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 3인방의 검찰 진술 조서

엄상익(변호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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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0월 31일부터 서울중앙지검에서 정호성 대통령비서관이 조사를 받고 있었다.
  
  “세간에서 소위 ‘문고리 3인방’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검사가 물었다.
  
  “대통령께서는 사교적이거나 다른 사람과 교류가 많은 분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저희를 통해서 말씀을 전달해 달라는 사람도 늘어나게 되고 외부에서 대통령을 만나거나 통화하기 위해서는 저희를 통하게 되었고 외부에서는 저희를 통해 대통령과의 만남을 요청하는 상황이 그런 말을 만들게 된 것 같습니다. 저희 보좌관 세 명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이야기를 했고 한번으로 안 되면 여러 번에 걸쳐서 저희가 생각하는 바를 전달했고 대통령이 저희들의 의견을 수용하게 되는 비율도 다른 사람에 비해서 높다 보니까 당 내부나 외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국정원의 돈을 매달 청와대에서 받고 있던 사실을 알고 있죠?”
  “남재준 원장 때부터 통치자금 용도로 받아온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통치자금이 뭔가요?”
  “법적인 용어는 아니더라도 그동안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온 용어이고 대통령이 격려금등 이런저런 쓰일 곳이 많아서 그런 용도에 쓰이는 자금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왜 국정원의 돈을 받나요?”
  “그 당시에는 관행처럼 대통령이 통치자금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2016년 9월경 대통령에게 국정원에서 온 돈 2억 원을 전달한 일이 있죠?”
  “그렇습니다. 오후 늦은 시간인데 대통령이 관저에 계셨습니다. 관저에서는 대통령께서도 편안한 복장 차림으로 계시기 때문에 되도록 마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대통령의 침실 탁자에 돈 가방을 놓고 경호원들이 있는 대기실로 가서 인터폰을 통해 대통령에게 ‘국정원에서 추석 때 쓰시라고 좀 보내왔습니다. 앞에 두었습니다’라고 말씀드리자 ‘ 아 그래요? 알겠어요”라고 얘기하셨습니다.”
  
  “추석 때 쓰라고 보낸 건지 어떻게 알고 있었죠?”
  “국정원의 기조실장한테서 돈을 받을 때 ‘추석 때 쓰실 곳도 많은데 잘 올려달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께도 그렇게 말씀을 드린 것 같습니다.”
  
  “대통령이 추석 때 어디에 그 돈을 사용하나요?”
  “여기저기 격려금으로 사용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격려금으로 2억 원씩이나 나가나요?”
  “청와대 사람이 많으니 그 정도는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는 어떤가요?”
  “40년 동안 대통령과 함께 한 사람입니다. 최순실이 대통령의 취향을 잘 알고 케어를 잘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많이 의지하고 기댔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최순실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은 못했을 겁니다. 이렇게 큰 배신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관저의 요리사의 진술에 의하면 최순실이 대통령 관저를 방문하는 경우 속칭 문고리 3인방인 비서관과 응접실에서 회의를 했다고 하는데 어떤가요?”
  “잠시 만나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눈 정도지 회의라고 할 것은 아닙니다. 신문을 보고 최순실이 톡톡 던지는 말들이 있는데 예를 들어 ‘유승민은 왜 그래, 새누리당은 왜그래?’등으로 언론에 어떤 이슈가 나오면 저희에게 물어보곤 했습니다. 얘기하다 보면 최순실 자신의 의견도 이야기하는데 국정의 현안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는 여자입니다. 최순실은 신문에 뭐가 나면 저에게 문의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자기가 그래도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돕는다고 생각을 하고 있으니 정부가 잘못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면 그런 것들을 걱정한 겁니다.”
  
  “대통령과 정윤회의 관계는 어떤가요?”
  “국회의원 선거 당시 비서실장이었습니다. 최태민 목사의 사위라는 부분이 부각되면서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 될 걸 우려해 스스로 재야로 물러났습니다. 뒤에서 정치적 조언을 해주는 정도였는데 대통령 당선 후에도 별다른 행적은 없었습니다. 2014년 11월경에 세계일보에 정윤회 문건이 보도되면서 관심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정윤회 문건은 당시 박관천 경정이 만든 허구의 사실에 바탕을 둔 겁니다.”
  
