奇蹟(기적)을 부른 한 노인의 눈물
보석 같이 영롱한 코올드웰 小說(소설) <따뜻한 江(강)>

張良守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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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평생 小說(소설)에 관한 공부를 한 사람이니, 이번에는 그 동안에 내가 감명 깊게 읽은 작품 중 한 편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한다.

美國(미국) 작가 어스킨 콜드웰(Erskine Caldwell)이 쓴 <따뜻한 江(강)>은 비교적 짧은 단편으로, 보석과 같이 아름다우면서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小說이다. 이 小說에는 이렇다 할 사건이 없다. 어느 날 해질녘 리처드라는 청년이 산기슭 강변 마을에 살고 있는 그리첸이라는 아가씨를 찾아간다. 그녀가 자신을 너무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는 ‘잠깐 그녀를 품에 안아 보고’ 그리고는 자신의 인생에서 그녀를 아주 잊어버리려고 찾아간 것이다.

해가 지고 어두워질 무렵 리처드와 그리첸,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의 집 베란다에서 둘러앉는다. 그때 노인(그리첸의 아버지)이 자신은 죽을 때까지 다시는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는, 자신은 몇 년 전 이곳에서 자신과 20년을 같이 살던 아내가 죽어, 그러면 혹시 그녀를 잊을 수 있을까 하여 이곳을 떠나 다른 지방에서 3년을 살아 보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그녀가 살아 숨 쉬던 이곳을 떠나서는 더욱, 하루도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다시 돌아왔노라고 했다. 그때, 리처드는 등불 빛에 뭔가 번쩍 하는 것을 본다. 노인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굴러 떨어진 것이다.

시간이 흘러 세 사람은 각각 잠자리로 헤어져 간다. 그리첸은 리처드와 단 둘이 되었을 때 그에게 왜 자신을 찾아왔느냐고 묻는다. 그녀는 설사 거짓말일지라도 그로부터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라는 말을 듣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모르겠다’고 한다. 자신에게 너무 빠져 있는 것 같은 그녀를 본 그는 혹시 심각하게 끌려들어가, 성가시게 되지 않을까를 우려한 것이다. 거기다 그는 섣불리 함부로 말을 했다가 그녀에게 발목을 잡히고 싶지 않다는 계산까지 한 것이다.

둘은 각자의 방으로 가 자기로 했다. 그런데 한밤중에 리처드는 아무래도 홀 건너편 방의, 그리첸이 자지 않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가만히 그녀의 방 쪽으로 간 그는 문틈으로 방안을 들여다본다. 그녀는 방안 침대 옆 돗자리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울고 있었다. 그녀는 너무너무 사랑하는 사람의, 자신에 대한 얼음 같은 냉랭함에 슬픔을 억누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튿날 이른 아침, 그리첸이 차 시간에 늦지 않으려면 일어나야 한다면서 그를 깨우러 왔다. 그때 리처드는 ‘서두르지 마. 이제 나는 너와 함께가 아니면 어디에도 가지 않을 거야’ 라고 한다. 그리첸의,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 자신을 향한 순수한 사랑, 그리고 그녀 아버지의, 세상을 떠난 아내에 대한 애틋한 사랑, 그들의 눈물이 그의 가슴에 共鳴(공명)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이 小說에서는 특히 그 배경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어떤 小說의 배경에 등장인물의 심리상태가 반영되어 있는 경우를 主觀的 自然背景(주관적 자연배경)이라고 하는데 이 小說이 그 좋은 예가 될 것 같다. 이 小說 거의 종반까지에 있어서의 리처드는 강한 육체적 욕망을 가진 이기적, 동물적 인간이다. 그는 자신에게 이슬처럼 순수한 사랑을 보내오는 상대를, 吸盤(흡반)을 들이대고 단물을 빨아먹고는 버리려 하는 비정한 인간이다. 그의 그와 같은 內面(내면)은 다음과 같은 배경이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발밑에서는 강기슭을 따라 급행열차가 골짜기로 어둠을 뚫고 달리면서 찢어지는  듯한 소리를 내고 지나갔다. 가끔 그 불빛이 어둠 속을 번쩍 스쳐가면서, 북녘 하늘 북극성 모양 넓고 푸른 강물 위에서 넘실거리고, 높이 솟은 산벽에 강철 같은 메아리가 울려 왔다.

찢어질 듯한, 금속성을 내면서 어둠을 뚫고 달리는 강철덩이 열차는, 그리첸을 간단히 요절내고 털털 털고 가 버리려 한 리처드라고 보아도 될 것이다.
그런 그가 그녀와 그 아버지의 순수한 사랑을 본 다음 바뀐 것이다. 그것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 그녀의 집 아래로 흐르고 있는 강이다. 강은, 수증기가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고 그것이 비로 내려 바다에 흘러 들어가서는 다시 증발하여 비로 내려 흐름을 이루는 자연의 循環(순환)이다. 그것은 인간의 혈액의 循環과 같은 것이다.

이 소설에는 도입부에서부터 결말까지 모두 10차례나 ‘훈훈히 흐르는 강’ 또는 ‘따뜻한 강’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 따뜻한 강의 흐름에서 溫氣(온기)가 옮아와 처음의, 리처드의 차디찬 피를 따뜻한 피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그것은 엄청나게 큰, 기적과 같은 변화다. 동물적 욕망에 따라 움직이던 한 냉혈의 인간이 진정한 사랑에 눈뜨게 되어 따뜻한 피가 흐르는 인간이 되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것은 실로 한 세계가, 우주가 변했다 할 만 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할 것이다.

[ 2014-04-24, 09:4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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