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은 이야기들
洋人(양인)들의 생각에서도 배울 것이…

張良守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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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說話(설화)들을 읽다 보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거기에 시간과 공간, 종족을 초월하여 똑같은 이야기가 너무 많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中東人(중동인)들의 이야기라 할《성경》도, 고대문명의 발상국 中國(중국)이나, 아직도 소위 미개한 삶을 살고 있는 남태평양 자바섬의 원주민들의 神話(신화)도 하나같이 인간은 흙으로 만들었다고 하고 있는 것이 그런 것이다. 그 밖에도 이웃의 예쁜 처녀를 담 너머 구렁이 총각이 사모한다는 이야기도 세계 곳곳에 전해지고 있고, 세계 어디서나 귀신은 밤중에 나타났다가 닭 울 때가 되면 황급히 사라지고 있으며, 여자 귀신들은 어디서나 예외 없이 긴 머리를 손질을 않아 헝클헝클한 채 나타나고 있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다는 이야기도 세계 곳곳에서 전해지고 있다. 오늘은 한국과 美國(미국)의 서로 비슷한, 그 이야기를 가지고, 주로 美國 사람들의 그런 傳說(전설)에서 엿볼 수 있는 그들의 세계관, 인생관에 대해서 알아볼까 한다. (中國의 《述異記·술이기》, 《幽明錄·유명록》, 《異苑·이원》 등에도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나라의 그런 유의 이야기로는 한문소설 <崔孤雲傳(최고운전)>을 들 수 있다. 한 나무꾼이 산에 갔다가, 神仙(신선)이 된 崔孤雲이 한, 중과 바둑을 두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구경을 한참 하고 나서 보니 자기의 도끼자루가 썩어 있었다. 집에 돌아와 보니 그 사이에 3년의 세월이 흘러 그의 아내는 그를 죽었다고 보고 3년 동안이나 제사를 지냈더라는 것이다.

美國 쪽 이야기로는 워싱턴 어빙이, 자신이 들은 傳說을 소설로 쓴 단편 <립 밴 윙클>을 들 수 있다. 주인공 립 밴 윙클은 만사에 태평인, 좀 바보스런 공처가이다. 하루는 심하게 바가지를 긁는 아내를 피해 엽총 하나를 들고 허드슨 강변의 깊은 산으로 들어갔다. 그는 그곳의, 벼랑에 둘러싸인 한 공터에서 이상한 늙은이들이 공을 굴려 나무기둥을 넘어뜨리는, 일종의 볼링과 같은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공이 구르면서 내는 천둥소리와 같은 산울림을 들으며 그들의 술을 계속 따라 마시다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깨어보니, 그 사람들은 온 데 간 데가 없고 자신이 가지고 온, 깨끗하고 기름이 잘 쳐져 있던 엽총이 총신은 녹이 슬고 안전장치는 떨어져 나가고 없어져 있었으며 개머리판은 벌레가 먹어 엉망이 되어 있었다.

산을 내려와 마을에 들어서니 모든 것이 다 낯설었다. 산천은 분명히 그가 산으로 가기 전 그대로인데 마을은 못 보던 집들이 들어서 있고 전보다 훨씬 더 커져 있었다. 그리고 아는 사람은 한 사람도 못 보겠고 모두가 낯선 사람들이었다. 세상도 달라져 있었다. 자기가 떠나기 전 英國(영국)의 식민지였던 나라는 독립국이 되어 있었고 사람들은 공화당이 어떻느니 민주당이 어떻느니 하고 이상한 이야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차츰 알아보니 그가 술에 취해 이상한 노인들의 공놀이를 구경한 그 하루 사이에 이 세상에서는 20 년의 세월이 흘러 있었던 것이다. 소년이던 그의 아들은 산으로 가기 전의 자기 나이가 되어 있었고 어린애였던 딸은 나이든 여인이 되어 있었다.

여기서 <崔孤雲傳>과 <립 밴 윙클>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두 소설에는 같은 이야기 알맹이, 話素(화소)가 여러 개 나온다. 장소적 배경이 산이라는 것부터가 같다. 그것은 동양이나 서양이나 사람들은 산은 신성한 곳, 神(신)을 만날 수 있는 接神(접신)의 장소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다.
또 하나 도끼자루와 총이 썩어 있었다는 것도 그렇다. 도끼나 총이나 생활에 쓰이는 것이면서 무기이기도 하다. 그것이 못 쓰게 되었다는 것은 인간이 살 만한 이상의 세계는 싸움, 다툼이 없는 곳이라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두 이야기의 같은 점은 神仙들이 사는 곳에서는 인간 세상에서보다 시간이 아주 천천히 흐른다는 것이다. <崔孤雲傳>의, 神仙이 산 곳의 하루는 俗世(속세)의 3년, 립이 보낸 산에서의 하루는 인간세상의 20년과 같았다는 것이 그것을 말해 주고 있다.

그런데 두 이야기에는 차이점도 있다. 그리고 거기서 美國 사람들의 우리와 다른 屬性(속성)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 이야기는 잠깐 접어두고 저쪽 이야기는, 인간은 세상을 너무 아옹다옹하면서 살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즐겁게 살아야 한다고 하고 있다. 술을 마시면서 공놀이 구경을 한 립이 하루 동안에 20년의 세월을 살았다는 것이 그런 뜻을 담은 부분이다. 그리고 립의 아내는 이미 오래 전에 行商(행상)을 나갔다가 제 성질을 못 참아 벌컥 성을 내는 바람에 뇌출혈로 죽었다고 한 구절도 그런 뜻을 담고 있다.

거기서 우리는 美國 사람들의 여유, 樂天性(낙천성) 같은 것을 엿볼 수 있다. 우리 민족성의 좋은 점들은, 필자가 쓴 앞서의 글들에서 여러 번 이야기한 바 있다. 이쯤에서 우리는 美國人들과 같은 남의, 세상을 인생을 보는 눈에서 그런 좋은 점을 보고 언제부턴가 우리가 빠져들어 있는 조급성 같은 것을 좀 털어버렸으면 어떨까 한다.

[ 2014-03-21, 14:3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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