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미래와의 전쟁, 한국은 과거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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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역사 드라마를 보고 느낀 점이다. 때는 청조(淸朝) 말기 광서제(光緖帝) 시대였다. 광서제는 조선의 고종(高宗)과 동시대 인물이다. 고종이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아버지인 대원군이 섭정을 했듯이 광서제 역시 4세에 서태후가 양자로 입적(원래 친정 조카였음)시켜 황제에 올린 인물이다. 물론 서태후가 섭정을 했다.
  
  당시 淸나라 법에는 황제가 25세가 되면 친정(親政)을 할 수 있었으나 광서제는 서태후의 권력 집착 때문에 2년이나 늦은 27세에 친정을 하게 되었다. 젊은 나이라 평소 제국의 체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던 광서제는 친정이 시작되자마자 근대화를 꿈꾸며 개혁을 시도했다. 그러나 중용된 젊은 세대들의 조급함과 미숙함이 드러나 실패하고 말았다. 기득권 세력에 부딪혀 반란을 일으키자 서태후가 돌아와 실권을 빼앗고 개혁은 저지되었다.
  
  대강의 시대적 배경이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너무 길고 광대한 역사적 배경이 있으니 내가 다 이해할 수는 없다. 많은 공부가 필요하니 생략하기로 하고 극 중에서 필자가 눈여겨본 부분만 조명하고자 한다.
  
  거대한 청나라가 부패와 무능과 개혁 부재로 쓰러져 갈 즈음 한 지방에 젊은이 셋이 있었다. 셋 다 조정과 관리들의 부패에 분노하고 개혁의 열망이 컸으나 이를 실천해나가는 방법에서 차이가 있었다. 평범한 양반집 출신 젊은이는 나름대로 이런저런 시도를 생각해보지만 불가항력이라는 현실을 깨닫고 관리로 들어가 적응을 하면서 승승장구한다. 부패한 기득권 관료들을 하나하나씩 쳐내는 등 점진적인 개혁을 택했다. 부잣집 도련님은 광서제에 의해 등용되었다. 황제의 흠차대신(조선의 어사에 해당. 암행어사와는 구별) 자격으로 향리에 파견되어 관리들에게 급진 정책을 밀어붙였다. 서태후의 복귀로 황제가 실권을 잃자 그는 수배범으로 몰려 도망자 신세가 되었다. 그리고 또 한 명은 자기 아버지가 천민 출신으로 악착같이 돈을 벌어 큰 사업가로 성장하는 과정에 온갖 사회적 불의를 옆에서 지켜보게 된다.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신문물을 배우고 돌아와 공화제를 꿈꾸고 황권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활동을 했다. 마침 황제와 서태후가 지방에 와서 잠시 기거하는 기회를 잡아 암살하려다 실패하고 죽는다.
  
  여러 가지 많은 시사점이 있는 드라마이지만 필자가 여기서 소개하려는 것은 드라마 제작자들이 당시 일본이 신문물을 받아들여 중국보다 수십 년 앞서 근대화가 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일본 유학은 이러한 신문물을 배우기 위함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청조는 망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분위기를 그려낸 것이다. 실제 당시 분위기가 그랬었는지는 알 수가 없으나 조선과는 달리 중국인들은 황권 체제를 스스로 무너뜨렸다. 그리고 지금의 집권 세력이 공산당이므로 당위성 부각의 의도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중국 신진 세력들의 태도는 적어도 일본을 보는 데 있어 한국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한국은 조선왕조가 무너진 것은 일본의 강제 침탈이고, 온갖 피해 목록을 만들어 부각시키고 있으며, 일본 유학은 친일이고, 일부에서 발생된 마찰을 항일운동·독립운동으로 포장하는 데만 골몰한다. 조선은 잘못이 없는데 일본이 악랄했고 이에 끝없는 사과를 받아내야만 한다는 분위기다.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는 미래 개척을 위해 전쟁을 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이처럼 과거와의 전쟁으로 앞을 못 보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선배들이 일찍이 근대화의 초석을 깔아놓은 기업들까지 망가뜨리지 못해 안달하고 있는 형국이다. 앞날이 걱정되는 가장 큰 이유다.
  
  
[ 2018-03-10, 03:15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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