  “대통령이 친박계 의원들에게 정치자금 명목으로 준 건 아닌가요?”
  “저는 돈의 용처는 알지 못합니다.”
  
  “대통령이 명절과 휴가 때 청와대 직원에게 주는 돈의 출처는 국정원에서 매달 상납한 돈인가요?”
  “대통령 비서실의 특수활동비와 국정원에서 받는 특수활동비가 섞여 있지 않을까 합니다.”
  
  “대통령이 현금을 사용하나요?”
  “대통령이 월급통장과 도장을 주시면 제가 대통령의 월급통장에서 두 달에 한 번꼴로 이천만 원을 뽑아서 현금으로 올려드렸습니다. 대통령이 그 인출한 현금을 사용하시는 것 같습니다. 의상 대금을 준다거나 진료를 받으시고 그 비용을 현금으로 주십니다.”
  
  “최순실이 대신 돈들을 내주지 않나요?”
  “최순실은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서 자기 돈을 쓸 사람이 아닙니다. 옷값도 대통령이 최순실에게 현금으로 직접 주셨을 겁니다.”
  
  “최순실이 대통령을 위해서 자기 돈을 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요?”
  “2007년도 당내 경선후보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었고 당시의 분위기가 사실상 대선과 마찬가지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명박 캠프는 자금이 풍족해서 경선운동도 수월했던 반면에 박근혜 캠프는 돈이 엄청나게 쪼들리는 상황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오랜 지인이고 재력가인 최순실이 돈을 좀 내놓으면 여유가 생길 텐데 최순실로부터 거의 도움을 받지 못해 섭섭했습니다. 대통령의 옷을 전담해서 만드는 사무실의 비용을 최순실이 부담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의상실 운영비를 박근혜 대통령이 부담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님 성격이 누구한테서 금전적으로 도움을 받는 분이 아니라서 옷을 해도 최순실에게 대금을 주었을 것입니다.”
  
  “대통령이 어떤 돈으로 지불했나요?”
  “제가 대통령의 계좌에서 두 달에 한 번씩 현금 이천만 원을 인출해서 가져다 드립니다. 그 돈을 쓰셨을 겁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현금을 인출할 때 대통령 개인계좌의 잔액이 육억육천만 원 정도 있었습니다.”
  
  2017년 10월 31일부터 서울중앙지방검찰청 604호 검사실에서 대통령 비서관 안봉근이 조사받고 있었다.
  
  “피의자를 비롯한 문고리 3인방은 최순실에게 돈을 가져다 준 적이 있나요?”
  “없습니다.”
  
  “남재준 국정원장의 진술에 의하면 안봉근 비서관이 청와대에 매달 5천만 원을 가져다 달라고 했다는데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있죠?”
  “한 나라의 국정원장이나 한 사람이 들먹일 사람이 없어서 고작 비서관인 안봉근의 이름을 들먹이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정원이 왜 그렇게 청와대에 뭔가를 주려고 신경을 쓰는 건가요?”
  “대통령의 환심을 사려는 게 아니겠습니까?”
  
  “국정원장의 임기가 얼마인가요?”
  “임기가 따로 없습니다. 대통령이 해임하면 그만이고 계속하라고 하면 계속하는 것으로 압니다.”
  
  “2016년 7월경 미르 케이 스포츠와 관련된 의혹보도로 국정원에서 매달 청와대에 일억
  원을 가져다 주는 일이 중단된 사실을 알고 있지요? 중단을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가요?”
  “당연히 대통령일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피의자는 매달 대통령의 사저관리비 기(氣)치료 비용 명목으로 돈을 준 사실이 있지요?”
  “있습니다.”
  
  “아무리 대통령이라고 하더라도 대통령의 사저관리비를 청와대 예산에서 집행할 수는 없지요?”
  “예, 그렇습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최순실과 문고리 3인방이 함께 회의도 했다고 하는데 어떤가요?”
  “저희가 대통령과 회의를 하고 있으면 최순실이 불쑥 들어오고 대통령이 나가면 최순실이 저희와 차 한 잔 하면서 ‘여야가 싸우는데 왜 그래요? 왜 이렇게 시끄러워요?’ 등등의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회의라고 할 게 없습니다. 그외 대통령이 친박 의원들 다섯 명씩을 청와대 대통령 관저로 불러 식사를 하고 돈 봉투를 돌리기도 했습니다.”
  
  
  
  
[ 2019-02-07, 10:48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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