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앞바다에도 中道가 있습니까?
지금도 대통령께서는 北의 소행이 아니기를 바라시는 겁니까?

최응표(뉴욕 거주)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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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님, 우리는 왜 죽었습니까? 누가 우리를 죽였습니까? 이처럼 꽃다운 젊음을 채 피워보지도 못한 우리가 누구를 위해 목숨을 바쳐야 했단 말입니까? 대통령께서 대답 좀 해 주세요. 바다 속은 너무도 춥고 어둡습니다. 그리고 무섭습니다. 대답이라도 시원하게 들어야 잠들 수 있을 것 같으니까요. 거짓말이라도 좋습니다. 몸이 점점 얼어붙고 있습니다.
   왜 대답을 못 하세요? 대통령의 대답이 있든 없든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의 젊은 병사들과 함께 조국을 지키던 '천안함'이 대통령께서 “북의 특이 동향 없다”는 그 잔잔한(?)한 바다 속에 46명의 사랑하는 자식을 묻은 채, 이렇게 두 동강이 난 처참한 몰골로 한 달 만에 돌아왔다는 슬픈 사실입니다.
   캄캄하고 추운 바다 속에 묻혔다는 억울함보다 더 서러운 것은 태극기와 함께 침몰한, 그처럼 든든했던 46명의 젊은 생명을 그 특이동향 없는 바다 속에 묻은 채 이런 몰골로 국민 앞에 돌아 왔다는 죄책감과 어떤 식으로라도 구차한 변명을 늘어 놓아야한다는 비참한 심정입니다.
   또 하나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은, 우리가 어떻게 죽었으며 누구에게 얻어맞은 것인지를 세상은 다 아는데,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 사람들만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아니 모르는 척 애써 외면하려는 알 수 없는 태도에 화가 난다는 것입니다. 대통령님, 누가 우리를 죽였습니까? 저승에서라도 대통령의 딱 부러진 대답을 듣지 않고는 잠들 수가 없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104명의 자식들을 품고 대한민국을 지키던 나, '천암함'은 속수무책으로 얻어맞아 이렇게 두 동강이 났고, 46명의 어린 자식을 죽음의 바다 속 깊이 묻어야 했습니다. 종아리를 때리고 뺨은 때린다고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그런데, 이처럼 따뜻하게 맞아주며 온 국민이 눈물로 위로해 주시는 고마움에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뺨이라도 때리며 꾸짖어 준다면 속죄가 될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 대통령에 대한 서운한 감정과 국가안보에 대한 걱정은, 두 동강이 난 내 몸뚱이(천안함)가 처참하게 느껴지는 그 슬픔만큼 커간다는 사실입니다. 대통령께서는 서해바다가 어떤 곳이며 우리가 누구와 맞서 있다가 이런 참변을 당했는지 아십니까?
   격침되면서 최 함장은 “무언가에 당했다”고 분명히 상부에 보고했습니다. 초 비상보고를 받고도 우왕좌왕 정신을 못 차리는 군의 보고 시스템과 명령계통의 고장난 시스템이 우리를 더욱 더 죽음으로 몰아갔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께서는 이 점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대통령께서는 대한민국의 주적이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주적개념만 확고하다면 모든 문제는 쉽게 풀릴 것으로 압니다. 대한민국 영해까지 들어와 태극기가 게양된 대한민국 군함을 격침시킬 수 있는 집단을 정녕 모른다는 말씀인가요? 중도(中道)에 취하면 다 그렇게 되는 건가요? 그러면 그 중도를 버리면 간단하지 않을까요? 얻는 것보다는 버리는 편이 더 쉬우니까요. 두 동강 난 내 고통은 대통령의 의식전환이 없는 한, 영원할 것입니다.
   우리가 적의 어뢰 고격을 받고 격침된 것은 선전포고와 같은 국가안보 차원의 중대사건인데, 대통령께서는 어떻게 그처럼 가볍게 예단할 수가 있었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그것도 적을 감싸고 자신의 군대에게 책임이 있는 양, 서두는 대통령의 태도에 배신감마저 느끼면서, 앞으로 누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느냐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면 이것도 깊은 바다 속에 갇힌 우리의 잘못인가요?
   지금도 대통령께서는 북의 소행이 아니기를 바라시는 겁니까? 그래서 아직도 “북의 특이 동향 없음”이라든가 “북 소행의 증거가 없다” 또는 “쉽게 예단하지 말라”라는 대통령 특유의 예단을 내리고 싶은 건가요? 대통령님, 제발 현실을 바로 보세요. 대한민국은 아직도 전쟁 중이라는 엄혹한 현실 말입니다.
   대통령께서 군(軍)이 매너리즘에 빠졌다면서 강한 군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지요? 왜 군의 기강이 해이해지고 명령계통과 보고계통이 무너졌는지 정녕 대통령께서는 모른다는 말씀인가요? 물론 지난 10년간의 친북정권 탓이 큰 것도 사실이지만, 이명박 정부의 잘못도 그에 못지않다는 것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입니다.
   장수만 국방차관이 누굽니까? 이명박 정부의 국방차관은 국방장관 위에 군림하는 특이한 존재인가요? 군을 개혁하라고 특파한 대통령의 실세 장수만 국방차관이 누구냔 말입니다. 군의 보고계통과 명령계통을 무시한 채, 장관을 따돌리고 청와대를 드나드는 행위가 결코 개혁이 될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군에 대해 무식한 경제 관료를 군 개혁의 주역으로 파견한 대통령의 처사는 무언가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고, 군의 기강해이는 바로 이런 데서 비롯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국방차관 장수만의 힘에 밀려 이상희 국방장관이 옷을 벗는, 이 기막힌 현실을 보는 순간 군의 위계질서는 이미 무너져 내렸다고 보는 것이 정답 아닌가요?
   이번 천안함이 두 동강 나면서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바로 청와대를 개혁하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천안함 사건으로 분명해진 것은 대통령의 사상적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2007년도 대선 때, 이명박 후보가 중도를 들고 나왔다면 절대로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겁니다. 백령도 앞바다에도 중도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닉슨 대통령의 실패에 대한 “데이비드 거겐”의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닉슨은 무엇보다도 자신을 대통령으로 뽑아준 국민을 신뢰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았다”는 그의 충고는 이명박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록되느냐, 실패한 대통령으로 기록되느냐를 결정짓는 표준이 될 것입니다.
