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신적으로 죽어가고 있는가?
남의 나라 국회가 가슴 아파하는 탈북자들 참상에 정작 우리의 국회와 정부는 “뭔 일 있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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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정신적으로 죽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미국 하원에서 탈북자 청문회가 또 열렸다. 탈북 여성들이 자신의 인신매매 경험을 눈물겹게 털어 놓았다. 임신부의 배 위에 널빤지를 놓고 남자 두 명이 그 위에 올라서서 아기를 유산시킨다는 이야기, 팔려간 여성들이 죽지 못해 사이버 포르노에 출연한다는 이야기, 되놈 브로커들이 인신매매 당하는 탈북 동포 여성들을 ‘돼지’라고 부른다는 이야기, 소똥 속에 박힌 콩을 집어먹는 수용소 재소자들 이야기, 모두가 하나같이 악귀 세상 같은 이야기들이다.
  
  더 심각한 것은 남쪽의 상당수가 그런 이야기들에 무관심하고, 일부는 그것을 ‘수구냉전 반통일 세력’의 지어낸 이야기 취급을 한다는 사실이다. 한 마디로 그들의 영혼이 사막처럼 말라 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또 그 이야기…” 하고 시들해 하는 사람들, “또 반동 같은 소리…” 하고 일소에 부치는 사람들-그들과, 원형 경기장에서 검노(劍奴)들의 죽음을 구경하는 로마인들은 과연 무엇이 얼마나 다를까?
  
  한국 국회가 하지 않는 탈북자 청문회가 미국 의회에서 열리고 있다. 민주당 민노당이야 당연히(?) 안하게 돼 있는 사람들이지만, 한나라당 사람들이라고 해서 그들과 다를 것이 없다. 이명박 정부도 다를 것이 없다. 그들은 지금 탈북자들과 북한 인권론자들이 제발 가만히 있기만 바랄 것이다. 그래야 ‘천안함’을 빨리 벗어나 ‘남북 파티’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여길 터이니까. 영혼 없는 집단의 희희덕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인간은 무엇으로 인간적임을 자임할 수 있는가? 국가는 무엇으로 국가다움을 자임할 수 있는가? 그리고 보수와 진보는 무엇으로 각자 나름의 진정성을 자임할 수 있는가? 바로, 슬픈 일에 슬퍼할 줄 알고, 분노할 일에 분노할 줄 알며, 가슴 아픈 일에 가슴 아파할 줄 아는 자명한 감수성이다. 이것이 우리 가운데서 마비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남의 나라 국회가 가슴 아파하는 탈북자들 참상에 정작 우리의 국회와 정부는 “뭔일 있어?”다. 이것도 명색이 나랏일 하는 것들이라고…
  
  "할 수 없잖아, 그럼 날더러 어카란 말이야? 탈북자들과 ‘천안함’에 묶여서 김정일이 G20 훼방놓게 그냥 놔두라 이거야? 죽을 사람은 죽고,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지, life는 그래도 goes on(삶은 이어진다) 아니겠어? 우리도 임기 전에 평양 한 번 가보겠다는데 웬 불만?“
  
  그래 잘났다. 아니 못났다. 명예의식을 잃은 인간과 정권은 상대방에게서도 존중을 받지 못한다.
  
  <류근일 /본사고문, 언론인>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 2010-09-25, 23:0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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