長壽木(장수목)의 교훈
부대끼면 강해진다

張良守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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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지구상의 長壽(장수) 마을 이야기부터 하기로 하겠다. 대체로, 그러한 마을은 페루의 비르카밤바 등 세 곳이라고들 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은 파키스탄 북동쪽에 있는 훈자(Hunza)마을이다. 해발 6000m 급의 히말라야 산봉들에 둘러싸여 있는, 1000m 고지에 있는 이 마을 사람들은 평균 수명이 100세이고, 이런 말하면 귀가 번쩍 뜨이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남자는 90대, 여자는 70대 나이까지 성생활을 한다고 한다.

 학자들이 그 마을을 찾아가 집중적으로 연구를 했는데 그 결과 알아낸 그 사람들의 長壽의 비결이라는 것이 의외로 엉뚱한 것이더라 한다. 그것을 굳이 한 마디로 하자면 그 사람들이 그렇게 오래 살 수 있은 것은 그곳의 ‘척박한 생의 조건’ 때문이더란다.

 첫째, 그들이 사는 곳은 가파른 高地(고지)이다 보니 농경지가 적고, 그래서 먹을 것이 적어 아주 조금씩 먹고 살아가고 있더라 한다. 그들의 主食(주식)은 쌀과 보리, 콩이고 그것과 함께 시금치, 배추 같은 채소를 먹고 있더라 한다. 肉食(육식)은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없어서 못하고, ‘고른 영양 섭취’ 어쩌고 하는 것도 문명인들의 배부른 소리인 것이, 고루 먹으려야 먹을 것 자체가 없더라 한다.
 또 한 가지, 하도 높은 곳에 살다 보니 공기가 맑은 대신 산소가 심하게 부족하더란다. 그런데, 그 덕분에 그들은 심장과 폐가 우리들보다 훨씬 더 튼튼하더란다. 그러니까 그와 같은 삶의 악조건이 그들로 하여금 세계에서 가장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나무의 경우도 훈자마을 사람들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 가장 오래 된 나무는 미국 캘리포니아 화이트산에 살고 있는 브리스틀콘 소나무라 한다. 群生(군생)하고 있는 그 소나들 중에서 가장 오래 된 것은 므투셀라(Methusela)라고 불리는 나무다. 므투셀라는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아담의 7대손으로 969년을 살아,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 산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나무에 그 이름을 붙여준 것이다.

1957년 처음으로 보고된 이 나무는 탄소연대측정법으로 조사해 보았더니 2013년 현재 4849세가 되더라 한다. 단군왕검이 古朝鮮(고조선)을 세우기 500년도 더 전부터 살고 있었다니 그 나무가 얼마나 오래된 것인가는 짐작할 만한 일이다. 껍질은 거의 다 벗겨지고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이 나무는 일견 처참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지금도 아주 천천히, 지속적으로 자라고 있다 한다.

 그런데 이 나무 역시 그 長壽의 비결은 열악한 삶의 조건이더라 한다. 이 나무가 살고 있는 곳은 해발 3300m의 산상이다. 그곳의 토양은 석회질의 돌투성이인데 연 강우량은 극히 적고, 공기는 희박한데 北向(북향)이라 日照量(일조량)이 아주 적고 거의 1년 내내 영하 30도 가까운 혹한에 强風(강풍)이 불고 있다 한다. 그러니까 므투셀라는 객관적인 삶의 조건 자체로 보아서는 不毛(불모)의 땅, 죽음의 땅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나무는 그런 악조건에서 살아남으려고, 수분을 얻기 위해 뿌리를 땅 밑 15ⅿ까지 뻗고 있다 한다. 그런 立地(입지)이니 성장 속도도 아주 느려서 나무둥치가 100년에 3cm씩 자라고 있다 한다. 그러다 보니 나무의 밀도가 높아 쇳덩이처럼 단단해 병균이 침투할 수가 없었더란다. 그리고 워낙 메마르고 거친 땅이다 보니 주위에 다른 풀이나 나무가 전혀 자리지 못하는데, 그 조건은 또 그 나무를 50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산불로부터 완벽한 보호를 해 주었더라 한다.
 그러니까 므투셀라의 長壽 비결 역시 훈자마을 사람들의 그것과 별 다를 것이 없었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다시 사람 사는 이야기로 돌아가자. 생각하면 사람 역시 열악한 환경, 악조건이 그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한다. 위인들의 전기를 읽어 보면, 우리 주변 成就人(성취인)들의 살아온 내력을 들어보면 우리가 흔히 거기서 훈자마을 사람들, 므투셀라 소나무의 강한 생명력 같은 것을 대하게 되는 것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유복한 환경을 타고난 사람들이 세상살이에서 낙오하거나 타락의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고 있는 예가 많은 것 같다. 1970년대의 소위 ‘7公子(공자)’ 소동 같은 것이 그 단적인 예가 될 것이다. 젊은 재벌 2세들, 고관의 아들들인 이들은 돈이고 뭐고 아쉬울 것이 없다 보니 세상이 너무 싱거워서, 재미가 없어서 자꾸 더 강한 자극, 더 강한 쾌락을 찾았다. 결국 그들은 도박과 술판, 섹스파티를 벌이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패가망신을 하고 열심히 살아가던 국민에게는 허탈감과 분노를 안겨 주었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산과 들에 핀 한 송이 민들레, 한 포기의 억새를 보면 불현듯 존경스런 생각이 든다. 그들은 그 홀씨가, 더운 공기와 찬 공기가 만나 만들어진 바람에 실려 산을 넘고 강을, 들을 건너 그 바람이 내려주는 곳에, 그곳이 어느 무너진 石城(석성) 아래든, 버려진 화전 터건 불평하지 않고 거기에 뿌리를 내리고 최선을 다 해 겸허하게, 자기에게 허락된 한 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 2013-12-13, 11:4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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