에는 한국이 경제만이 아니라 과학기술과 문화도 이태리를 추월할 것이다. 유학도 가지 않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세계 콩쿠르를 휩쓰는 걸로 미루어 진정한 선진국의 바로미터인 오케스트라나 오페라단도 한 세대 후에는 세계적 수준에 올라설 것이다. 거기에 장차 세계의 음악 지평선을 넓힐 무한한 잠재력의 국악도 있다.  

 유럽과 달리 눈빛이 살아있는 한국이 세계 선진 5강이 되는 전제조건이 있다. 그것은 친북좌파 척결이다. 자유주의 좌파가 나와야 한다. 김정일의 독재에 맞서 서슴없이 화염병을 던질 수 있는 진보주의자가 논리와 용기와 능력과 도덕으로 민노당과 노조와 한총련과 시민단체의 단상을 점거해야 한다. 그래서 진보 우파와 한강대교 한가운데서 만나 어깨를 툭 치며 담소할 수 있어야 한다. 민주화가 진보의 이름으로 좌익화하고 좌익화가 민족과 통일의 이름으로 친북화함으로써, 한국은 1만 달러 고지에서 6천 달러 언덕으로 굴러 떨어졌다가 천신만고 끝에 장장 12년 만에 2만 달러 고지에 숨을 헐떡거리며 올랐지만, 기뻐하기는커녕 3만 달러 고지를 우습게 보기는커녕 좌우를 둘러보고 아래를 내려다보기에 바쁘다.

 이명박 정부가 진보우파의 깃발을 흔들어 2만 달러 고지의 새 길라잡이로 뽑혔지만, 국민은 기대 반(대통령 당선자) 우려 반(인수위)이다. 그들은 친북좌익 척결에 거의 관심이 없다. 정체성이 모호한 실용주의란 말로, 시대착오적인 이념 대결이란 양비론(兩非論)으로, 15년 전에 해결했어야 할 국가의 생사가 달린 문제를 또 다시 회피하고 있다. 인기 90%의 김영삼 정부가 주로 단기자본의 유입으로 인한 환율절상 덕분에 1만 달러의 고지에 올라서서, OECD에서 특별 주문한 샴페인을 터뜨리며 밤들이 노닐다가 가랑이가 살짝 찢어져 6천 달러 언덕으로 하룻밤 새에 추락하던 일이 자꾸만 떠오른다.  

        (2008.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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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vanced Economies
Composed of 30 countries: Australia, Austria, Belgium, Canada, Cyprus, Denmark, Finland, France, Germany, Greece, Hong Kong, Iceland, Ireland, Israel, Italy, Japan, Korea, Luxembourg, Netherlands, New Zealand, Norway, Portugal, Singapore, Slovenia, Spain, Sweden, Switzerland, Taiwan, United Kingdom, United States

[ 2008-02-08, 16:3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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