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믿으면 안 됩니다
민주주의 국가라면 자신이 선의(善義)를 가졌다고 생각(혹은 착각)하는 사람들이 시스템상으로 할 수 없는 일이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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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이 지금의 이상한 운동권 정당에서 벗어나 다시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이 이끌던 자유민주주의 정당의 모습을 되찾게 비판하고 도와주는 것. 통합당이 수구꼴통 정당에서 합리적인 보수정당으로 변신할 수 있도록 옆에서 비판하고 도와주는 것. 정의당이 민주당 2중대에서 벗어나 진보적 가치와 의제를 대변하는 선명한 진보정당의 모습을 되찾도록 비판하고 도와주는 것. 이 세 가지가 제가 하는 평론의 목적이자 기준입니다.
  
  민주당은 이상해졌고, 통합당은 옛날부터 한심했고, 정의당은 진보정당의 성격을 잃어버렸죠. 이 모두가 다 쓸 데 없는 진영논리가 우리 사회에 가져온 파멸적 결과입니다. 이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진영 멘탈리티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민주당 지지자는 누구보다 더 열심히 자기 당을 견제해야 하고, 통합당 지지자 역시 누구보다 날카롭게 자기 당을 비판해야 하고, 정의당 지지자는 누구보다 더 철저히 자기 당을 감시해야 합니다.
  
  검찰이든, 감사원이든, 기자든, 시민단체든, 권력과 거리를 두고 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지고 제 일만 하면 됩니다. 권력이 아무리 하고 싶어도 시스템상 허용되지 않는 일도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민주국가입니다. 그런데 저들이 "우리 이니 하고 싶은 것 다하라"며 그 시스템을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그러잖아도 제왕적 대통령제인데, 권력의 집중과 전횡은 완화되기는커녕 날로 심해지고 있습니다. 권력은 그렇게 '언터처블한' 존재로 변해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믿으면 안 됩니다. 누가 와도 달라지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검찰개혁에 관해 조국-문재인의 대담 동영상을 보니, 검찰개혁의 성공을 위한 조건을 나열하며 이렇게 말하더군요. '정권이 검찰을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그 준비는 되어 있다.' 황당하죠? 그 근거가 자신들은 저들과 달리 정의로울 것이라는 주관적 자신감입니다. '근자감'이라고 하던가요? 저 사람들, 지금 서울중앙지검을 정적(?)의 제거에 이용하는 거 보세요.
  
  자신의 '선의'를 믿으면 안 됩니다. 누구나 다 자신의 뜻은 선량하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그 선의가 객관적으로는 악의일 수도 있지요. 그래서 민주주의 국가라면 자신이 선의를 가졌다고 생각(혹은 착각)하는 사람들이 시스템상으로 할 수 없는 일이 있어야 합니다. 균형과 견제,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바로 민주주의 정신이니까요. 자신들이 정의롭다는 착각에 빠진 민주당 사람들의 '개혁' 시리즈가 파괴하는 게 바로 이 시스템입니다.
  
  이 모든 일이 가능한 것은 저들이 진영논리로 시민들의 편을 갈라놓았기 때문입니다. 객관적-중립적으로 사고하는 판단해야 할 시민들을 '닭치고 정치'를 하는 닭들로 만들어 버린 거죠. 진영에 소속되어 닭싸움 하지 맙시다. 닭싸움으로 돈을 버는 건 닭들이 아닙니다. 그 닭들을 투계장에 내보내는 사람들이지. 정당을 지지하더라도 진영에서 벗어나 맨 정신으로 지지합시다. 아군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착하지 않고, 적군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악하지 않습니다.
[ 2020-07-28, 22:49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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