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地를 바로 앞에 두고 집중력 떨어진 美 행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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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國 정부(트럼프)가 북한 김정은과 회담하겠다고 했다. 시간은 전적으로 미국(자유진영)편이고, 북한은 시간 갈수록 망할 수 밖에 없는 구도가 어렵사리 구축된 상태였다. 그런데 미국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리셋시키며(무위로 돌리며) 사태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세계 경찰 미국 대통령이, '비핵화 행동'도 아닌 '비핵화 의지표명'만 갖고, 악의 축 지도자와 마주 앉아 회담하겠다고 즉각 반응을 보인 것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정상이 아니다. 북한 핵에 의한 피로감이 누적된 나머지, 막상 중요한 순간에 집중력이 떨어져 나타난 비정상적 현상으로밖에 볼 수 없다.
  
  아직 두 달 가량 남은 상태인 만큼, 변수가 돌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실제로 회담이 성사될지 여부는 현재로서 아무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이번 결정은, 미국 독립 이래, 미국 정부가 내린 수많은 결정들 중에서, 가장 어리석은 결정의 최상위권에 들어갈 만하다.
  
  간단했던 문제를 이처럼 복잡하게 만들어놓은 수훈갑은 문재인 정권이다. 문재인 정권이 모든 것을 기획·연출하고 고비처마다 뚫어주는 역활을 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아사히 신문 보도('한국 관계자 지난 해 말 최소 2차례 평양 방문')를 비롯한 여러 단서(조각)를 모아보면 퍼즐 윤곽이 드러난다. 문재인 정권은 집권하자마자부터 이 순간을 위해 은밀하게 분주했을 것이다.
  
  두 달 후 실제로 미국, 북한 간 회담이 성립된다면, 북한 김정은은 회담을 통해, '비핵화를 선물로 줄테니, 제재해제와 평화조약을 달라'며 조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미국 입장이라면, 적어도 트럼프 정권 입장이라면, 이같은 북한의 제안은 나쁜 제안이 아니다. 비핵화로 미국 본토가 북한 핵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고, 이를 보증하는 계약(평화조약)까지 맺는 것인 만큼 미국이 거절할 이유는 별로 없다. 문제는 평화조약이라는 것이, 사실상 주한미군 철수를 의미한다는 점이다. 더욱 정확히 말하면 한미동맹의 사실상 붕괴다. 하지만, 이런 점에 있어서 미국 입장은 '돈 케어'('신경 안써')다. 트럼프는 틈만 나면, 해외 주둔 미군의 유지비용 때문에 불만을 표출해왔다. 골치 아픈 해외 미군을 철수시켜 미국 정부 국방비 예산을 절감하는 것이 트럼프의 소원이었는데, 소원이 성취되는 상황이 된다.
  
  한 마디로, 두 달 후 회담에서 '비핵화 vs. 제재해제+평화조약'이 타결된다면, 이는 사실상 '비핵화 vs. 제재해제+평화조약+미군철수+한미동맹붕괴'라는 큰 거래(超빅딜)가 되는 셈이다. 일 년 前까지만 해도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과 이런 식의 거래는 하고 싶어도 한국 정부의 극렬 반대 때문에 엄두조차 못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환경이 180도 달라졌다. 미북간 평화조약과, 주한 미군철수(한미동맹붕괴)를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정권이 한국 땅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비핵화 vs. 제재해제+평화조약'이라는 북한의 거래 제안에 대해 이제 미국만 OK하면, 역내에서 크게 반대할 국가가 사실상 없어졌다는 것이 지난 일 년 사이에 나타난 가장 큰 환경변화라는 점이다(일본이 반대해 줄지 모르겠다).
  
  북한 김정은 집단은, 이러한 환경 변화를 '읽고'(='문재인 정권으로부터 힌트 받아') 이번에 승부수를 던진 정황이 역력해 보인다. 사실상 문재인 정권의 코치를 받은 셈이다. 남은 두 달 간 문재인 정권은 어떻게든 이러한 거래('비핵화 vs. 제재해제+평화조약')를 성립시키고자, 북한과 미국을 상대로 사활을 걸고 사전 물밑 작업을 해놓을 것이 거의 뻔해 보인다. 이에 대한 견제 세력은 현재로서 역내에서 일본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일본마저 '日北 평화조약(+납치자 문제 합의)'이라는 물밑 유혹에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 못한다. 평화조약 하나로 북한 핵 위협으로부터 해방된다면 일본 또한 미국, 북한간 이러한 거래에 굳이 반대하고 나설 이유는 없어진다.
  
  '비핵화 vs. 제재해제+평화조약'이라는 거래가 만약 성립된다면, 이후로 주한미군이 떠난 한반도에서 벌어질 일들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 그 이후 시나리오는 이미 정해져 있어(고정되어 있어),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시나리오에 의거해 장차 새롭게 탄생하는 한반도의 '독특한 국가체제'(연방제 국가 등)는, 적당한 기회를 보아 또 핵 개발에 나서거나, 그동안 서방 세계 눈을 속여가며 숨겨놓았던 핵을 언젠가 또 드러내며, 재차 지구촌 트러블메니커로 부각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버릇이나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 법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또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받는 '악순환'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 못한다. 차이가 있다면, 국제사회 제재로 인해 지금은 북쪽만 고통을 받는 상태지만, 그때가 되면, 한반도 전체가 고통을 받게 된다는 점일 것이다.
  
  많은 한국인들의 실수는, 자신이 던지는 한 표가 다른 보통의 국가들에서와 같이 그저 집권정당을 바꾸는 수준 정도일 것이라고 착각했다는 점이다. 순박한(순진한) 민족이 거친 세상에서 고통받는 경우가 많지만, 미련하고 어리석기 때문에 고통받는 민족도 지구상에는 많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의 경우, 적어도 前者는 아닌 것 같다.
  
  
  
  
  
  
  
[ 2018-03-10, 00:06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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