右와 左는 여기서 갈라진다
교양강좌/理念이란 무엇인가(1)

朴京範(소설가)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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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理念의 意味

한국사회에는 지역 세대 빈부 이념 등의 여러 갈등이 있다. 이념 대립이 극심하다는 염려 중에는 이젠 공산주의니 자본주의니 사회주의니 하는 이념의 시대는 지나지 않았느냐는 주장도 있다.

이념이라고 하면 완고한 사람들의 것인 양 몰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이른바 이념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은 이념이란 것에 대한 오해를 푸는 것이다.

理念이란 지상의 현실에 뿌리박은 인류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할 수 있는 만큼 지상을 천국에 가까워지게 하려는 이상적인 목표를 향하는 생각이다.

理는 주자학과 성리학에 따르면, 우주를 다스리는 작용을, 영적 주체로서의 관념을 배제하고 지칭하는 것이다. 絶對神과 동일한 작용을 하지만 주체적인 의도가 있다고는 인정하지 않고 현상의 법칙으로만 존재한다. 인간이 理念을 가진다는 것은 인간의 생각이 神과도 같이, 세상을 다스리는 숭고한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左右의 理念

이념은 인간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 나아가는 指標(지표)이다. 그런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를 목표로 한다는 것은 어느 이념이나 마찬가지라고 해도 현재의 인간사회의 상태에 알맞은 처방을 내리고 목표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인간사회에 알맞은 처방을 찾기 위한 접근법에서 좌우이념이 분류된다. 

인간은 동물과 神의 중간상태

인간은 동물과 공통되게 지상의 육체를 가지면서도 천상의 뜻을 지상에 실현함을 목표로 하여 살아간다. 하나님의 나라가 땅에 이루어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인간이 나아가야 할 길이다. 사바세계는 축생과 극락의 사이에서 극락을 향하여 노력하는 곳이다.

축생 즉 동물계는 지상에서의 물리적 생존이 절대적 가치이다. 지상의 생명은 생존을 위한 경쟁이 요구된다. 생존경쟁은 상대를 죽이고 내가 살아남아서 상대보다 내가 우월함을 자연계에서 인정받아 살아남는 과정이다.

그런데 인간은 물리적인 생존경쟁이 전부가 아니다. 니체(1844~1900)는 인간은 짐승과 초인 사이에 놓인 밧줄 위의 광대와 같다고 하였다(인간과 별도의 神을 인정하지 않는 니체는 神의 위치에 超人을 설정하였다). 앞으로 가도 위험하고 뒤로 가도 위험하지만 그대로 있어도 또한 위험하다. 결국 짐승의 수준으로부터 벗어나 초인의 수준을 항하여 가는 도중에 인간사회가 있는 것이다.

인간은 영적존재로서 사랑에 의한 業障解消(업장해소)의 과정을 통해 영적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그리하여 천상 극락에서의 삶을 지상에 구현하는 지상천국 건설의 목표를 향하여 나아가야 한다. 이 목표를 향한 인류사회의 발전이 지금 어느 정도까지 와 있는가는 견해가 다를 수 있다.

인간사회의 발전 정도가 지금 어느 정도에 와 있는가를 인간이 단번에 규정하기는 불가능하다. 다만 근사치에 접근하여 추정할 수는 있다. 이 추정치에 따라 사회규범과 정치제도를 설정하면서 인간사회가 추구하는 이념의 차이가 생겨난다.

시계를 맞출 때는 표준시에 정확히 맞추는 것이 최선이지만 현실적으로 곤란하니 正時보다 조금 빠르게 맞추거나 늦게 맞추거나 어느 한 쪽을 택해야 한다. 여기서 틀리더라도 어느 쪽으로 틀리는 것이 더 위험하거나 덜 위험한가의 가치판단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어떤 헬기의 착륙장소가 절벽 끝 가까이에 있다고 하자. 그러면 헬기가 수직착륙하고자 할 때 조종사는 곧바로 착륙지점을 향하는 것보다는 조금은 절벽에서 먼 쪽을 향해 내려가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착륙지점에 어긋나더라도 어느 쪽으로 틀리는 것이 더 안전한가는 명백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인간사회의 발전과 성숙의 정도를 실제의 상황보다 더 낮게 보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보아 아직은 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이념을 설정하는 것이 보수적인 태도이다. 반면에 인간사회의 발전정도를 충분히 높게 평가하여 이제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이념을 설정하는 것은 진보적인 태도이다.

물론 현재 인간사회의 발전상태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오차를 감수하고 추정할 때 현재의 상태보다 높게 판단하면 진보가 되고 낮게 판단하면 보수가 되는 것이다. 보수는 인간사회를 실제보다 낮추어 평가하는 데서 출발했으니 앞으로 인간사회의 향상방향에 따라 順方向으로 사회제도를 발전시키면 되므로 ‘옳은’ 방향으로 가는 우파가 되고 진보는 사회이념을 실제 인간사회의 발전수준보다 높여 설정했으니 사회에 적용하다 보면 逆方向으로 도로 낮춰야 할 필요가 생기므로 ‘왼’쪽으로 향하는 좌파가 된다.

인간사회를 개인에 비유하면 아이(동물계)가 成人(天上)으로 자라나기 위해 교육을 시키는 과정에서 학생(인간계)의 현재수준을 실제 수준보다 높게 보면 좌파와 같고 낮게 보면 우파와 같다. 중고생에게는 중고생에 알맞은 생활지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중고생을 초등학생처럼 다루며 ‘길조심해라 공부해라’ 한다면 우편향으로 비유될 수 있으며 대학생이나 성인에게 대하듯이 ‘밤늦게 들어와도 좋다 연애해도 좋다’ 하며 방임한다면 좌편향에 비유될 수 있다.

흔히 보수·진보 이념이라 하면 보수는 자유를, 진보는 평등을, 혹은 보수는 개인을, 진보는 집단을, 혹은 보수는 시장경제를, 진보는 계획경제를 중요시한다는 식으로 구분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러한 분류법은 드러나는 現象만을 두고 말하는 것으로서 나무를 말할 때 가지와 열매에 관해 말할 뿐 그 나무의 뿌리와 종자에 관해 말하지 않는 것과 같다. 코끼리를 말할 때 각각의 부분을 만지면서 코끼리는 기둥과 같거나 뱀과 같은 동물이라고 할 뿐 어떠한 태생적 특성을 가졌는가를 말하지 않는 것이나 같다.

동물계에서 천상계로 나아가는 과정에 있는 인간사회의 발전정도를, 보수는 실제보다 낮게 평가하는 것이고 진보는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는 것이란 명제는 좌우이념에 관한 수학적 定義와 같아서 경제의 측면뿐만 아니라 문화 성별 국가 등에 관련한 모든 좌우이념적 가치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제까지의 지엽적인 보수·진보 이념 규정들은 마치 직사각형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길쭉한 네모’라고 답하는 것이나 같다. 그러나 직사각형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다소 상식적으로 생소한 느낌이 들어도 ‘네 각이 같은 사각형’이라고 수학적인 정의로 답하면 직사각형과 관련한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또 중요한 것은 이념의 근본적인 논의에 있어서는 다소 유물론적 범주를 벗어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서양의 철학과 사회과학도 신학에 바탕을 두었던 것처럼 인간사회의 현상을 설명하는 데 靈性的인 범위를 전혀 무시하고는 근본에 충실한 해설이 불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전제를 용인하면 앞으로 경제 사회 문화 역사 성도덕 등 각 방면의 보수적 혹은 진보적인 가치관들의 理由와 목적을 理解할 수 있을 것이다.(계속)

[ 2017-03-21, 10:3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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