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스럽고 야비한 인심(人心)
변씨 성을 가진 검사가 내게 전화를 했다. “변호사를 계속 할 생각입니까?”

엄상익(변호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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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전 변호사를 개업하고 몇 년 안됐을 때의 일이다. 우연히 교도소에 갔다가 한 재소자가 목숨을 걸고 폭로하는 사실을 듣게 됐다. 교도관들이 밤중에 옆방에 있는 재소자를 끌어내 집단으로 폭행을 해서 죽였다는 것이다. 옆방에 있던 재소자가 밤새 신음을 하다가 죽자 그들은 교도소 인근의 산에 파묻어버렸다고 했다. 그는 그 외에도 몇 가지 교도소 내의 잔혹한 행위를 내게 알려주었다. 사람을 집어넣은 자루를 공중에 매달아놓고 집단폭행을 가한다는 것이다. 햇빛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감방의 작은 철창에 철판을 덧대어 그들에게 미운털이 박힌 특정 재소자에게 고통을 주기도 한다는 내용들이었다.
  
  그 시절은 거의 인권이 무시되던 시절이었다. 일단 확인을 해 봤다. 심장마비라고 사망원인을 형식적으로 쓴 진단서였다. 의사는 죽은 사람의 곳곳에 있는 피하출혈에 의문이 없었을까 궁금했다. 그냥 매장하라는 검사의 변사자 처리 지휘는 한 인간의 생명을 너무 경시했다. 폭로를 듣곤 나는 당황했다. 그걸 들추었다가 내게 돌아올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는 못들은 체 하고 넘어가고 싶었다. 그 사실을 고발했던 재소자를 감옥 안에서 다시 만났다.
  
  “법을 찾아보니까 변호사는 인권옹호와 사회정의를 위해 일을 한다는데 인권옹호는 알겠습니다. 그런데 사회정의라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건가요?”
  
  의사들이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형식적으로 하듯 나도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고발을 한 그 재소자는 목숨을 걸고 변호사인 내게 절규하듯 토해낸 것이다. 나의 내면에서 매일같이 성령과 악령이 싸우고 있었다. 더 이상 나는 침묵하며 견딜 수 없었다. 그 사실들을 기자들에게 알렸다. 기자들이 흥분했다. 그러나 다음날 신문에는 한 줄도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법무부에서 보낸 보도 자료를 인용한 다른 기사가 보였다. 공명심에 들뜬 변호사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내용이었다. 변씨 성을 가진 검사가 내게 전화를 했다.
  
  “공명심이 너무 많으신 것 같아요”
  그는 하나님의 자리에 앉아 나의 인격을 심판했다.
  “변호사를 계속 할 생각입니까?”
  
  그건 협박이었다. 교도소 측은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적으로 나를 비난했다. 나는 역풍을 맞아 철저히 파괴되었다. 비웃음과 빈정거림 속에 뒤덮여 버렸다. 세상살이의 쓴 맛을 제대로 본 경우였다. 그 몇 년 후 김대중 정권에서 의문사진상위원회가 생겼다. 그리고 내가 제보했던 그 사건이 의문사 일호로 판정이 됐다. 내가 글을 써 시사 잡지에 기고했던 것이 자료가 된 것 같았다.
  
  가까운 친구도 그런 경우를 당하는 걸 봤다. 가난한 산동네 판잣집으로 물지게를 지고 오르내렸던 친구였다. 고시공부를 할 때 짜장면에 조금 들어있는 비계가 붙은 돼지고기 조각을 탐하면서 실컷 소고기를 먹은 꿈을 꾸어보기도 했었다. 그가 고시에 합격하고 공무원생활을 하면서 어느 순간 한국 측 소고기 협상대표가 되었다. 그는 입시를 앞둔 수험생아들에게 진한 사골국물이라도 먹이고 퇴근 후에는 지글지글 구워지는 고기를 앞에 놓고 가난한 샐러리맨들이 술잔을 기울이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 역시 난데없이 닥친 폭풍을 만났다. 미국산 소고기만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는 선동방송이 있었다. 흥분한 시민이 광장으로 몰려나왔다. 졸지에 그가 역적이 되어 시청 앞 광장에서 그의 인형이 불태워졌다. 그는 국회에 불려나가 의원들의 비난과 원색적인 욕의 세례를 받기도 했다. 언론은 그가 말실수하는 장면만을 모아 국민적 조롱거리로 만들었다. 시청 앞 광장의 텐트 앞에는 미친 소의 조각상이 놓이고 살기가 가득했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미국산 소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린 사람은 없었다.
  
  세상을 살아오면서 변덕스럽고 야비한 인심을 여러 번 경험했다. 세상살이 쓰고 단맛 모두 맛보고 산전수전 다 겪으면 그런 인심에 달관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을 많이 겪고 인생을 깨달은 이들은 남들이 칭찬을 하든 비방을 하든 관심이 없이 고개만 끄덕인다고 한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그런데 아직도 그렇게 되지 못하고 외로움을 타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한다.
  
[ 2020-05-25, 23:4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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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답과오답    2020-05-26 오후 2:37
한국에 살려면 거짓에 익숙해야 하는 겁니다
온 민족이 거짓에 물들어
진실을 떠들면 싫어 합니다
일본보다 거짓 무고 사기범이 일본의 200 배인 더러운 민족입니다
아마 세계제일이라 해도 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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