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급변 사태는 이미 시작됐다
이제 우리는 먼 미래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지을 결단의 순간에 도달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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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原題] 김정일 사후 북한의 운명과 우리의 전략
  
  북한은 12월 19일 정오 방송을 통해 김정일의 사망 사실을 발표 했다. 17일 오전 8시 30분 열차 속에서 과로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가 사인은 심근경색이라고 발표 했다. 심근 경색임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까지 했다고 발표 하니 친절이 도를 넘었다. 정확한 사인을 알기 위해 민족의 태양에 버금가는 지도자의 몸에, 비록 시신이라 할 지라도, 칼을 댈 수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1974년 후계자로 지명된 이후부터 37년 동안, 1994년 김일성 사망이후 부터 17년 동안 북한을 철권 통치 해온 김정일은 부하들이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발표하지 못하는 그런 정치체제를 남겨놓고 떠났다.
  
   김정일의 사망 발표는 6하 원칙의 기초도 지켜지지 않은 것 이었다. 사망 장소를‘기차 속’이라고 발표하는 경우가 어디 있는가. 달리던 기차인지 서있는 기차인지 그리고 그 기차가 서있던 혹은 달리고 있던 지점이 어디인지, 그리고 어디로 향하던 열차인지가 발표되지 않았다. 영하 10도 이하의 엄청나게 추운 토요일 아침 김정일이 기차를 타고 있었다면-야행성인 김정일이 아침부터 기차를 탓다는 것도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과 배치된다- 적어도 목적지가 어디라는 정도는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만약 김정일이 그 추운 날 아침 기차 속에서 사망한 것이 맞다면 김정일을 돌보던 주치의들은 모두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심장이 좋지 않은 사람이 추운 새벽 기차에 타는 것을 만류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애매모호한 김정일 죽음 이후 다가 올 북한의 미래 역시 지극히 애매 모호하다.
  
   이미 대한민국의 종북주의자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불안정 해 지면 한반도의 안보가 위험 해 질 것이니 김정은의 후계체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궤변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같은 주장은 사실과 다른 잘못된 것으로 이미 판명된 Diversionary Theory of War (이를‘전쟁의 전환이론’이라고 한국 학자들이 번역한바 있으나 적당한 번역 같지는 않다. 이 이론은 독재자들이 국내의 불만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한 방편으로 대외적 전쟁을 벌일 지도 모른다는 그럴듯한 이론이다) 에 의거한 설명이다.
  
   유명한 전쟁 이론가 잭 리비(Jack Levy, Rutgers 대학) 교수는 이 이론을 자세히 검증한 후“틀린 이론”이라고 평가했다. 논리적으로도 Diversionary Theory 는 맞지 않는다. 전쟁이란 국가의 중대사다. 국민이 똘똘 뭉친 경우에도 감히 일으키기 어려운 것인데, 국내가 혼란한 나라가 어떻게 대외 전쟁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 우리 국민들은 이런 엉성한 이론에 현혹되면 안 된다.
  
   김정은 체제가 안정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궤변인 또 다른 이유는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김정일 체제를 안정된 체제로 가정한다는 오류 때문이다. 김정일 체제는 오로지 군부에 그 권력을 의지했던 최악의 허약하고 불안정한 체제였다. 국민을 굶겼고, 사회주의를 표방한다는 나라가 국민의 80% 이상에게 배급도 주지 못할 처지가 되었다.
  
   김정일이 자신을 가장 닮은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간택한 후계자가 김정은이다. 개혁과 개방을 거부하고, 군사와 사상의 강국인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도저히 21세기적 국가목표가 될 수 없는, 비정상적인 국가전략을, 대를 이어 수행 할 최고 적임자라고 보았기 때문에 김정은이 후계자로 선택된 것이다. 김정일이 오히려 더욱 총애 했던 맏아들 김정남은 자신이 권력을 장악하면‘개혁개방’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가 후계자가 되기는커녕 이역을 방랑하며 숨어살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김정은이 안정적으로 권력을 승계하는데 성공한다면 우리는 김정일 생전시 보다 오히려 더욱 불안정한 한반도의 안보 상황을 맞이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역사가 변하는 이 순간 김정일의 복제판인 김정은의 북한 정권이 안정적으로 권력을 공고히 하는 방향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대북 정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김정은은 현실적으로 김정일의 권력을 안정적으로 이어받을 수 있는 제반 요소를 모두 결여하고 있다. 김정일은 20년 동안 연습을 한 후 절대 권력을 장악했고 김일성과 혁명을 함께한 북한의 혁명 1세대들은 김정일을 적극 지지해 주었다. 김정은을 지지해 줄, 아니 충성을 바쳐줄 북한의 혁명 1세대는 더 이상 없다. 김정은이 정권을 안정적으로 장악하기 어려운 이유는 유교적 공산국가인 북한에서 불과 29세 나이의 김정은이 70대가 즐비한 군 지휘부를 통솔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가 대 전략 (Grand National Strategy) 차원의 정책 결정을 한 번도 내려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 없는 북한에 집단 지도체제가 나온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자기는 매일 제트 스키를 타는데 인민들도 이걸 타는가?’라고 물어 봤다는 김정은이 북한의 경제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없다. 김정일은 최근에도 아들 김정은을 위해 우리 돈 수천만원 이상 나가는 미제 제트 스키를 사 주었다.
  
   북한의 급변 사태는 이미 시작되었다. 그리고 북한은 변해야 한다. 국민들이 먹고 살 수 있어야 하며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받는 나라로 변해야 한다.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김정은 정권이 안정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김정은 정권은 스스로의 힘으로 안정 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 오히려 조금이라도 안정의 기미가 보이면 자신의 정통성 확보를 위해 더욱 강경한 대남 정책과 도발을 단행 할 것이며 한반도는 더욱 불안해 질 수밖에 없다.
  
   한반도 대결 상태의 지속을 근원적으로 종식시킬 수 있는 시점이 도래했다. 이제 우리는 민주화, 인권, 생존의 개념을 가지고 북한의 미래에 개입해야 한다. 북한에 사는 우리 동포들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위한 대북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동안 북한 동포들은 목숨이 두려워 포악한 독재자에게 감히 저항 할 수 없었을 뿐이다. 김정은의 카리스마는 김정일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다. 북한 주민들은 먹을 것도 주지 못하면서 먹고 살 자유마저 박탈하는 그런 지도자를 더 이상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먼 미래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지을 결단의 순간에 도달해 있는 것이다.
  
   2011년 1월 14일 TIME 지는 North Korea's only glimpse of a hope may lie in the ailing Kim's death (북한의 유일한 희망은 병든 김정일이 죽는 데 있을지도 모른다) 라는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이제 그런 상황이 도래 했다. 타임지의 기사처럼 우리는 이 상황이 ‘북한의 희망’으로 바뀔수 있도록 도와야 할 시대적 사명을 떠 안고 있다.(konas)
  
  이춘근 (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
  
  * 이 글은 12월 22일자 KERI 국제정세 해설에 게재됨.
  
  
  
[ 2011-12-28, 17:0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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