   대통령께서 청와대에 들어가면서 쌓은 국가안보 라인에는 몽땅 노무현 정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외의 참모들도 사상적으로 의심되는 인물들이 많았지요. 왜 그랬습니까? 지금도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 국민들의 생각입니다. 천안함 격침 뒤처리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은 청와대 참모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정부가 성공한 예는 없습니다.
   이번에 청와대에 새로 만들어진 '안보태세 점검 TF'라는 조직도 그 구성원의 면면을 보면 개운치 않기는 마찬가집니다. 박형준 정무수석과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이 투톱을 이루고 있다는 보도, 이것도 중도지향의 대통령 작품이라는데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내 기억이 맞는다면, 박형준 수석은 완전히 좌경화된 시사 종합잡지 '말'의 편집장 출신이고,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은 김정일과 그의 후계자로 떠오른 김정은에게 최고의 존칭어를 써가며 칭송하던 그 장본인입니다. 이 두 사람이 TF의 투 톱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 어찌 개운할 수 있겠습니까. 또 황석영 같은 완전 김일성과 김정일의 사람을 대통령 주위에 끌어들이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천안함'사건을 계기로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주셔야 하겠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李 대통령은 증거를 숨길지도 모른다”는 뉴욕 타임스의 기사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왜 이런 기사를 썼다고 생각하시는가 말입니다. 결코 기분 좋은 기사는 아닌데 말입니다. 아마 뉴욕 타임스 기사에 동감하는 국민이 엄청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대통령께서도 동의하시는지요? 이명박 대통령으로서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상처투성인 천안함이 대통령에게 불만을 털어놓는 데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한 마디로 대통령 주위가 투명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문창극 대기자의 말처럼 천안함 사건이 터졌을 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마땅히 국제법 테두리 안에서의 자위권(自衛權)행사를 선포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께서는 김정일에게 면죄부 주기에 총력을 쏟고 있었으니까요. 이제 와서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9·11 테러 사건이 난 뒤, 부시 대통령의 위기대처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기억하십니까? “우리가 적들을 정의 앞에 끌고 나오든, 우리의 정의를 적에게 실현하든 정의는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라는 부시 대통령의 한 마디가 국민을 안심시키고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은 역사적 사실 말입니다.
   대통령께서는 김정일을 협상의 대상으로 보는 그 잘못된 시각부터 고쳐야 할 것 같습니다. 며칠 전 대통령께서는 “양국 간 오순도순 그렇게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김정일의 범죄 집단을 정상 국가로 보는 대통령의 시각이 대한민국 국민의 정서와는 너무나 다르다는 것입니다. 두 동강 난 천안함은 결코 대통령의 뜻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저들의 어뢰 공격으로 죽어간 원혼들이 결코 저들을 용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적의 어뢰에 격침당한 '천안함'이 대통령께 건의합니다.
   (1)“대한민국을 공격하는 적은 누구든 지구 끝까지 좇아가 파멸 시키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만천하에 선포하십시오.
   (2) 청와대를 개혁하십시오.
   (3) 군(軍)경시 사상을 고치십시오.
   (4) 북한을 주적(主敵)으로 공식 발표하십시오.
   (5) 대한민국 안에서 활동하는 김정일 세력을 뿌리채 뽑아내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십시오.
   (6) 휴전선의 대북 심리 방송을 재개하십시오.
   (7) 대북 삐라 날리기 운동을 국가 차원의 대북 사업으로 전개하십시오.
   (8) 대한민국은 지금 전쟁 중에 있습니다. 중도(中道)라는 우산을 거두십시오.
   (9) 당신을 대통령으로 만든 절대 다수의 국민과 화해하십시오.
   (10) 김정일을 만난다는 환상을 버리고 모든 대북 지원을 끊으십시오.
   (11)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즉시 폐쇄하는 조치를 취하십시오.
   (12) 김정일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 제거의 대상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십시오.
   (13) 간첩을 철저하게 잡아들이십시오.
   우리는 분명히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죽었습니다. 시신마저 찾지 못한 6명의 원혼이 아직도 저 깊은 바다 속에서 떨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아들이 어둡고 무서운 저 바다 속에 묻힌 채, 돌아오지 못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래도 김정일을 오순도순 마주 앉아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로 인정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 꿈에서 깨어나 대한민국의 현 주소를 똑똑히 파악하십시오.
   허리가 끊겨 두 동강 난 '천안함'의 처참한 모습을 그대로 보전해서 역사의 교훈으로 삼으십시오. 그래도 나라 사랑의 물결이 일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힘들어지겠지요. 이 모든 것은 대통령의 의지에 달렸습니다. 중도를 버리고 김정일을 주적으로 선포하는 날, 대한민국의 미래에 참된 평화와 자유와 풍요가 넘쳐흐를 것입니다. 두 동강 난 천안함을 언제나 기억하십시오.
  
   2010. 4. 28.
  
  
  
  
[ 2010-04-29, 09:28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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