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이라는 말 자체가 잘못됐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들은 침몰의 핵심 본질과는 관계가 없는 부수적인 문제들이다. 이런 문제들에 대한 궁금증은 '의문'이라고 표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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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침몰 후 10여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침몰 원인에 대한 의문은 지속되고 있다. 일부 정치권과 언론, 그리고 시민단체는 정부가 무엇인가 숨기고 있다면서 해군작전사령부와 2함대사령부 간의 교신 내용을 공개하라고 한다. 이는 군사 1·2급 비밀인 한국형 해군전술지휘통제체제(KNTDS)에 저장된 것이다. 또한 야당은 "정부와 군이 사건을 은폐하고 상황을 호도하고 있다" "보수층을 결집시킬 수 있는 북풍(北風)을 정략적으로 조작하려는 것을 중지하라"고 한다.
  
  지금 인터넷엔 '의혹'이라는 이름으로 온갖 어처구니없는 주장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군이 자작극을 벌였다는 황당무계한 내용부터 자체 사고가 난 것을 알면서도 북한 공격으로 왜곡한다는, 일견 그럴듯한 내용까지 수도 없을 지경이다. 이런 의혹들이 사실이 아니란 것은 긴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생존자가 58명에 달한다. 그들 모두가 군 당국과 짜고서 사실을 바꾼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또 곧 천안함이 인양되면 침몰 원인의 상당 부분이 밝혀지게 돼 있다. 무엇을 어떻게 숨기겠는가.
  
  이를 잘 알고 있을 언론들마저 '의혹'이라는 말을 너무 쉽게 쓰고 있다. '의혹'이란 뒤에 큰 음모가 있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말로 알고 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들은 침몰의 핵심 본질과는 관계가 없는 부수적인 문제들이다. 이런 문제들에 대한 궁금증은 '의문'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 이제 생존 장병들이 나와 그 '의문'에 대해서도 다 밝힌 만큼 더 이상 '의혹'이라는 용어를 쓰지 말았으면 한다.
  
  침몰 시각을 두고 의문이 제기된 배경에는 국방부와 합참이 일을 잘못 처리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 군에서는 사건이 발생하면 최초보고·중간보고 그리고 종합보고를 하게 되어 있다. 최초보고는 정확성보다는 신속성에 중점을 둔다. 중간보고는 정확성에 초점을 맞춰 어느 정도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사건의 배경·원인·경과 그리고 대응책을 포함하여 유사 사건 재발방지와 전투력 유지에 목적을 두고 실시한다. 주로 상급부대에서 자체 전문 검열(檢閱) 조직을 활용하여 실시한다. 종합보고는 사건 종결을 목적으로 객관적 논리성과 과학적 기법을 사용하여 정밀 분석을 하게 되는데 통상 민·관·군 전문가로 합동조사팀을 구성하여 시행한다.
  
  그런데 합참이 최초 사건 경위를 발표할 때 사건 개요에 포함된 자료가 앞으로 수정될 수 있음을 명확히 하지 않고 미(未)검증된 자료를 확증된 것처럼 발표하면서 의문들이 생긴 것 같다. 정확한 사건 전개 시각과 침몰 원인은 차후 면밀한 분석을 통해 발표하겠다고 선을 그었으면 이렇게 억측과 의문이 제기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사건 초기의 극한 상황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의 실수는 이해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런데도 일부에서는 처음부터 군(軍)에 몰매를 가해 군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국민이 군을 불신하게 만들었다. 지금 와서 보면 과연 그것이 옳고 합당한 일이었는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천안함 침몰 사건은 국제적으로는 우리의 국가 주권에 대한 도전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 하는 한국 외교력의 시험대이자, 국내적으로는 국가 안보에 대한 신뢰를 국민에게 줄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위기관리 능력의 시험대다. 이제는 사건 진행 경과와 침몰 원인 분석 그리고 책임 문제까지를 합동조사팀에 맡기고 정파(政派)적 이해관계를 떠나 군이 최선을 다 할 수 있도록 격려했으면 한다.(konas)
  
  김 규(성우회 정책연구위원)
  
  
[ 2010-04-08, 11:4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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